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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삼 목사
 양희삼 목사
ⓒ 양희삼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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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 세습 건에 대해 세습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다시 교회 세습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더구나 불교계는 신도들의 요구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사퇴했기 때문에 비교가 됐다.

사실 교회 세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에도 한 차례 세습으로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그러나 대형 교회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교회가 교단 헌법의 세습 금지 조항을 무시하고 버젓이 바로 자기 아들에게 물려주는 일은 명성교회가 거의 처음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현재 한국 교회를 어떻게 진단해야 할지 알아보고자 양희삼 목사를 지난 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 목사는 카타콤 라디오 <내가 복음이다>를 진행하며 한국 교회 개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음은 양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종교가 무슨 좋은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 명성교회 세습문제에 대해 최근 예장 통합 총회가 재판국을 구성해 심리한 결과 '세습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놓아 논란이에요. 더구나 불교계는 조계종 총무원장이었던 설정 스님을 탄핵해서 개신교와 비교되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저도 명성교회 세습 건에 대해 안타깝지만 이런 결정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 교회라는 것은 무법천지예요. 물론 모든 교회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웬만한 대형교회는 세상법 위에 존재하려고 합니다.

다른 종교 이야기라 조심스럽지만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에서 물러난 것이 꼬리 자르기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불교 개혁을 위해 싸우시는 분들은 중앙종회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이번처럼 그나마 액션이라도 취하니 개신교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개신교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종교 자체가 사회에 천덕꾸러기로 변해 가는 것 같아 안타깝고 부끄럽고 죄송하기까지 합니다. 가톨릭도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 그 안에서 개혁 운동 하시는 분 말씀 들어보니 '개신교는 잡범 수준이고 가톨릭은 조직범죄'라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종교가 사회에 무슨 좋은 일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죠."

- 불교는 단식 하는데 개신교는 명성교회 판결 이후 아무도 단식하지 않아요.
"명성교회와 통합 교단 내에 세습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순천 지역 내의 통합 측 목회자들이 저항한다는 기사도 읽었어요. 통합 교단의 대표적인 목사님 중 한 분도 계속 큰 목소리를 내고 계시고요. 그러나 개신교가 어려운 것은 싸워야 할 전선이 너무 많은 것이에요. 중세 종교개혁은 교황이라는 일종의 적이 분명했잖아요."

-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나온 대사인데 20일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한 놈만 패자고 했다던데 개신교도 '한 놈만이라도 집중해서 패야' 하지 않을까요?
"한 놈만 패서라도 잡을 수만 있다면 의미라도 있겠죠. 그러나 일부 교회는 무법천지에 가깝기 때문에 팬다고 해서 잡힐지 확신이 없습니다. 제가 저희 교회 성도들, 저희 방송 청취자들과 함께 교회 앞에 가서 시위도 해봤지만 그런 사람들 잡기 참 힘듭니다.

그리고 싸워야 할 사람은 많은데 나서서 싸우는 사람은 너무 적어요. 사람들은 그런 목사들이 나쁘다는 것은 알죠. 그러나 현장에 나와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위에서 말한 못된 교회들 앞에 시위하러 갔을 때 가장 많이 모인 인원이 100명 정도였어요. 솔직히 그 숫자로 뭘 하겠어요? 나쁜 짓 하는 교회들은 10만 명이나 모이잖아요.

제가 요즘 하는 생각인데 절망적인 이야기예요. 그렇게 한 놈을 패서 잡았다고 쳐요. 그러면 개신교의 문제가 끝나나요? 쓰레기차 가고 똥차 오는 거예요. 교회는 무법천지라고 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한 놈 팬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에요."

- 그렇다고 손 놓고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잖아요.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는데 대세라는 게 있잖아요. 미안하지만 한국교회는 대세가 망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어요. 더 엄밀히 말하면 망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못된 교회는 다 망해서 이 땅에서 사라져야죠. 크게 물갈이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우리나라의 정치 세력이 물갈이되어야 하는 것처럼 한국교회도 물갈이되어야죠. 다 빠지고 나면 폐허 위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 이외에 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 명성교회 세습 허용한 걸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이후 최악의 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던데.
"신사참배는 외부 힘이 있었잖아요. 강요에 의해 눈치를 보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측면도 있었겠죠. 그러나 세습 문제는 누가 눈치 본 게 아니고 외세가 있었던 것도 아니죠. 그냥 개신교 성직자를 참칭하고 하나님을 팔아먹으며 자기들 욕망을 채운 거예요. 그런 사건이기 때문에 신사참배보다 더한 사건이라는 거죠. 생각해 보니 저도 충분히 동의가 되더라고요."

