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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농아인게이트볼 동호회원들이 하트를 보내고 있다.
 예산농아인게이트볼 동호회원들이 하트를 보내고 있다.
ⓒ <무한정보> 홍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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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나 말로만 마음이 통하는 건 아니다. 들리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여기서는 '게이트볼' 하나로 소통하고 정(情)을 나눈다. 바로 예산농아인게이트볼(지회장 이일주, 충남 예산군) 동호회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는 13일 찾아간 예산게이트볼장(예산 벚꽃로 소재)에는 게이트볼과 스틱이 부딪혀 '탕' 하고 울리는 맑은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운다. 삼삼오오 모여 연습을 하는 회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떠나질 않는다. 게이트볼이라는 취미로 인생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기분 좋은 모임이다.

이 동아리는 지난 2013년, 이일주 지회장이 자신과 같은 농아인들에게 일상의 활력소를 만들어주고 싶어 모임을 만들고, 회원을 모집하면서 시작됐다. 벌써 6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장수 동아리다.

처음엔 사회단체보조금을 받아 동아리를 꾸려가다 지금은 충남장애인체육회의 지원을 받고 있다. 수화통역사와 중개통역사 두 명이 항상 동행해 회원들 간의 의사소통도 돕고 있다.

"장애인들은 따로 모임이나 단체를 만들지 않으면 서로 교류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요. 친목도 다지고, 취미도 함께 공유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회원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20명 이내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요. 지금은 15명이고, 5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답니다. 게이트볼 실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어요."

예산농아인게이트볼 동호회원들이 게이트볼을 하고 있다.
 예산농아인게이트볼 동호회원들이 게이트볼을 하고 있다.
ⓒ <무한정보> 홍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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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회원들은 실력향상을 위해 대회도 꾸준히 참가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고 했다.
2016년 10월 청양에서 열린 충남농아인체육대회에서 2위를 기록했고, 지난 5월과 7월에 열린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예산게이트볼연합회 친선경기에선 4강에 올라 3위를 차지했다.

게이트볼 교육을 담당하는 여성구 강사는 "오는 10월 천안에서 열리는 충남농아인체육대회에서 종합 1등을 목표로 다들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지난번에도 2등 하고나서 어찌나 기뻐하시는지 제가 다 뿌듯했습니다"라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다른 팀이나 군과 연계해 여러 경기에도 참여하고 싶고 다양한 활동도 하고 싶은데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아 아쉽다"고 이야기한다.

회원들에게 게이트볼의 장점을 물으니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고 집중력도 늘었어요", "머리를 쓰니까 치매예방이 되는 것 같아 좋아요", "원래는 집에만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밖에도 나오고 사람들과 소통하니까 재활의지가 생겨요"라고 여기저기서 한 마디씩 거든다. 게이트볼의 매력을 설명하는 회원들의 말 속에는 애정과 관심이 가득하다.

문정애 중개통역사는 "장애인도 비장애인들처럼 똑같이 잘할 수 있어요. 개인 의지가 가장 중요하죠. 다른 사람보다 조금 느릴 뿐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비장애인만큼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라며 소박하지만 중요한 바람을 전한다.

모임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예산게이트볼장에서 진행된다. 게이트볼로 마음을 나누는 이 동아리에 함께하고 싶다면 ☎041-335-0664(농아인협회 예산군지회)로 문의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게이트볼, #장애인 동호회, #농아인협회, #예산농아인게이트볼,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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