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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로운 이름을 지닌 도시 공원 숲 '중앙완충녹지'
 이채로운 이름을 지닌 도시 공원 숲 '중앙완충녹지'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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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이어진 지긋지긋했던 여름 폭염은 도시에 더 심하게 나타났다. '열섬현상'이라 하여 자동차, 콘크리트 빌딩, 에어컨 등 각종 인공 시설물 이 많은 도시 중심부의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현저하게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도시에 숲이 많아진다면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다. 실제로 도시 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 기온을 약 3℃ 낮춰주고, 습도를 상승시키는 등 친자연적인 기후조절 기능을 한다.

게다가 최근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역할까지 하다 보니, 도심 공원숲은 해가 갈수록 중요한 존재가 되고 있다. 도시 숲을 이루는 나무는 물, 공기, 흙을 보존해 도시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참고로 한국의 공원 면적은 올해 기준 1인당 7.6㎡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9㎡)에도 못 미친다.

주택가와 산업단지 사이에 들어선 공원과 숲 

 자전거 산책하기도 좋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숲길.
 자전거 산책하기도 좋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숲길.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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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는 '중앙완충녹지'라는 특별한 도시 숲 공원이 있다. 옥구공원과 연결되는 옥구2교 사거리에서 시흥천까지 도심 중앙을 횡단하는 약 4km에 이어진 긴 공원이다. 면적 23만6000㎡ (약 7만평)규모로 시화산업단지과 주택가인 아파트촌 사이에 자리한 도시숲 공원이다. 차도가 지나는 구간엔 '그린 브릿지(Green Bridge)'라 이름 지은 구름다리를 만들어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게 해놓았다.

완충녹지란, 산업단지에서 주거지역으로 이동되는 공기의 흐름 상태를 변화하게 하여 악취와 대기오염물질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 공원숲 옆에 동네 뒷산 같은 언덕(성토)을 쌓고 나무를 심어 2중으로 숲을 조성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소나무, 단풍나무, 벚나무, 참나무류 등 수십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놓아 삭막한 경관을 쾌적하게 바꾸고 녹색 쉼터를 제공해 인근 주민에게 휴식과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중앙완충녹지에 있는 배움의 숲 공원.
 중앙완충녹지에 있는 배움의 숲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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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충녹지대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는 물론 농구장·배드민턴장 등 각종 체육시설, 쉼터가 있는데 대표 공원으로 '배움의 숲' 공원이 있다. 생태연못, 수변학습원, 숲속교실, 물놀이장, 계절초화원, 자생초화원, 시가 있는 숲길 등 다양한 테마정원으로 자연학습장이자 시흥시민들이 건강과 마음의 평안을 얻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 공원 안내판을 보니 '힐링로드' 코스가 적혀 있는데 산책해보니 정말 힐링되는 기분이 드는 공원 숲길이다.

도시숲이 아니라 깊은 숲속에 들어온 듯 상쾌함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나있어 한여름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어 좋다. 배움의 숲이라는 특이한 공원 이름은 교과서가 아닌 자연에서 숲의 의미를 배우고 익히며 인간과 자연의 건강을 회복하자는 의미란다.

공원 중앙엔 키다리나무로 부르고픈 장대한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산책로 옆으로 도열해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을 더해준다. 사람에게 유익한 '피톤치드'라는 성분이 많은 나무라더니 정말 기분이 개운해졌다. 메타세쿼이아는 1945년 이전까지 화석으로만 알려져 있다가, 중국 사천성과 호북성에서 발견되면서 유명해진 나무다. 그래서 살아 있는 화석나무라고 불린다.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숲길.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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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운 숲속에 나있는 자전거 도로.
 공운 숲속에 나있는 자전거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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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옆으로 이어져 있는 중앙완충녹지대는 신나게 자전거도 탈 수 있다. 자전거 라이딩하는 분들을 만나 물어보니 라이딩 코스로도 좋단다. 안산에서 중앙완충녹지대, 배움의 숲을 지나 옥구공원을 거쳐 월곶포구까지 가는 좋은 자전거여행 코스를 알게 됐다. 중앙완충녹지의 정수는 둑길 위로 난 울창한 나무숲길이다. 숲길은 인공적인 산책로가 아니라 흙길로 되어있어 걷는 기분이 특별하다.