"교회는 무법천지... 하나님 팔아 욕망을 채워"

- 그러나 세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각 지역의 세습한 교회를 알려주는 사이트도 있어요. 이번 세습이 특별했던 건 이렇게 큰 대형교회가 자기 아들에게 물려줬기 때문이에요. 문제가 많다고 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 교회도 세습은 아니었어요.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도 형식적으로라도 지키려고 했어요. 이렇게 노골적으로 대놓고 하는 건 거의 없었죠. 처음이에요."

- 더욱 문제가 되는 건 통합 측 교단법에 세습 금지 조항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계속 이야기하는데 교회는 무법천지예요. 법을 만들면 뭐하나요? 힘 있는 놈이 사람들 움직여서 자기 좋은 쪽으로 결정하잖아요. 그러니까 교회가 문제인 거예요. 오히려 교회는 사회보다 못하고 더 못된 짓을 하는 거예요."

- 세습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를 목사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목사가 개척해서 10만 명이 모이는 교회로 키웠는데 놓기 아까운 것 아닐까 하는데.
"한편으로는 이해되는 측면도 있어요. 사람은 누구든 본전 생각이 나죠. 교회 안에서 그 교회가 성장하도록 큰 역할 했던 건 목사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거예요. 그러나 두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봐요. 하나는 그 목사의 영성이죠. 그 영성에 근거해서 교회를 자기 것으로 생각해도 되는가 하는 거죠. 그런데 그건 신앙이 아닌 거예요. 우리가 그리스도교라고 하는 건 그리스도를 주로 모시고 사는 신앙인데, 우리 삶 모두 하나님 거라고 하면서 왜 교회는 자기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신앙의 기본적인 문제예요.

두 번째는 시스템의 문제 같아요. 목사의 영성이 흔들리지 않는 것과 함께 교회의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늘 말씀드리지만 무엇이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돈이든 조직에 관한 것이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교회 재산도 절대 개인 이름으로 해놔서는 안 된다고 보고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스템이 보완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 문제는 똑같이 벌어진다고 봐요."

- 목사님 아버지도 목사였잖아요. 만약 아버지가 대형교회 담임 목사여서 세습 제의가 왔다면 어떻게 했을 거 같아요?
"일단 저희 아버지는 섬에서 아주 어렵게 목회하다 은퇴하셨기 때문에 그 교회를 물려받기는 싫더라고요(웃음).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결국은 거절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나름의 궤적이 있기 때문이에요.

저도 편하게 살고 싶고, 크고 번듯한 교회에서 목회하고 싶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지만 제 길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걸 붙잡을 기회가 없지 않았지만 제가 이 길을 걸어온 것을 보면 거절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설령 승낙했더라도 계속 고민하다가 사임하고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 일부에서는 9월 통합 교단 총회 때 결과가 뒤집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하던데.
"제가 얘기했잖아요. 그 짓을 시작한 사람들이 포기할까요? 원래 악한 인간은 끝까지 악랄하게 이걸 얻어내는 거예요. 지금 상황에서 가만히 있겠냐고요. 총회장을 꾀든, 누굴 어떻게 하든,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기들이 원하는 쪽으로 끌고 가겠죠. 그 많은 돈 뒀다 어디에 쓰겠어요? 이제 마지막 도장만 찍으면 되는 절차가 남았는데 절대 포기할 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총회에 별로 기대를 할 수 없는 겁니다."

"동성애·난민 혐오하는 교회, 그게 무슨 신앙인가"

- 개신교의 문제 중 하나가 동성애에 대한 시각인 것 같아요. 일부 신학대에서는 동성애자 입학조차 막으려고 하고 교회 목사들은 동성애자 혐오를 조장해요. 동성애가 죄라는 이유 때문인데 기독교에서 인간은 모두 죄인이라고 하잖아요. 그럼 동성애가 죄라고 쳐도 인간은 원래 죄가 있는데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해요.
"동성애가 죄인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거 같아요. 제가 최근 미국 풀러 신학대에서 윤리학을 가르치시는 이학준 교수님 모시고 방송했는데, 미국에서 심리학자들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게 4% 정도가 성 정체성이 이성애자가 아닌 양성애자로 태어난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런데 한국의 보수 개신교는 논문까지 들이밀면서 태어나면서 동성애자는 없다고 주장해요. 의도적으로 자기 입맛에 맞게 바꿔서 인용한 거예요.

