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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직자 아동 성 학대 추문 사죄를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직자 아동 성 학대 추문 사죄를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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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 학대 추문에 고개를 숙였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20일(현지 시각) 전 세계 가톨릭 신자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가장 약한 이들을 보호하고, 감독해야 할 책무를 지닌 성직자와 사제들이 저지른 잔악한 행위를 슬픔과 부끄러움으로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직자들로부터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의 고통이 오랫동안 방치되거나 묵살됐다"라며 "수많은 삶에 끼친 피해의 심각성과 규모를 뒤늦게 깨닫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속죄의 마음으로 과거의 죄와 실수를 인정하고 거듭나야 한다"라며 "교회 공동체 내부의 성적 학대 문화를 뿌리 뽑기 위해 모든 신자가 힘을 보태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앞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은 주내 6개 가톨릭 교구 성직자들의 아동 성 학대를 조사한 끝에 300명이 넘는 신부가 1000여 명에 이르는 아동에게 학대를 가한 사실이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 14일 발표했다.

1940년대부터 70년에 걸쳐 수십만 페이지의 내부자료를 조사해 작성한 보고서에는 피해자들이 사춘기 전 성직자들로부터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고, 가톨릭 교회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사실도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는 "사제들이 어린 소년과 소녀를 강간했으며 이들의 감독 책임 맡은 가톨릭 고위층은 오히려 이를 은폐했다"라며 "가해자 대부분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고 일부는 오히려 승진했다"라고 비판했다.

교황청은 그레그 버크 대변인을 통해 "범죄적이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라며 "교회는 과거의 일로부터 엄격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라고 뒤늦은 사죄 성명을 냈으나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교황은 "미국에서 일어난 대부분 사건은 과거의 일들"이라며 "하지만 학대가 오랫동안 은폐됐으며 교회는 피해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데 실패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의 죄악과 타인의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지난달 아동 성 학대 의혹에 휘말린 미국 워싱턴D.C. 대주교 시어도어 매캐릭 추기경의 사임을 수락했고, 5월에는 아동 성 학대 은폐가 드러난 칠레 주교단 31명의 사임을 받았다.

또한 교황의 최측근이자 교황청 서열 3위인 조지 펠 교황청 국무원장도 과거 저질렀던 아동 성 학대 혐의로 호주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세계 각지 교구에서 성폭력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교황청은 가톨릭 역사상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전체에게 성직자의 아동 성 학대를 사죄하는 서한을 쓴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태그:#프란치스코 교황, #가톨릭,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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