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시안을 여행하는 여행객이라면 지나쳐 갈 수 없는 곳이 바로 병마용박물관이다.

병마용은 중원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의 무덤을 호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이곳에 세워진 테라코타 병마용만 해도 그 수가 6000에서 8000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병마용박물관 입구
 병마용박물관 입구
ⓒ 강윤경

관련사진보기


이 병마용 유적지는 1974년 시안 외곽 시골 마을에 살던 한 농부가 우물을 파기 위해 땅을 파던 중 도기 조각을 발견해 당국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유적지 발굴과 탐사에 나선 중국 정부는 1976년 제2호갱과 3호갱을 추가로 발굴하게 된다.

병마용박물관 제1호갱 전시실의 전경
 병마용박물관 제1호갱 전시실의 전경
ⓒ 강윤경

관련사진보기


우리에게 병마용의 모습은 옅은 황토빛을 한 무채색의 도기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는 안료를 발라 채색을 덫칠한 입체적 색감의 도기였다고 한다. 발굴 과정에서 햇빛에 노출된 도기의 채색이 금새 바래져 버리자 중국 정부는 추가적인 발굴을 중단하고 오늘날까지 유적지의 보존,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병마용박물관 제1호갱 내부의 병마용. 표정과 자세 하나까지 제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책에서만 보던 병마용을 가까이에서 보니 감회가 새롭다.
 병마용박물관 제1호갱 내부의 병마용. 표정과 자세 하나까지 제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책에서만 보던 병마용을 가까이에서 보니 감회가 새롭다.
ⓒ 강윤경

관련사진보기


여행을 이끌던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에 공개된 1, 2, 3호갱 전시실의 유적지 규모는 땅 아래 매립되어 있는 전체 병마용 유적지 면적의 1/600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2천 년을 훌쩍 넘는 병마용의 역사적 가치도 그렇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그 규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병마용박물관 제3호갱 전시실 내부의 모습. 이곳은 군사 지휘부를 이루는 병용과 마용의 도기들이 매립되어 있는 곳으로 역사적인 가치가 높다.
 병마용박물관 제3호갱 전시실 내부의 모습. 이곳은 군사 지휘부를 이루는 병용과 마용의 도기들이 매립되어 있는 곳으로 역사적인 가치가 높다.
ⓒ 강윤경

관련사진보기


3호갱 전시실은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1호갱 전시실보다 규모가 작고 유물의 개체수도 적지만, 병용의 복식과 유적지의 구조로 볼 때 군사 지휘부의 진영을 본 떠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토대로 진나라 당시의 군 지휘 체계와 갑옷, 무기 등을 연구할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훨씬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병마용은 토기 하나하나의 자세과 표정, 머리 모양 하나까지 같은 것이 하나없이 상이하게 빚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만들기 위해 들인 정성과 시간을 생각하니, 2천 년 전 중원을 호령하던 진시황의 권력과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을지 절로 감탄이 일어난다. 그 기세와 위용이 수 천 년의 시공간을 넘어 여전히 등등하게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진시황은 천하를 통일하고 중앙집권적 왕조 체제의 기틀을 다잡은 중국 최초의 황제이다. 그 엄청난 업적과 무소불위의 권력에 대한 집착이었을까? 그는 불로불사를 꿈꾸며 평생 불로초를 찾아 다닌 것으로도 유명하다.

흥미로운 것은 진시황은 평생 늙지도 죽지도 않는 꿈을 꾸는 동시에, 즉위 원년인 기원전 247년부터 기원전 208년까지 약 40년 간 자신의 무덤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비록 불로불사의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는 스스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중원이니 천하니 권력이니 하는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한 줌 먼지에 지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죽음 그 자체보다 가진 것에 대한 상실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잊혀질 존재의 소멸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어떤 의미에서 이곳은 진시황이 끝내 이루지 못한 불사의 꿈이 얼마나 허망하고 덧없는 것인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존재와 실체가 유유히 살아남은 진정한 불로초의 언덕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태그:#시안여행, #병마용박물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