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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나온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 남소연
"딸 키우는 부모 입장으로, 여성 정치인으로, 이번 사건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희정 전 지사가 무죄라면 대한민국 사회가 유죄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안희정 전 지사 무죄가 잘못하면 미투 운동에 사망 선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안 전 지사 판결 이후) 가장 스스로를 비판하게 한 건 '여성은 국가 시민이 아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가장 가슴 아픈 발언이었습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2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는 '안희정'으로 시작해서 '안희정'으로 끝났다. 여야 의원들은 입을 모아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 1심 무죄 판결'을 성토했다. 특히 여성 의원들은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 판결로 제 2의 김지은씨는 다 숨지 않겠나, 법적 테두리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면 어느 천지에 가서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겠나, 참담한 시간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인사하는 정현백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같은 당 신보라 의원 역시 "안 전 지사 사건이 무죄로 판결되면서, 피해 여성들이 신고를 꺼리게 되며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겪은 피해 여성들에 침묵을 강요하게 만든 게 아닌가 생각된다"라며 "판결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언론 보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피해자의 사생활을 파헤쳐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보도들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여가부가 (성폭력 사건 관련 가이드라인) 보도수첩을 낸 걸로 안다"며 "사례를 발표하며 해당 언론사에 경고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재판과정에서 안희정 측 증인들이 진술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며 심각한 2차 피해를 입혔다"라며 "여가부가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아 보도들이 쏟아져 나온 건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무죄 판결'에 입장 안 낸 여가부 향해 표창원 "존재 의의가 뭐냐" 질타

이날 의원들은 안 전 지사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나 정 장관은 "행정부 부처 일원으로서 판결을 평가하기보다는 2심과 3심을 기다리겠다"라며 "여성가족부는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 했다. 이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국회 나온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 남소연
표 의원은 "사법부 판결에 대해 장관이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답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여가부 존재 의의가 뭐냐"며 "대법원에서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의 입장과 심리를 고려해야 한다는 판례가 이미 있는데, 여가부는 이런 판례에 대해 충분히 홍보하고 알려서 안 전 지사 1심 판결 같은 '위력이 존재하지만 행사하지 않았다'는 말도 안 되는 법리 적용이 되지 못하게 사전에 (조치를) 할 수 있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더 나아가 표 의원은 "여가부가 확대된 여성 단체, 확대된 여성 학자 집단이냐, 사회에서 담론이 형성되니 다행이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라며 "1심 판결이 있기 전에 사법부의 성인지를 높이는 역할을 했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여가부 스스로 존재 의의를 찾으려면 성폭력 피해자가 제대로 신고하지 못하는, 법정 입증이 어려운 사건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적극성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오늘 미투 운동 관련 29개 법안이 여가위에 상정돼서 다행"이라며 "여가위 위원 전체 이름으로, 다른 상임위에 올라온 법안들에 대해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등의 액션을 취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국회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사인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날 여가위 회의에서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미투 운동 관련 법안 29건이 일괄 상정됐다.

이에 전혜숙 여성가족위원장은 "법사위에 미투 관련 법안이 잠자고 있어 굉장히 답답하다"라며 "여야 간사 간 합의해 여가위원들이 함께 기자회견을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태그:#안희정, #여성가족위원회, #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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