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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워지는 지구와 한반도. 특히 2018년은 최악의 폭염을 맞으며 '지구온난화' 위기를 실감하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열대작물에 쏠리는 관심이 각별하다. 국가 차원에선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환경의 변화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농민들 입장에선 새로운 소득 작물 발굴에 기대를 거는 모습.

그러나 한반도의 기온 상승이 곧 아열대농업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겨울은 여전히 춥고, 이를 극복하며 생산한 열대과일은 비싸며, 채소류는 아직 우리의 입맛에 낯설다. 이에 뉴스사천은 우리나라 아열대작물 재배 현황과 개선점을 살피면서 미래 가능성을 엿보는 기회를 4회에 걸쳐 갖는다. 

커피농사에서 바리스타교육까지

 한반도에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아열대농업을 향한 도전도 뜨겁다. 전남 고흥군의 김철웅 씨가 운영하는 커피농장(사진 위)과 제주 서귀포시의 김종태·김순일 부부가 운영하는 바나나농장(사진 아래)
 한반도에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아열대농업을 향한 도전도 뜨겁다. 전남 고흥군의 김철웅 씨가 운영하는 커피농장(사진 위)과 제주 서귀포시의 김종태·김순일 부부가 운영하는 바나나농장(사진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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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급격히 변하는 가운데 농민들이 아열대작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음은 앞서 살폈다. 그렇다고 현실이 만만하진 않다. 겨울철 추위와 수입산과 가격 경쟁, 새로운 시장 개척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여러 가지인 탓이다. 취재과정에 만난 농민들은 이를 6차산업과 연결시켜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전북 고창군에서 커피농사를 짓는 김철웅(커피농장산티아고 대표) 씨가 그 한 예다.

올해로 귀농 4년차인 김철웅씨는 4년 전 5년생 커피나무를 귀농 예정 농장에 심었다. 귀농 첫해부터 커피 수확을 하겠다는 철저한 계산 끝에 취한 행동이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첫해부터 커피를 수확해 1억 원이란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660여㎡의 비닐하우스에 커피나무 200그루 정도가 고작인 농장 규모에 비하면 놀라운 금액이다. 그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단지 커피만 생산해서는 돈이 안 될 거라 처음부터 생각했어요. 그래서 비닐하우스 내 한쪽 공간을 커피숍으로 운영했죠. 그랬더니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손님이 찾더군요. 지금은 커피가공시설과 체험교육장까지 갖춰 다양하게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김철웅 씨가 커피농장과 함께 운영하는 카페에서 일하는 모습. 마침 이날 보성군 벌교고등학교 학생들이 커피농장 체험교육 시간을 갖고 있었다.
 김철웅 씨가 커피농장과 함께 운영하는 카페에서 일하는 모습. 마침 이날 보성군 벌교고등학교 학생들이 커피농장 체험교육 시간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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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농장 내에 있는 바리스타교육장
 커피농장 내에 있는 바리스타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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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에 앞서 누구보다 꼼꼼히 준비했음을 강조한 김씨. 그가 내린 결론은 재배와 생산에서 가공 후 판매까지 더하는, 이른 바 '6차 산업화'였다. 그의 계획을 눈여겨 본 고흥군은 각종 지원사업까지 연결시켜 주었다. 지금은 널찍한 새 건물에 카페와 체험교육장, 가공시설을 모두 갖췄다.

시설이 여럿이니 수익 구조도 다양하다. 카페 운영과 각종 체험교육, 그리고 바리스타학원 운영을 통해서도 수익이 발생한다. 농장에선 다양한 종의 커피 묘목을 키워 판매함으로써 또 다른 수익을 올린다. 최근엔 커피농장 운영과 관련한 각종 컨설팅 의뢰까지 받고 있단다.

"양이 별로 되지도 않지만, 저는 수확한 커피를 농장 밖으로 내보내지 않습니다. 필요한 사람들이 오게 만들어야죠. 그들이 고흥의 다른 관광자원과 결합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겠죠. 그게 바로 6차산업 아닌가요?"