생각해 보자고요. 동성애자로 태어났어요. 기자님 몸이 불편하잖아요. 이게 죄인가요?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장애인이 태어나는 것은 부모의 죄 때문이라고 했데요. 그런데 주님은 죄 때문이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그것처럼 그렇게 태어난 사람에게 죄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다시 물어봐야 할 문제예요.

물론 저는 쾌락을 위한 동성애자들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 것은 죄라고 말해야죠. 세상을 향해 그건 아니라고 말하는 게 종교의 역할이에요. 그러나 그렇게 태어난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거짓말로 덮어버리면서 그들을 혐오하고 교회에서 물리쳐야 한다는데 하나님은 사랑이라면서요? 교회가 뭐 하는 짓이냐고요?"

- 혐오하는 것도 죄 아닌가요?
"그게 제일 큰 죄죠. 성경이 보여주는 하나님의 사랑은 연약한 자들 즉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대접하라는 말씀으로 상징되죠. 그 당시 사회적 약자를 말하는 거예요. 그런 사람을 대접하라는 것이 성경의 기본적인 사상이에요. 힘없다고 연약하다고 그들을 혐오해요? 그게 무슨 신앙이고 그런 사람들이 어딨어요. 그건 기독교 신앙이 아닌 거예요."

- 최근 예멘 난민 문제로 사회가 시끄러웠잖아요. 난민 반대하는 세력 중 하나에 개신교가 있는 듯한데 성경에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돌보라는 말씀 있어요. 난민을 나그네로 볼 수도 있을 텐데 난민 반대에 기독교가 앞장서는 건 비성경적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저는 그런 이슈들을 던져주는 세력이 있다고 봐요. 동성애든 이슬람이든 기독교 일부 세력에게 던져줘요. 그러면 이 사람들은 교계의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전달해요. 그러면 이게 기독교 신앙과 연결되잖아요. 성경에서 동성애를 죄라고 여겼고 그것을 확대 재생산 하는 메시지를 던지죠.

또 예멘 난민의 경우에는 이슬람과 연결되고 혐오를 조장시키는 거죠. 그런 이슈를 던져주고 받아서 전파하는 커넥션이 있다고 봐요. 저를 음모론자로 몰 수도 있지만, 실제 밝혀진 사건도 있었잖아요. 국정원 직원이 신학교에 들어가 목사까지 된 사건이죠. 국정원 직원이 그냥 종교적인 열심 때문에 목사가 됐겠어요?(웃음)

역사적으로 보면 이슬람이 지나간 곳은 기독교가 쇠락한 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예멘 난민들이 얼마나 된다고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겠어요? 그 사람들이 자폭테러단도 아니고 억지가 너무 심해요. 이슬람 안에 극단세력이 있죠. 개신교에는 없나요? 있어요. 우리는 극단세력을 통해 전체를 보는 우를 범해요.

그리고 교인은 자기가 이용당하는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해요. 그걸 생각하려면 하나님은 사랑이라는 처음으로 가야죠. 주님이 형제를 사랑하는 건 안 믿는 사람도 한다고 했어요. 곤경에 처한 사람을 사랑해 주는 것 즉 난민은 난민으로 생각해서 그들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거죠.

혹시나 그들이 그 이후에 이슬람을 전파한다면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고 봐요. 이슬람보다 개신교가 더 뛰어난 종교라는 것을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주면 되는 거죠. 선의의 경쟁을 해야지 혐오나 편법을 사용하면 안 되죠."

- 한국교회 성장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하는데 쇠퇴 또한 빠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희망이 있을까요?
"한국교회가 희망을 찾으려면 나름의 분화를 해야 한다고 봐요. 지금처럼 종교적인 만족을 주는 교회가 있을 테고요. 물론 복음과 성경의 가르침대로 잘하는 교회여야 할 테고요. 또 지역과 마을 사람과 함께 호흡하는 교회는 살아남을 거라고 봐요.

저는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오히려 타락으로 가는 교회는 계속 타락하면서도 망하지 않을 수 있어요. 복을 파는데 수요자가 있다면 어떻게 망하겠어요? 그러나 그걸 진정한 교회라고 할 수 없으니 저의 관심은 거기 있지는 않아요. 진짜 교회가 되려는 교회, 복음의 본질과 함께 이 시대를 어떻게 섬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교회들은 살아남아 자기 역할을 할 거라고 봐요.

지금 목회자들이 너무 많잖아요. 새로운 교회 형태가 생겨야 하지 않나 해요. 건물은 없더라도 초대교회처럼 30~40명 정도가 모여서 주일에 예배드리고, 목회자는 그들의 삶을 돕는 교회 형태로 가야 그나마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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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