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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에 출연해 인터뷰를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에 출연해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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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여의도·용산 재개발 발언 이후 서울 부동산의 앙등(가격 상승) 조짐과 관련해 "서울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10%까지 올리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강북구 삼양동의 한 옥탑방에 한 달 가까이 머물고 있는 박 시장은 17일 오후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에 출연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재임 7년간 13만 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했고, 6.15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며 향후 4년간 24만 호의 추가 공급을 공약했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전체 주택 중 공공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10%에 이르러 OECD 평균(9%)을 상회하게 된다는 계산이다.

박 시장은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서울에서 집을 살 수 없는 신혼부부들 대다수에게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공공임대주택 10%만 달성해도 (부동산) 시장에 분명히 영향을 준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내가 그래서 '서울의 어느 곳으로도 이사 다니지 말고 가만히 계시라, 다 좋아진다'고 말하고 다닌다"라며 "지금 일시적으로 가격이 좀 올랐지만, 투기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서울과 타 시·도와의 격차에 대해서는 "지방 없는 서울, 농촌 없는 도시가 있을 수 없다"라면서 ▲ 서울 안국동의 '상생 가게' 오픈 ▲ 은퇴자들을 위한 귀농 훈련 지원 ▲ 농촌 특산물 판매를 위한 서울시 광장 개방 등의 방안을 내놨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이런 사건을 판단할 때는 (판사의) 감수성이 굉장히 중요하고, 피해자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업무상 위력'의 객관적인 기준이 분명히 있지만 주관적 상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는 (판사가) 비판받을 대목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관련 기사 : 박원순 "안희정에 무죄 내린 판사, 비판받을 대목 있어").

19일 오후 종로구 가회동 공관으로 복귀하면서 내놓을 '강남북 균형 발전 방안'과 관련해서 그는 강북구에 핀란드식 '방과후 예술학교'와 시립 거점 도서관을 짓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오마이TV는 19일 발표 현장도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박 시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옥탑방 생활 시작할 때는 엄청난 폭염에 시달렸는데 정리하려니까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졌다.
"지금 날씨는 거의 시베리아 기온인데? 내가 처음 오던 날(7월 22일) 방바닥 온도가 51℃였다. 하나님이 나에게 시련을 주시는구나 생각했는데, 고난의 시기가 거의 끝나간다."

- 옥탑방에 온 걸 '쇼'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었는데, 억울하거나 속상하지 않았나?
"전혀 그러지 않다. 오히려 그렇게 말들을 많이 해준 것이 논쟁이 돼서 국민들의 관심을 더 끌게 됐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여기 와서 한 번 살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잠 제대로 못 자서 히스테리가 생기거나 며칠 안 돼서 도망갈 거다."

"'옥탑방 쇼'라고 말해준 사람들 덕에 국민 관심 더 끌게 돼"

지난 17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마이뉴스> '박정호의 핫스팟'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인터뷰는 박 시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시 강북구 삼양동의 한 옥탑방서 진행됐다.
 지난 17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마이뉴스> '박정호의 핫스팟'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인터뷰는 박 시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시 강북구 삼양동의 한 옥탑방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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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25개구를 1개월씩 돌면서 생활하는 것은 어떻냐"는 반응이 있다.
"(농담조로) 나 보고 죽으라는 얘기냐? 하하하. 다 가면 좋겠지만, 서울시장의 직무가 너무 엄중하다. 구청장들이 있는데, 내가 그 역할까지 하면 안 되지 않나? 특별히 오늘 생방송 중에 신청을 하면 꼭 필요한 (사람이 있는) 곳에 찾아가도록 하겠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드리는 특별 서비스다."

-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통합 개발 방안 발표로 인해 서울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살 집을 만들어드리는 것이지, 투기를 용납하는 것이 아니다. 그 부분은 국토부와 합동 단속하고 자금 출처도 추적하고 있다.

