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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Bros Pizza 1달러 피자가게
 2Bros Pizza 1달러 피자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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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문제, 인종주의

숙소비 한 푼 들이지 않고 이래저래 충분히 뉴욕을 둘러보았다. 첫 배낭여행 당시 캄보디아 씨엠립의 다인실 숙소에서 만난 뉴요커 재미교포 2세 친구 마크를 6년 만에 다시 만나, 그의 환대 덕분에 혼자서는 가지 못했을 뉴욕 맛집들도 경험했다.

"터미널 옆 '두 형제 피자 2 Bros Pizza' 집에서 1달러짜리 피자를 주식으로 삼던 나에게도 20달러짜리 밥을 먹은 날이 오다니. '1달러짜리 밥을 먹을 때가 있으면 20달러짜리 밥을 먹을 때도 있다!' 이게 인생인가 봐요. 마크 씨"

 뉴요커 친구 마크
 뉴요커 친구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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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았고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마크 씨는 맨하탄 중심지에 자리한 건축회사에서 회계 사무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인종주의'야. 노예제 시대와 지금이 과연 다를까? 학교에서는 인종 간의 평등과 화합에 대해서 교육하지만 졸업하면 끝이야. 이탈리아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다들 자기들끼리만 지내. 서로 친구가 되는 경우는 아주 적어. 서로 안 좋아해. 무시하고 질투하고 싫어하지.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야"

 타임스퀘어에서  인형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주며 돈을 버는 사람들
 타임스퀘어에서 인형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주며 돈을 버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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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인종의 용광로' 뉴욕에 살면서도,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슬펐으나, 그건 평생 다양한 인종들과 부딪히며 만들어진 생각이리라.

아시아인 뉴요커로서 마크 씨도 인종적 차별과 편견 속에서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나도 이번 미국 여행 중에 인종적 차별과 불평등을 자주 느꼈다. 그의 말대로 인종차별과 구별은 가까운 현실이고 공존과 화합은 멀리 있는 이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욱 우리는 계속 공존과 평화를 교육하고 실천하고 시도하고 반복해야 하는 게 아닐까.

 소호거리 'Music Inn' 지하 공연장에서 우연히 오픈마이크에 함께했다
 소호거리 'Music Inn' 지하 공연장에서 우연히 오픈마이크에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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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일간의 미국 횡단을 마치며

6월 22일, 뉴욕에서의 다섯 번째 노숙의 밤. 이제 내일 뉴왁(Newark) 공항 노숙만 지나면 34일간의 미국 여행이 끝나고 쿠바로 이동한다.

서부에서 동부로 횡단한 미국은, 거대하고 다양하고 비싸고 빈부격차가 심했다. 그리 새로울 건 없었지만, 미디어와 말로만 보고 듣던 것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었다.

 맨하탄 7번가 길가의 노숙인
 맨하탄 7번가 길가의 노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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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밤에 욕을 하던 무서운 홈리스들, 요세미티의 새벽에 캠프장 순번을 기다리던 젊은 군인들, 로스앤젤레스 베니스 해변의 히피 버스커들, 아리조나 사막에서 나를 구출해준 은인들, 연착되는 완행버스를 함께 기다리던 가난한 사람들, 이지라이더 미즈키와 배낭여행자들, 뉴욕 터미널에서 쪽잠을 자며 서로를 지켜 주던 노숙인들, 그 사람들을 기억한다.

지구 최고 부자 나라, 최강대국, 이름도 아름다운 '미'자가 붙은 미국. 지구 위에서 제일 분주하고 비싸고 번쩍대는 뉴욕, 타임스퀘어, 이곳에서 밑바닥 인생들은 더욱 궁핍해 보인다.

 마지막 날 센트럴 파크에서
 마지막 날 센트럴 파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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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빌딩과 호텔에도, 홈리스가 깔고 덮은 박스와 담요 위에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뜰 것이다. 빈부격차와 인종 문제, '현실'이라는 슬픔과 고통의 벽은 거대하지만 내가 만난 미국에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미국이, 세계가, 더욱 나은 길을 향해 나아가기를, 이곳 뉴욕 터미널 밑바닥 동료들과 함께 바라본다.

 내가 그린 미국 지도 횡단 경로를 표시했다
 내가 그린 미국 지도 횡단 경로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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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달동네 생활영화인 늘샘. 남쪽 바다 미륵섬에서 자라, 지리산 골짜기 간디학교에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인디스페이스, 늘장, 로드스꼴라, 청년활동지원센터에서 활동. 영화를 만들고, 글을 쓰고, 노래합니다. 인디언식(式) 이름은 '땅을 치고 춤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