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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미쳤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을 전면 재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합병 이전 기업가치를 평가했던 회계법인들이 객관적인 자료가 아닌 증권사 보고서를 활용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22일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가치가 고평가되는 데 핵심역할을 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객관적 자료와 합리적인 가정에 따라 계산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단체는 "(합병 당시 평가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는 불확실한 가정과 콜옵션 부채 효과의 누락 등으로 점철된 몇몇 증권사 리포트들의 평균치임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합병 이전에 안진·삼정회계법인에 기업가치 평가를 의뢰했는데, 이 회사들이 불확실한 자료를 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아래 삼성바이오) 가치를 평가했다는 얘기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대주주였고,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주주였다.

이런 회계법인 등의 보고서를 근거로 실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은 1대 0.35로 정해졌는데, 제일모직의 가치가 삼성물산의 3배로 평가됐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그 동안 참여연대와 여당 등은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회계상 지나치게 부풀려지면서 제일모직의 가치가 높아졌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금전적 이익을 얻었고, 삼성물산 주식을 더 많이 가지고 있던 국민연금은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증권사 보고서 근거로 삼성바이오 평가, 충격적"

질의하는 박용진 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평가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위는 안상수 위원장.
▲ 질의하는 박용진 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평가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위는 안상수 위원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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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회계법인들이 객관적이지 못한 자료를 활용했다는 사실은 지난 21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관련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박 의원은 금융위원회에 2015년 5월 안진·삼정회계법인이 국민연금공단에 제출한 '제일모직에 대한 가치평가 보고서'에 담긴 삼성바이오 가치추정 방식을 물었다. 이에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증권선물위원장)은 해당 회계법인들이 증권사 보고서에 적혀있는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종합해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삼성바이오 가치를 계산해냈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회계법인 보고서가) 시장에서 유통되는 증권사 보고서에 근거해 작성됐다는 충격적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회계법인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보통의 기업가치 평가방법을 통해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계산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또 이 단체는 "키움증권 외 증권사들의 보고서에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콜옵션 부채의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는 "증권사 보고서들은 이런 치명적인 하자를 가져서 (제일모직 등의) 가치 평가에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 가치, 이재용에 유리한 삼성 합병 위해 사실상 조작돼"

제일모직 가치평가 당시 제일모직을 대주주로 둔 삼성바이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그런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다른 회사가 가져갈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회사 가치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증권사들이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결국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실제로 완결될 때까지 삼성바이오에 대한 이례적인 고평가를 뒷받침할 객관적 가치평가는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처음부터 삼성바이오의 가치는 제일모직 지분만을 갖고 있던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을 위해 삼성에게 필요한 수준으로 사실상 조작됐던 것"이라고 이 단체는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제라도 삼성의 합병과 삼성바이오의 상장을 전후해 작성된 각종 회계법인들의 가치평가 보고서들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대한 엄밀한 검증을 통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정당성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참여연대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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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경제팀 기자입니다. sh7847@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