다만, 서울이 기본적으로 (공급이) 제한돼 있다 보니 공급을 많이 해야 한다. 특별히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만들어드리려고 한다. 내가 처음 시장에 취임할 때 8만 호 정도의 임대주택이 서울에 있었는데, 지난 7년간 13만 호를 더 공급했다. 3선에 도전하면서 24만 호를 더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대로 가면, 전체 서울의 주택 중에서 공공임대주택이 10%를 차지하게 된다. OECD 평균(9%)을 상회하게 된다.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위한 주택 만들어내느라고 엄청나게 바쁘다. 서울에 매물로 나온 '빈 집'도 2만 호 정도 되는데, 시가 이것을 적극적으로 매입해서 청년임대주택으로 제공하면 청년 주거 문제와 도시재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강남 가로수길, 용산 경리단길, 성동 수제화특구, 마포 연트럴파크에 서촌까지... 서울의 숨어있는 명소들이 살아나고 있다. 노원구는 경의선 철로가 선형 공원으로 바뀌며 주민들 삶의 질이 확 바뀌었다. 중랑천 수변공원도 중앙정부 투자심사가 진행 중인데, 동부간선도로가 지하화된다. 내가 그래서 '서울의 어느 곳으로도 이사 다니지 말고 가만히 계시라, 다 좋아진다'고 말하고 다닌다.

어쨌든 지금 일시적으로 가격이 좀 올랐지만, 투기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 국토부와 엇박자는 없다는 뜻인가?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조절해서 가려고 한다."

"3선 되기 전에는 서울에만 몰두, 이젠 지역에도 제대로 투자하겠다"

- 박 시장이 개발 얘기를 할 때마다 서울의 가치가 올라가니 집을 가진 시민들은 좋아하지만, 무주택 서울시민이나 타 시·도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이면서 지역균형발전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 행정가 아닌가?
"3선 시장이 되기 전까지는 서울에만 몰두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방 없는 서울, 농촌 없는 도시가 있을 수 없다. 이제부터는 지역과 농촌에도 제대로 투자하겠다고 결심했다.

예컨대, 농촌 특산물을 제대로 팔아주기 위해 서울시의 광장들을 (장터로) 개방하려고 한다. 안국동 사거리에는 '상생 가게'를 열려고 한다. 서울에 21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준비 중이다. 각 지역의 땅을 주면, 서울시 투자로 농장을 만들어서 이들의 귀농 훈련을 제대로 시켜드리려고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북구 삼양로의 한 주택에서 '해뜨는집' 집수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도배작업을 하고 있다.
▲ 도배풀 바르는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북구 삼양로의 한 주택에서 '해뜨는집' 집수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도배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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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방안이 집 없는 서울시민들의 상실감을 채워줄 지는 모르겠다.
"4년간 공공임대주택 24만 호 추가공급이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서울에서 집을 살 수 없는 신혼부부들 대다수에게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공공임대주택 10%만 달성해도 시장에 분명히 (집값 안정의) 영향을 준다. 싱가포르와 오스트리아 빈의 공공임대주택 비중이 각각 90%, 70%다. 우선 '집은 국가가 준다'는 철학을 밀고가야 한다. 나는 더 이상 시장을 할 수 없지만, 나 같은 사람이 시장으로 계속 집권하면 언젠가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 다른 당보다는 아직 높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지방선거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걸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옥탑방에서 살아보니 민생 문제가 정말 심각하더라. 우리(정치인들)가 현장에 좀 더 와봐야 한다. 현장이 중요하다. 앞으로 당선될 여당의 새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여의도에만 있지 않았으면 한다. 현장에서 길어 올리는 정책이야말로 시민들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무너지는 서울의 100만 자영업자를 생각해서 내가 고안해낸 게 '서울페이'다."

옥탑방 생활 마친 뒤에는 지리산 종주 계획

- 19일 삼양동 옥탑방을 떠나면서 주민들을 위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최근에 경전철도 생기고, 북한산 국립공원과도 가까운 입지조건이 있는 곳이다. 시청까지 30분이면 갈 정도로 대중교통도 좋다. 다만, 도로가 취약한데 이번에 온 김에 전부 포장을 제대로 해주려고 한다. 부족한 주차장 문제는 공유차량으로 해결해보려고 한다. 교육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핀란드에 있는 '방과후 예술학교'와 시립 거점 도서관도 하나씩 지어드리려고 한다. (발표하기 전에) 방송에 먼저 나가면 안 되는데... 하하."

- 옥탑방 생활을 마친 후의 계획은?
"내 체력을 시험해볼 겸 지리산 종주를 생각하고 있다. 백두대간 종주라면 두 달 정도 잡아야 하지만, 지리산은 1박 2일 또는 2박 3일이면 충분하다. 휴가는 그 이후에 가려고 한다."


태그:#박원순, #옥탑방, #서울시장, #공공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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