아열대체험농장 가꾸는 부부의 꿈

 농업법인 유진팜의 꿈은 아열대농업을 6차산업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사탕수수밭의 김종태 씨
 농업법인 유진팜의 꿈은 아열대농업을 6차산업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사탕수수밭의 김종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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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농업과 6차산업의 만남을 시도하는 예는 제주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년 넘게 귤농사를 짓던 김종태·김순일(농업회사법인 유진팜 대표) 부부는 수년 전부터 아열대작물에 관심을 가졌다. 온난화로 귤 재배 가능 면적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새로운 작물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부가 맨 먼저 관심을 가진 작물은 바나나였다. 바나나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1993년)로 수입산이 밀려들기 전까지는 제주도의 효자 작물이었으나, 이후엔 애물단지로 바뀌었다. 피해가 컸던 일부 농민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김씨 부부가 바나나를 다시 택한 데는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바나나 재배기술이 어렵지 않고, 수확까지 걸리는 시간도 비교적 짧다는 장점이 있었다. 여기에 남편 김씨가 비닐하우스 설치 기술이 뛰어나 적절한 재배환경을 조성하는 일에도 자신이 있었다.

"바나나농사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2012년이었어요. 당시엔 제주도에 1농가뿐이었죠. 농업기술센터에서 묘목 1포기를 얻어 심었는데, 열매가 맛이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조직배양으로 묘목을 늘렸죠. 2015년에 본격적으로 심었고 이듬해부터 수확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진팜 농장에는 바나나 말고도 다양한 아열대작물이 자라고 있다. 농장 실내 전경
 유진팜 농장에는 바나나 말고도 다양한 아열대작물이 자라고 있다. 농장 실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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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김순일씨의 설명이다. 그러나 김씨 부부의 꿈은 더 큰 데 있었다. 바나나뿐만 아니라 다양한 열대과일과 아열대작물을 재배해보겠다는 것. 나아가 6만㎡가 넘는 전체 농장을 야영장이나 생태탐방시설을 갖춘 체험농장으로 변모시겠다는 게 목표였다.

부부의 소망대로 비닐하우스 내부엔 바나나 외에 파파야, 파인애플, 두리안, 야자수, 사탕수수 등 아열대작물이 자라고 있었다. 또 농장 한편에선 체험·가공시설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농장 곳곳을 소개한 부부는 "걱정 또한 크다"며 잠시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엔 그럴싸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시간과 돈이 문제겠죠. 처음 해보는 거라 위험부담도 있고요. 그래서 한 작물에서 가능하면 다양한 이용법을 찾으려 고민하는 중입니다. 마치 솎아내기 한 귤을 청귤이라 부르며 새로운 음료 재료로 활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바나나는 열매 외에 줄기나 잎, 꽃도 다르게 쓸 수 있을까 싶어 방법을 찾고 있어요."

'아열대' 스스로 연구하는 농민 많아

 바나나와 커피나무꽃
 바나나와 커피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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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소개한 전남 고흥군 커피농사, 제주 서귀포시 바나나농사 사례는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아열대작물 재배 시도 중 하나로서, 아직은 초기단계라 할 수 있다. 커피는 고흥군이 2011년 시험재배에 성공한 이후 지역 특화작물로 육성하는 작물이다. 재배 농가는 대략 35곳에 이른다. 바나나는 현재 제주에서만 30농가 쯤 농사를 짓고 있고, 경남 산청이나 경기도 가평 등 내륙으로 재배가 확산되는 추세다.

이밖에도 농업진흥청과 부설 연구기관인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각 지자체의 농업기술원과 산하기관 등에서는 수십 가지 이상의 다양한 아열대작물 관련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아가 농민들 또한 스스로 신품종을 연구하거나 재배특성을 익히려 노력하고 있음을 취재과정에 확인할 수 있었다.

※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뉴스사천>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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