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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보건복지부가 '국민 비만관리 종합 대책'을 논의하면서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을 방송하는 미디어(TV, 인터넷 방송 등)에 대해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보건복지부가 일부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BJ와 크리에이터들이 폭식을 조장하는 '먹방' 콘텐츠를 제작, 방송하면서 비만비율이 증가하는 등 국민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해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히자, '먹방'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는 플랫폼 사업자들과 1인 방송을 제작하는 BJ(크리에이터), 그리고 '먹방' 이용자들이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보건복지부의 '먹방' 관련 가이드라인 제작 논의에 '먹방' 제작자들과 이용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이유는 요즘 방송사들이 너도나도 '먹방'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하고, 1인 미디어 플랫폼인 다중채널네트워크(MCN)에서도 '먹방' 관련 콘텐츠가 가장 인기 있는 방송 콘텐츠로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가 '먹방' 콘텐츠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내용을 언론사들이 정부가 '먹방' 콘텐츠를 규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자극적으로 보도하면서, '먹방' 제작자들과 이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온 측면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먹방'이 방송계의 핫한 콘텐츠로 떠오르게 된 계기는 지난 2012년 인터넷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이 제작한 방송 콘텐츠 중에서 맛있게 먹는 장면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먹방'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먹방' 초창기에는 진행자가 맛있게 먹는 장면이 방송의 주를 이루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먹방'은 나름대로 진화를 거듭해 왔다.

요즘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TV 방송 등 제도권 방송에서 방영되고 있는 '먹방' 콘텐츠들은 음식을 단순히 먹는 장면을 넘어서 식당의 유래에 대해 살펴보고, 특정지역에 찾아가 현지에서 구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반찬 만드는 비법을 전수하는 포맷 등으로 제작, 방송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를 넘어 해외로 나가 한식을 주 메뉴로 식당을 운영하고,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취지로 식당 자영업자를 돕는 포맷으로 '먹방' 콘텐츠를 제작하는가 하면, 숟가락 하나 들고 남의 집에 가서 밥 얻어먹고, 모여 앉아 고민을 상담하며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포맷으로 '먹방' 포맷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음식을 먹는 방송이라는 '먹방'의 기본적인 주제는 같지만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서 다양하고 참신한 포맷으로 진화하고 있는 제도권 방송의 '먹방' 프로그램들은 방송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프로그램 포맷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방송 포맷으로서 경쟁력을 갖춘 '먹방' 프로그램들은 우리나라 방송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방송 포맷으로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도권 방송사의 '먹방' 프로그램들은 다양한 형태의 방송 포맷으로 발전,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먹방' 프로그램들이 모두 긍정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1인 방송 플랫폼에서 방송되는 '먹방' 콘텐츠 중에는 우리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들도 상존하고 있다. 비정상적이고 가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먹방' 콘텐츠가 1인 방송 플랫폼에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상식적인 기준을 넘어서는 과한 음식을 섭취하는 모습을 방송하고, 어린아이에게 매운 음식을 먹게 한 후 아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방송하는가 하면, 부모가 어린이에게 술을 먹이는 장면을 방송하고, 고당도·고열량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장면을 방송으로 제작해 내보내는 등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규범과 상식을 벗어난 내용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과도하게 많은 양을 섭취하는 '먹방'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나만큼 먹는구나"라고 생각해서 본인의 병리적인 부분을 정상적이라 인지하고 허용적인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정신과 의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인의 행동이나 습관 등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과하게 음식을 섭취하는 '먹방' 콘텐츠에 반복해서 노출될 경우, 올바르지 않은 식습관을 갖게 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지난 2006년 4조 8000억에서 2015년 9조 2000억으로 최근 10년 사이 약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비만 관련 건강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만 문제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음식을 폭식하는 장면이나 고당도·고열량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장면을 방송 콘텐츠로 제작해 방송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회 규범이나 상식을 벗어난 행동일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과 어린이들의 식습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비상식적인 '먹방' 콘텐츠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소재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건전한 '먹방' 프로그램들은 국내 내수 소비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하면서 소상공인, 중소기업, 외식업 사업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활성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 건강을 해치고, 폭식을 조장하여 어린이나 청소년을 포함한 시청자들에 그릇된 식습관을 조장하고, 혐오감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 '먹방' 콘텐츠는 일정부분 재제를 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먹방'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방송시장에서 사랑 받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시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최진봉 시민기자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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