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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회 홈페이지 갈무리
▲ 인화회 인화회 홈페이지 갈무리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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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과 허종식 정무경제부시장이 지난 14일 탈퇴 의사를 밝힌 인화회가 해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화회 사무국을 대신 운영할 것으로 알려진 인천상공회의소도 회의적인 반응이어서 해체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화회는 인천지역 정ㆍ관계, 법조계, 재계, 언론계를 망라한 최대 사교 모임으로, 박정희 정권 당시(1966년)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기관 간 업무 조율과 정보 공유를 위해 만든 인천지역 기관장 모임에서 비롯했다.

기관 간 업무 조율모임이 정ㆍ관계, 법조계, 경제계, 언론계, 교육계와 관변단체 등의 고위직 인사들의 사교 모임으로 확대되면서 로비와 청탁, 비즈니스를 위한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시민단체로부터 해체 요구를 받고 있다(관련기사: 인천 지역 정�재계 고위층 사조직 '인화회'의 운명은?).

인화회는 시 조례 기구가 아닌 사조직임에도 시 총무과장이 간사를 맡아 인화회 업무를 담당한다. 시가 사조직에 행정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실제로 월례회에서 시정 정보를 취합하고 주요 사업을 보고하고 논의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특히, 정ㆍ관계와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시 행정의 지원을 받아 공식적으로 모이는 것도 모자라 서로 감시하거나 견제해야 할 사정기관과 언론사까지 한 데 어울린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인화회 회원 중 기관장은 대부분 당연직 계승이기 때문에 가입을 희망하는 이들은 주로 기업인들이다.

회원이 되면 인ㆍ허가권과 단속권을 지닌 지자체를 비롯해 검찰ㆍ경찰과 세무서 등 사정당국, 심지어 법원과 언론, 금융,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보험성' 인맥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화회 12개 조 중에서도 사정기관의 장이 속해있거나 시의회 의장 등이 속해 있는 조가 이른바 '프리미엄 조'로 불리고 선호하는 조로 꼽힌다.

인화회 회장은 인천시장이고, 회원은 인천지방법원장ㆍ인천지방검찰청장ㆍ인천지방경찰청장ㆍ국정원 인천지부장ㆍ세무서장ㆍ언론사 사장ㆍ대학 총장ㆍ병원장ㆍ군 사단장ㆍ고위 공무원ㆍ군수와 구청장ㆍ공공기관장ㆍ기업인ㆍ금융기관 고위 간부 등 약 220명으로 구성된다.

회장인 인천시장과 운영위원장이 정무경제부시장이 인화회를 탈퇴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인천시 또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을 야기한 행정 지원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인화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시민단체가 인화회 해체와 인천시장의 불참, 행정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인화회는 지난 14일 인화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당연직 운영위원장인 허종식 정무경제부시장이 참석했다.

허 부시장은 이날 인화회에 대한 시의 입장을 질문에 '박남춘 시장과 자신은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부 운영위원들이 반발하며 탈퇴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시의 입장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과 부시장의 탈퇴는 타 공공기관장의 연쇄 탈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표성을 지닌 인천시장이 사퇴한 마당에, 구청장과 군수 등 기초단체장 10명이 잔류할 가능성이 적고, 이 여파는 다른 공공 기관장의 탈퇴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시가 사무국 운영 중단과 동시에 운영을 의뢰한 인천상공회의소 내에서도 감지된다. 지난 8월 14일 운영위원회 때 사무국을 시에서 상공회의소로 옮기는 문제가 논의됐고, 시는 인천상공회의소에 사무국을 대신 맡아 달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그러나 인천상공회의소 내부 분위기도 인화회 사무국을 운영하는 데 부정적이다. 인천상공회의소는 지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사무국을 운영한 적이 있지만, 구심점인 인천시장이 빠진 상태에서 인화회를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공문을 받긴 했지만 결정하진 않았다. 상의 회장단 회의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 할 예정"이라며 "인화회는 공공기관과 단체가 어우러진 것인데, 인천시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탈퇴하면 회원수의 반이 빠지는 것이라 운영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시가 인화회 탈퇴와 사무국 운영 지원을 중단하면서 인화회는 출범 50년만에 기로에 서게 됐다. 시가 운영 지원을 중단하면서 다음 월례 모임은 8조가 맡기로 했는데, 인천상공회의소가 사무국 운영을 고사할 경우 자동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화회, #박남춘, #인천시, #박정희, #인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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