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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참가자가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집회 참가자가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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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5시, 경복궁 인근 서울역사박물관 앞 도로에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주최하는 '5차 성폭력·성차별 끝장집회'가 열렸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의 1심 무죄 판결을 규탄하는 이번 집회엔 2만 명 이상(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돕고 있는 오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의 발언을 시작으로, 김지은씨의 입장문 대독과 권김현영 연구가, 최영미 시인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 받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어야 할까? 라는 생각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위력은 있지만 위력은 아니다. 거절은 했지만 유죄는 아니다. 원치 않는 성관계는 있었으나 성폭력은 아니다. 합의하지 않은 관계이나 강간은 아니다. 그때는 미안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뭐가 아니라는 것인가요?"

김지은씨의 변호를 맡았던 정혜선 변호사가 김지은씨의 발언문을 대독했다. 김씨는 발언문을 통해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오늘 함께 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바로 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 내겠습니다. 여러분 도와주세요."

대독이 끝나자 집회 참가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관련 기사 : [전문] 김지은씨 법원 작심 비판 "왜 안희정에게 안 묻나").

"재판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피해자만을 의심했다"

안희정 무죄 규탄 대규모 집회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1심 무죄 선고에 항의하는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시민들이 18일 오후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 안희정 무죄 규탄 대규모 집회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1심 무죄 선고에 항의하는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시민들이 18일 오후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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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가 무대에 올랐다. 권김현영씨는 "114페이지의 판결문을 다 읽어봤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피해자만을 의심했다"라면서 무죄 판결을 규탄했다.

권김현영씨는 "재판부는 성폭행 다음날 와인바에 갔다고 피해자를 의심했다. 와인바에 안희정괴 피해자 둘만 있었나? 통역하는 부부가 있었다. 피해자가 통역자 부부에게 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증언은 아무 설명 없이 탄핵됐다"라며 재판부가 김지은씨를 두고 피해자답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안희정 지사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고은 시인으로부터 10억의 손배소를 당한 최영미 시인도 참여했다.
 이날 집회에는 고은 시인으로부터 10억의 손배소를 당한 최영미 시인도 참여했다.
ⓒ 이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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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폭로 이후 고은 시인에게 1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도 발언에 나섰다. 최영미씨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진술을 번복한 적이 없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합의의 여부다. 안희정은 처음에 보좌관을 시켜 합의였다고 발표해놓고 자신의 SNS에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라고 번복했다. 그래놓고 법정에서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억지로 진술 만들어냈다. 두 번이나 진술을 번복한 안희정을 어떻게 믿느냐."

집회 참가자들은 "안희정은 유죄다" "김기덕도 유죄다" "이윤택도 유죄다" "고은도 유죄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안희정 무죄' 판결, 여성들의 분노에 불을 당겼다"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광화문, 경복궁을 거쳐 오후 7시 30분께 서울역사발물관 인근으로 돌아왔다.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광화문, 경복궁을 거쳐 오후 7시 30분께 서울역사발물관 인근으로 돌아왔다.
ⓒ 이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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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석한 장아무개씨(67)는 "쭉 이 문제에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라면서 집회 참가 이유를 밝혔다. 안희정 전 지사의 무죄판결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말도 안 되는 판결을 해서 우리가 여기 모여서 집단적 문제제기를 할 수 있게 됐다"라면서 앞으로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족 단위로 참가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박성수(39)씨는 6살, 8살 아들의 손을 잡고 현장을 찾았다. 박씨는 "집회를 위해 충북 괴산에서 왔다. 2016년 촛불집회 이후 2년 만인데, 이번 무죄 판결이 당시 국정농단 만큼이나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올라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아내 박아무개씨(37)는 "사법부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행진을 마친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행진을 마친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 이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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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후 6시 20분께 집회 참가자들의 행진이 시작됐다. 행진 대오는 광화문, 경복궁을 거쳐 오후 7시 30분께 서울역사발물관 인근으로 돌아왔다. 주최 측은 '강간문화' '피해자다움' '성폭력에 대한 통념' 등이 적힌 30m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여성 래퍼 최삼씨의 공연과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은 "예상은 했지만 정말 많은 시민이 참가해주셨다. 판견이 있었던 당일 법원 앞에서 아무런 예고 없이 열린 집회에도 500명 이상이 참석했었다"라며 "25일에 예정돼 있던 성차별 끝장집회를 오늘로 당겨 진행한다고 온라인 상에 밝혔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꼭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판결이 여성들의 분노에 불을 당긴 것이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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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과 언론을 공부하는 여성 청년. 페미니즘, 노동, 철거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읽고 쓰는 삶을 지향합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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