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패싱'이라고 했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이정미 정의당 대표(비례)를 '노동소위(고용노동소위)'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한겨레>는 1면에 '정의당 패싱'이라고 했다. '다수당의 횡포'라는 평가도 나란히 따라 붙었다.

노회찬 의원의 죽음으로 '평화와 정의'가 교섭단체 자격을 잃었다. 야당 몫 소위에 참여할 권한도 함께 잃었고, 10명으로 운영되던 노동소위는 8명으로 줄었다. 야당 몫 네 자리는 자유한국당(3석), 바른미래당(1석)에게 돌아갔다. 정의당은 "국회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묵살하려는 행태"라고 했으며, 민주노총은 "노골적으로 진보정당을 배제한 거대 양당의 오만과 짬짜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유신헌법이 만들어놓은 '짬짜미 프레임'

소위 배제에 뿔난 이정미 환노위원 정의당 대표인 이정미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용노동소위 구성 배제에 대해 항의하는 의사를 밝힌 후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반대편에 앉은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에 동의 의사를 표하고 있다.
 정의당 대표인 이정미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용노동소위 구성 배제에 대해 항의하는 의사를 밝힌 후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반대편에 앉은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에 동의 의사를 표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45년 전부터 예고됐고 되풀이되고 있는 '짬짜미'다. 다음 기사가 신문에 실리기 전만 해도 이런 행태는 불가능했다. 국회 교섭단체는 10명으로도 구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1973년 2월 2일이었다.

"비상국무회의는 2일 국회법 개정안,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안, 국정감사 폐지 법안,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폐지 법안 등 4개의 중요 국회 관계법을 의결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정희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의원 발언은 30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국가원수나 국무총리 및 각료 등에 대한 발언을 할 때 그들을 모독하거나 신상에 관한 발언을 잘못하면 징계를 받도록 했다. 그리고 교섭단체는 정당에 관계 없이 20인 이상으로 한다고 못박았다. 당시 야당은 "개악"이라고, 또는 "비상국무회의가 국회법을 다룬 자체가 국회의 존립을 무시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 '개악'이 45년이 되도록 고쳐지지 않고 있다.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줄이자는 움직임은 그동안 당리당략에 따라 여러 차례 있었지만 모두 불발됐다. 거대 양당의 당리당략 때문이었다.

2000년 12월,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 상정에 실패했다. 그러자 당시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려고 민주당 의원 3명이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권의 정치적 친위 쿠데타"라며 반발했다.

2004년 12월, 당시 민주노동당 의석은 모두 10석이었다. 다음 해 5월,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0인 이상'으로 낮추는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부정적인 입장을 협상 과정에서 드러냈고, 한나라당은 논의 불가 입장을 밝혔다.

2008년 11월,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국회 교섭단체 구성 최소 의석수를 낮추는 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은 20석을 17석으로 하향 조정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당시 자유선진당은 18석을 갖고 있었다. 민주당의 당시 입장은 '20석 유지'였다.

대한민국 국회에 '오색 비빔밥'은 없다

 1973년 2월 국회법 개정은 철저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1973년 2월 3일자 동아일보'.
 1973년 2월 국회법 개정은 철저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1973년 2월 3일자 동아일보'.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관련사진보기


1973년 2월 국회법 개정은 철저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그럼에도 지금껏 국회법이 바뀌지 않은 것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조를 바꾸지 않으려는 다수당들 때문이었다. 그들만의 '짬짜미'가 무려 45년 동안이나 되풀이되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비례)는 23일 "그 어떤 정당보다 노동 의제에 밀착했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는데 앞장서 온 정의당을 배제한 것에 과연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소위 위원을 10명으로 복원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점심에 비빔밥을 먹었다. 그것도 오색 비빔밥이었다. 그때 청와대는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메뉴를 이렇게 내놓은 것에 대해 각 당의 상징색을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파란색, 자유한국당이 붉은색, 바른미래당이 민트색, 민주평화당이 녹색 그리고 정의당이 노란색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회에 '오색 비빔밥'은 없다. 유신헌법이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대한민국 국회가 여전히 갇혀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대접한 음식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와 함께한 오찬에 협치를 기원하기 위해 5당의 상징색을 사용한 오색비빔밥이 나왔다. 오색비빔밥에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블루 버터 플라워', 자유한국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무생채, 바른미래당을 상징하는 민트색 애호박나물, 민주평화당을 상징하는 녹색 엄나물, 정의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계란지단이 들어갔다.
▲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대접한 음식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와 함께한 오찬에 협치를 기원하기 위해 5당의 상징색을 사용한 오색비빔밥이 나왔다. 오색비빔밥에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블루 버터 플라워', 자유한국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무생채, 바른미래당을 상징하는 민트색 애호박나물, 민주평화당을 상징하는 녹색 엄나물, 정의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계란지단이 들어갔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댓글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