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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 재학 중 군복무를 위해 의무소방원으로 지원해 소방서에서 근무했던 만21세 청년의 솔직담백한 소방현장 이야기. 소방관들의 삶이란 독특한 주제를 이야기로 풀어내 제5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금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 재학 중 군복무를 위해 의무소방원으로 지원해 소방서에서 근무했던 만21세 청년의 솔직담백한 소방현장 이야기. 소방관들의 삶이란 독특한 주제를 이야기로 풀어내 제5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금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 다독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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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기 전만해도 그저 어느 한 소방관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 국내에 소방 관련 책이 그렇게 많지 않은 관계로 이번 책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책 표지를 열어본다.

놀랍게도 책의 저자는 현직 소방관이 아닌 불과 만 21세 학생이다.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 재학 중 미국 교환학생 시절 겪은 화재사고를 계기로 소방에 관심을 가지고 꿈을 키워왔다는 그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일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군복무 대체 제도 중 하나인 의무소방원에 지원해 소방관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며 보낸 약 2년이란 시간의 희로애락을 제3자의 시각에서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23년차 소방관인 나에게도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는 시행착오 많았던 내 소방서 막내시절의 창피한 기억들을 들킨 듯해 얼굴이 살짝 붉어지기도 했으며, 마치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내 공간에 손님을 초대한 것처럼 어색함도 느껴졌다.

하지만 책이 중간 지점을 넘기면서 불편함은 어느새 자연스러움으로 바뀐다. 소방관의 삶을 영웅이나 슈퍼맨이라는 불편함으로 치장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소방에 무지했던 한 청년이 소방서에 근무하게 되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그 과정에서 겪은 감정들이 솔직담백하게 담긴 에세이의 끝 무렵에서는 마치 내가 오래 전에 했었어야 할 숙제를 누군가 대신 예쁘게 마무리해 준 듯 대리만족도 느꼈다.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의 소개하는 글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의 소개하는 글
ⓒ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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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다양한 현장활동들을 사진으로도 기록해 독자들에게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해 준다. (사진: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
 저자는 다양한 현장활동들을 사진으로도 기록해 독자들에게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해 준다. (사진: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
ⓒ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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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을 보내며 가장 뜨거웠던 20대 초반을 보낸 저자가 때로는 재난현장의 주인공으로, 또 때로는 조연이나 현장의 증인으로 함께 참여했던 기록들이 담겨 있다.

지나가는 소방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 소방관을 결심했다는 후배들이 적지 않다. 이 책을 통해 현재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다시 한 번 내가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를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장차 소방관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기록한 이 책을 통해서 가공하지 않은 원초적인 소방관들의 삶과 사랑에 대해서 이해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23년을 소방에 몸담으면서 느낀 점은 대한민국에서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녹록지 않다는 조언도 함께 적어본다.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 - 세상이 멎는 순간 주어진 마지막 기회

김상현 지음, 다독임북스(2018)


태그:#이건 소방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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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학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칼럼니스트.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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