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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8/22)이 강원도 한 마을의 지적장애 여성 성폭력 사건을 다루면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가해자 측 입장 인터뷰를 여과없이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장애인 비하발언, 성폭력을 희화하하는 발언까지 쏟아냈습니다.

'기계적 중립' 뒤에 숨은 '2차 가해'

이 사건은 채널A가 20일, 단독 보도한 것으로, 20여 가구도 채 되지 않은 강원도의 작은 마을에서 주민인 70~80대 남성 7명이 같은 마을에 사는 지적장애 여성을 2004년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것입니다. 가해자 7명은 20일 검거되어 3명이 구속되었습니다.

TV조선 <신통방통>(8/22)은 해당 사건을 보도하며 해당 마을 주민 인터뷰를 내보냈습니다. 인터뷰한 마을 주민은 두 명, 여성과 남성 각각 한 명씩입니다. 이중 여성 주민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정신 빠진 사람이지. 손주 딸 같은 걸, 잘못된 거지"라고 말했습니다. 뒤이어 한 남성 주민이 "노인들 속은 것 같아. 걔는 임신이 안 되는 애다. 그랬는데 그거 임신이 덜컥 돼 버렸네"라고 말했습니다.

 2차 가해 인터뷰 보도한 TV조선(8/22)
 2차 가해 인터뷰 보도한 TV조선(8/22)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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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언은 피해자를 모욕한 발언입니다. 장애여성과 그 가족에 대한 명백한 피해자 인권 침해이며, 2차 가해입니다. 너무 황당하여 반박할 가치조차 없지만, '임신이 안 되는 애한테 가해자가 속았다'는 인터뷰 내용은 사건 경위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해당 주민의 자의적 판단에 불과합니다.

혹여 <신통방통> 제작진은 가해자를 비판하는 입장과 옹호하는 입장을 하나씩 전해서 '기계적 중립'을 지키려고 했다고 변명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런 차원의 발언이 아니었습니다. 장애 여성이 동네 노인 여럿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건입니다. 그런 사건을 전하면서 어떻게 2차 가해 발언을 취재해서 방송에 버젓이 내놓을 생각을 할 수 있나요?

방송심의규정를 전혀 모른다고 해도 이는 상식적으로 보도해서는 안 되는 발언입니다. 해당 남성이 그런 말을 실제로 했다고 언론이라면 반드시 걸러내야 할 말이었습니다.

진행자 김광일 씨, 패널 최병묵 씨 등 TV조선 <신통방통>(8/22) 출연자들도 이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방송을 이어갔습니다.

'악귀 들려서 반편이에 몹쓸짓'? 이 방송은 '해악'이다

TV조선 <신통방통>(8/22)은 이어진 보도에서도 장애인을 비하하고 성폭력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노출했습니다. 진행자 김광일 씨는 자신의 옆에 액션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패널들과 대담 후 본인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속마음셀카> 코너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김광일 씨 발언은 이렇습니다.
"옛날 저희 시골마을에서는 반편이라고 불렀던 그런 남성이나 여성이 마을마다 한둘쯤 있었습니다. 요즘은 쓰지 않는 말입니다. 지적 능력이 다소 떨어졌던 장애인을 그렇게 말했죠. 아이들도 그 시절에는 예사로이 이런 사람들을 놀려 먹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이런 여성에게 여럿이 오랫동안 성폭행을 하는 몹쓸 짓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성적 악귀가 마을에 들어오지 말라고 천하대장군을 세워놓는 그런 마을도 있었죠. 아직도 이런 일이 있나. 이런 사건을 들을 때마다 참 가슴이 먹먹합니다"
 
 ‘반편이에 성적 악귀 들려 몹쓸 짓’이라 전한 TV조선 <신통방통>(8/22)
 ‘반편이에 성적 악귀 들려 몹쓸 짓’이라 전한 TV조선 <신통방통>(8/22)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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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편이'는 장애인 비하용어입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다루면서 방송 전문가인 진행자가 이런 비하 용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성적 악귀', '몹쓸 짓' 따위의 표현 역시 사건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입니다.

심지어 김광일 씨는 '반편이'에 대해 '예전에는 놀려 먹기도 했다', '몹쓸 짓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는데 이는 '장애인 성폭행'을 마치 '옛날에는 일상적이었던 추억' 쯤으로 축소하는 묘사입니다. TV조선이 '장애인 인권' 및 '장애인 성폭행'에 최소한의 고민이라도 하고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적 악귀'라는 표현도 마찬가집니다. 가해자들은 '성적 악귀'가 들려서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닙니다.

최초 보도한 채널A도 '2차 가해 인터뷰'

한편 기계적 중립 뒤에 숨어 피해자를 모욕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보도 행태는 비단 TV조선만의 전유물은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채널A <뒤늦게 드러난 성폭행>(8/20) 역시 범죄 경위를 전하고는 보도 말미에 "자기는 죽어도 임신시킨 짓은 안 했다는 거지. 하도 애가 덤벼드니까 만지는 것은 만져봤다 하더라고"라는 가해자 아내의 인터뷰를 덧붙였습니다.

TV조선이 보도한 주민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가해자의 일방적 주장을 굳이 끼워 넣은 겁니다. 채널A의 이 보도 이후 중앙일보 <"하도 애가 덤벼드니까…" 지적장애 여성 성폭행한 피의자 가족의 말>(8/21) 등 사실관계 여부와 관련 없이, 아무런 의미도 없이 단지 가해자의 입장을 제목으로 뽑아 클릭수를 유도한 보도들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보도는 성폭력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고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는 것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8월 22일(수) TV조선 <신통방통>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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