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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동구여중 학생들이 학교 정상화를 촉구하며 대규모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22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동구여중 학생들이 학교 정상화를 촉구하며 대규모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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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이 억울하게 해임되셨습니다."
"교장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저희를 도와주세요."


22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동구여중 학생과 학부모 200여 명이 학교 아닌 서울시교육청 인근 고궁에 모였다. 해임된 이 학교 오환태 교장의 복귀를 위해서다. 이들은 현장체험 학습을 빌려 학교법인 동구학원(동구마케팅고, 동구여중)에 학교 정상화를 촉구했다.

동구학원에서는 과거 비위로 물러났던 재단 이사진이 복귀하면서 교장과 교사, 학부모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2012년 동구학원은 한 교사의 공익제보로 서울교육청의 특별감사를 받았다. 그 결과 횡령 등 비위 사실이 적발돼 재단 이사진이 전원 물러났다.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관선이사를 파견해 지난해 5월 교장 공모제를 거쳐 평교사였던 오환태씨를 교장에 임용했다.

하지만 동구학원의 과거 이사진들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해임 취소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복귀했다. 이들은 지난 2월 관선이사가 임용한 동구여중 교장 및 동구마케팅고 교장과 행정실장에게 각각 직위해제, 파면, 직원면직의 징계를 내렸다. 서울시교육청이 '해고 부적절' 의견을 밝혔으나 재단은 이를 강행했다. 이에 동구여중 부장교사 8명이 항의표시로 보직 사퇴를 결의하고, 학부모회도 가세한 상태다.

'동구여중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모임' 김경화 대표는 "지난 6월 오환태 교장의 임용취소가 이유 없다고 결정됐는데도 재단 측은 오 교장을 직위해제 통보했다"라며 "재단은 서울시교육청 등을 상대로 30여 건에 달하는 소송을 해 동구학원 정상화를 바라는 학생, 학부모의 염원에 역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이런 비리 재단 학교에 배정된 게 우리 잘못이 아니다. 학교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아이들의 수업권과 교육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재단은 인사권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교사들을 위협하지 말고 서울시교육청의 소청심사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했다.

학생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크를 잡은 3학년 학생은 "학생들은 교과 지식뿐만 아니라 학교라는 작은 공동체 안에서 더 큰 사회를 배우고 성장한다"라며 "그러나 저희 교장 선생님께 벌어진 일을 통해 지금까지 배웠던 정의에 혼돈이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배운 정의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옳지 못한 일을 했으면 마땅히 법적 제재와 처벌을 받아야 한다. 부조리에 맞서 목소리를 냈는데, 옳은 일을 했는데 제재를 받는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라며 "부디 투명한 학교를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갈등은 이날 체험 학습장에서도 벌어졌다. 동구여중 교감이 체험학습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학부모와 실랑이를 벌였다. 마이크를 잡은 교감은 "체험학습을 한다고 해놓고 학교와 관련한 글짓기를 하고 이를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하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이 교감은 체험학습 현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많은 학생이 체험학습을 신청해 교육지원청에서 안전을 위해 나가서 살펴보라고 해서 왔다"라며 "마이크를 잡은 이유는 체험학습이 결재한 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학교) 법인과 교육청 사이에 예민한 부분이 있는데 학생들을 선동해 그런 걸 이슈화하려 해서 그걸 예방하기 위해 나왔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습은 학교 정상화와 관련한 학생들의 자유발언에 이어, 직접 작성한 글을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동구여중 학생들이 학교 정상화를 바라며 쓴 글
 동구여중 학생들이 학교 정상화를 바라며 쓴 글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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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동구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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