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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하와이에 살면서 경험했던 내용을 재미있게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아름다웠던 일몰의 바닷가부터 각종 수상 액티비티까지. 20대에 하와이에 살면서 경험한 잊지 못할 추억,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한국과의 미묘한 차이점에 대해 기사를 연재해보려고 합니다. - 기자 말

7, 8월 해수욕장이 개장하고 피서객들이 집 밖으로 쏟아져 나오면 그와 동시에 공통적인 주제로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바로 '피서지 백사장 무분별한 쓰레기'로 인한 기사다.

8월 첫 휴일이었던 2일 해운대 백사장 쓰레기 8t(톤)
대천해수욕장 평일 하루 평균 쓰레기 8t, 피서객 몰리는 날에는 최대 50t


최근에는 청정 지역으로 불리는 제주도마저 관광객이 몰리며 이호테우해변에서 300포대의 쓰레기가 나오는 등 많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는 걸 보면, 그야말로 바다 쓰레기와의 전쟁 시대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바다 오염 수준이 심각해질 대로 심각해졌다는 자각과 함께 많은 환경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환경부에서 8월 1일부터 시행한 매장내 1회용 컵 사용 금지법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50% 줄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카페를 가보면 플라스틱 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그 효과는 꽤 즉각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수욕장에서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쓰레기를 버리면 과태료가 5만 원 부과되는 실질적인 법안은 이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다 쓰레기에 있어서 대한민국은 한없이 민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다에 돗자리를 가져와 음식을 시켜 먹고, 술을 마시며 노는 모습은 대중적인 문화이기 때문에, 문화를 없애기도,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법을 사각지대 없이 완벽하게 적용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와이키키 해변을 찍은 필름카메라
 와이키키 해변을 찍은 필름카메라
ⓒ 신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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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한가운데서 고통받는 하와이

'플라스틱 섬'이라는 단어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충격적인 사진이 나온다.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서 태평양의 해류에 따라 바다 쓰레기가 유독 모이는 지점에는 대한민국 영토의 7배가 넘는 플라스틱 세상이 펼쳐진다.

이렇게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 태평양도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지상 낙원 하와이도 그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하와이 가장 북서쪽에 위치하는 니하우섬에는 태평양에서 오는 파도로 인해 쌓이는 쓰레기가 8000점이 넘는다고 한다. 올바른 쓰레기 수거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자연 지역이다 보니 쓰레기는 점점 쌓여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하와이의 가장 대중적인 관광 섬인 오아후의 와이키키 해변은 어떨까? 우리는 학교 수업이 끝나는 날이면 항상 서핑하고 물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처음 와이키키 해변을 봤을 때는 경치의 아름다움에 정신이 없었고, 이후부터는 그저 서핑과 수영의 즐거움에 취해 바다를 제대로 둘러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이 놀던 친구가 문득 한 마디를 뱉었다.

"근데 와이키키에는 쓰레기가 안 보인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고, 바로 모두가 수긍했다. 항상 한국 해수욕장에 놀러 가면 구석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 백사장 위의 쓰레기들과 그로 생기는 악취, 파리 떼로 눈살을 찌푸리던 우리는 그제야 하와이가 멋진 또 하나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물론 와이키키가 있는 오아후섬에도 1000여 점의 바다 쓰레기가 쌓여 있다는 조사는 있지만, 전 세계인이 몰려오는 관광지 섬이 자연의 섬인 옆 동네 니하우보다 쓰레기가 적다는 사실은 얼마나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와이키키의 석양
 와이키키의 석양
ⓒ 신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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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한 관리

실제로 와이키키에 있으면 해변을 관리하고 관광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경찰이 항상 있으며, 해변 바로 옆에는 경찰서가 붙어 있었다.

스노클링의 성지인 하나우마 베이를 가면,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고 바다를 오염시키면 안 된다는 내용의 영상을 15분간 시청하고 서약서를 써야지만 스노클링을 하러 들어갈 수 있는 부분에서도 하와이의 환경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음식물 반입마저 금지되기 때문에 백사장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보는 일도 없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산호와 물고기,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특정 성분이 함유된 선크림마저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고 하니, 하와이에서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세심한지 느낄 수 있다. 하와이 사람들은 하와이 바다를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자기 집 바닥에 쓰레기를 냅다 버리진 않는다.

바다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쓰레기와는 별개로 백사장과 주변의 문화가 너무 깨끗했기 때문에, 친구의 말을 들은 이후로는 '깨끗함'으로 인해 계속 감탄이 나왔다. 이런 깨끗한 모습을 보며, "나 같아도 이런 환경과 분위기가 잘 형성된 곳에서는 감히 쓰레기를 버릴 생각을 하질 못하겠다"고 느꼈다. 잘 조성된 환경만으로 사람의 의식에 확실한 가치관을 심어주었다.

하와이에 오고 가장 많이 든 생각이, "전 세계인이 몰리는 하와이의 바다는 바닥까지 깨끗하게 보이는 반면, 왜 한국의 바다 색깔은 이토록 오염됐을까"였다.

결국 해변에서 음식물을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나 하나쯤은", "다른 사람들도 하는데 뭐"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지금도 한국은 백사장 쓰레기와의 전쟁이 치열하다. 파도에 휩쓸려 들어오는 쓰레기도 무지막지한 요즘 같은 시대에 적어도 육지에서 우리의 손에 들려 오는 쓰레기라도 잘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직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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