2006년 조성한 중앙완충녹지대는 인공물이지만 동네 뒷산 혹은 야산같은 자연미를 풍긴다. 동산 같은 둑에 심어놓은 수많은 나무들과 작은 오솔길 덕택이다. 공원에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언덕위로 올라서면 울울창창한 나무 숲 사이로 걷기 좋은 오솔길이 나온다.

가장 많은 소나무 외에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류, 단풍나무 등 많은 나무들이 사는 청정한 산과 다를게 없다. '나무의 완성은 명목이나 낙락장송이 아니라 수많은 나무가 함께 살아가는 숲이다' 돌아가신 신영복 선생의 말을 떠올려보게 하는 곳이다. 숲속 오솔길을 천천히 걷다가 문득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는 인간이 아니라 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가 드리워준 쉼터.
 나무가 드리워준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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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가움을 넘어서 찌르는 듯 했던 여름 햇살도 이 숲길에선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나무에 매달려있는 수많은 수컷 매미들이 암컷을 부르는 맴맴~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주택가에선 소음으로 들리기도 하는데 이렇게 울창한 숲속에서 들으니 신나는 합창소리처럼 들려온다.

한쪽은 옥구공원, 다른 한편은 시화천까지 숲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 중간 중간 찻길이 지나가지만 구름다리를 이어놓아 길이 끊기지 않는다. 숲길 중간에 쉬어가기 또는 낮잠 자기 좋은 정자들이 놓여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숲길을 걸었던 동네 주민들 가운데 어느 나이 지긋한 아저씨 덕택에 이곳에 사는 소나무가 그냥 소나무가 아님을 알게 됐다. 한자로 해송(海松)이라 부르는 소나무로 '곰솔'이라는 친근한 우리말이 있다. 곰은 단군신화에 나올 정도로 우리민족에게 친근한 동물이라 그런지, 전통 음식 곰탕이 있는가 하면 물고기에도 곰치(물메기)가 있다.

중앙완충녹지의 주종나무는 곰솔 혹은 해송
 숲속에서 들으니 신나는 합창소리처럼 들려온 매미소리.
 숲속에서 들으니 신나는 합창소리처럼 들려온 매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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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솔숲속 오솔길.
 곰솔숲속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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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소나무는 종류도 다양하고 이야기도 많다. 광화문, 숭례문의 복원에 쓰인 금강송(혹은 황장목, 춘양목)에서 내륙지방에서 자라는 육송(陸松), 한시에 흔히 나오는 낙락장송(落落長松), 조선시대 세조에게 벼슬을 받은 정이품송, 단종의 한과 슬픔을 간직한 관음송...백송(白松)이라는 희귀한 흰 소나무도 있다.

곰솔은 해송이라는 한자어에서 보듯 해안지대에 심는 나무로 짠 바닷바람과 모래바람을 막는 역할을 하는 강인한 나무다. 산소도 많이 발생한단다. 곰솔은 내륙에서 자라는 일반 소나무보다 솔잎도 굵고 생김새가 투박하다. 잎이 곰털처럼 거칠어 곰솔이란 이름이 붙었단다. 육지에 사는 불그스름한 소나무(적송)과 달리 나무껍질이 검어 흑송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중앙완충녹지는 물론 시화산업단지 또한 갯벌과 염전이 있던 바닷가 지역이었다. 갯벌 위에 난 숲길이라고 생각하니 걷는 기분이 묘했다. 반나절 정도를 녹지 속에 머물다보니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지쳤던 심신에 기운이 솟는 듯 했다.

*교통편 : 수도권 4호선 전철 오이도역 앞 30-2번 버스 - 진로아파트 하차 - 배움의 숲까지 도보 5분

덧붙이는 글 | 지난 8월 18일에 다녀왔습니다. 시흥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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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이랍니다. 소박하게 먹고, 가진 것을 줄이기. 이방인으로서 겸손하기, 모든 것을 새롭게 보기를 실천하며 늘 여행자의 마음으로 일상을 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