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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분홍빛 배롱나무 꽃이 활짝 핀 화엄사. 절집 풍경을 더 화사하게, 요염하게 만들어준다. 지난 8월 15일이다.
 진분홍빛 배롱나무 꽃이 활짝 핀 화엄사. 절집 풍경을 더 화사하게, 요염하게 만들어준다. 지난 8월 1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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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지나고, 말복도 지났다. 처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달라진 바람결에서 무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였음을 실감한다. 한낮의 무더위를 피하면서 아름다운 여름꽃밭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간다. 감미로운 음악까지 감상할 수 있는 절집이다. 지금 진분홍색의 배롱나무 꽃도 활짝 피어 더 아름다운 절집, 지리산 자락의 구례 화엄사다.

화엄사는 사철 아무 때라도 좋은 절집이다. 지금 가면 더 좋다. 평소와 달리 색다른 볼거리가 있다. 화엄사 입구에서 드넓은 꽃밭을 만날 수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소확행 꽃밭'으로 이름 붙여져 있다. 화엄사 입구에서 천은사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있다.

 보랏빛 부처꽃이 활짝 핀 소확행 꽃밭단지. 화염사 여행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지난 8월 15일 풍경이다.
 보랏빛 부처꽃이 활짝 핀 소확행 꽃밭단지. 화염사 여행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지난 8월 15일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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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노랑의 황화코스모스가 활짝 핀 소확행 꽃밭. 지리산 화엄사 입구 삼거리에 있다. 지난 8월 15일 풍경이다.
 진노랑의 황화코스모스가 활짝 핀 소확행 꽃밭. 지리산 화엄사 입구 삼거리에 있다. 지난 8월 15일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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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야성미를 꽃말로 지닌 노란 황화코스모스가 지천이다. 사랑의 슬픔을 꽃말로 지닌 보랏빛 부처꽃도 활짝 피어 있다. 더위에 지친 눈과 마음을 화사하게 바꿔주는 꽃밭이다. 꽃밭의 면적은 1만3000㎡. 올해 처음 선보였다.

야생화박사로 통하는 정연권 전 구례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제안을 했다. 구례군과 화엄사, 마산면지역발전위원회가 힘을 합쳐 만들었다.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에 꽃씨를 뿌리고, 주민들이 손수 가꿨다.

매달 셋째주 금요일에는 산사음악회도 열린다. '심쿵, 산사에서 만나는 작은 음악회'를 주제로 칠월칠석인 17일 밤에는 7시30분부터 시작된다. 화엄사합창단 지휘자인 성악가 유환상 씨를 비롯 비올라·색소폰·피아노 연주를 한다. 가야금병창도 준비된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산사에서의 아름다운 여름밤을 선사한다.

여름밤에 절집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묘미를 안겨준다. 화엄사는 여행객들을 위해 밤 10시까지 절집을 개방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 한낮의 열기를 피해 절집을 찾고 싶은 여행객들을 위한 배려다. 밤에 찾는 산사가 더욱 고즈넉하게 다가온다. 살아 숨쉬는 우리 문화재의 향기도 낮보다 더 진하게 느껴진다.

 화엄사를 밝혀주는 진분홍 배롱나무 꽃. 지금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화엄사를 밝혀주는 진분홍 배롱나무 꽃. 지금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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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엄사의 중심 영역. 각황전 앞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석등과 대웅전이 왼편에 자리하고, 동오층석탑과 서오층석탑이 나란히 보인다.
 화엄사의 중심 영역. 각황전 앞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석등과 대웅전이 왼편에 자리하고, 동오층석탑과 서오층석탑이 나란히 보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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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는 백제 성왕 때(544년) 연기조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화엄경'에서 두 글자를 따 이름 지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의 본사이다. 보통 절집은 하나의 중심법당을 갖고 있지만, 화엄사는 대웅전과 각황전이라는 두 개의 중심법당을 갖고 있다.

화엄사에는 국보, 보물 등 문화재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으면서도 가장 큰 목조건물인 각황전이 국보 제67호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각황전 앞 석등은 국보 제12호, 사사자 삼층석탑은 국보 제35호로 지정돼 있다. 동오층석탑과 서오층석탑, 대웅전, 원통전 앞 사자탑은 보물이다.

화엄사 여행은 보제루를 눈여겨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중생을 두루 살핀다는 뜻을 지닌 누각으로, 법회를 진행하는 곳이다. 일반적인 누각과 달리 1층이 막혀 있다. 누각 아래로 들어가지 못하고, 오른편으로 돌아가게 돼 있다. 누각의 기둥과 형태도 삐뚤삐뚤 자연미가 살아 있다. 단청을 하지 않아 고색창연한 멋도 지니고 있다.

보제루를 오른편으로 돌아가면 대웅전과 각황전이 자리하고 있는 화엄사의 중심 영역을 만난다. 대웅전을 돋보이게 하려는 건축학적인 배려가 담겨 있다. 화엄사의 중심 영역에 들어서면 각황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인지상정. 하지만 보제루를 돌아가면 각황전보다 작은 대웅전을 앞에, 큰 각황전이 뒤에 보인다. 원근감을 살려 두 건물의 크기가 비슷하게 보이도록 했다. 보제루는 1636년에 지어져 400년 가까이 된 전각이다.

 누하진입을 못하도록 돼 있는 화엄사 보제루의 기둥. 삐뚤삐뚤한 게 눈길을 더 끈다. 자연미가 살아있다.
 누하진입을 못하도록 돼 있는 화엄사 보제루의 기둥. 삐뚤삐뚤한 게 눈길을 더 끈다. 자연미가 살아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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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제루의 마루에 앉아서 지리산과 화엄사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여행객들. 여기서보면 지리산이 품은 절집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보제루의 마루에 앉아서 지리산과 화엄사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여행객들. 여기서보면 지리산이 품은 절집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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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영역에 들어서면 높은 석단으로 둘러싸인 마당에 동오층석탑과 서오층석탑이 서 있다. 석단 위로 대웅전과 각황전, 원통전, 명부전이 지리산의 높은 봉우리들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보제루 마루에 걸터앉아 차분히 바라보면 더 멋스럽다.

각황전은 우리나라에 전해오는 불전 가운데 가장 큰 전각이다. 목조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 됐다. 지금 일본식 풍경을 떼어내고, 우리 전통의 풍경을 단다고 풍경 불사를 하고 있다. 안전용 가림막이 설치돼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데는 지장이 없다. 국보로 지정돼 있는 괘불탱화도 각황전 안에 모셔져 있다.

화엄사 대웅전도 색다르다. 보통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지만, 여기는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있다. 밤에 보는 예불도 더 편안하게 다가온다. 보제루와 함께 1636년에 지어진, 화엄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해질 무렵 구층암 풍경. 삐뚤삐뚤한 모과나무 기둥이 눈길을 끈다. 화엄사에서 200미터 떨어진 암자다.
 해질 무렵 구층암 풍경. 삐뚤삐뚤한 모과나무 기둥이 눈길을 끈다. 화엄사에서 200미터 떨어진 암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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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속 절집은 다람쥐들의 놀이터다. 담장 위에 앉아서 두리번거리는 다람쥐가 귀엽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배경으로 나온 천은사에서 만났다.
 산속 절집은 다람쥐들의 놀이터다. 담장 위에 앉아서 두리번거리는 다람쥐가 귀엽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배경으로 나온 천은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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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 인근에 가볼만한 데도 많다. 화엄사에 딸린 암자 구층암과 연기암이 가깝다. 화엄사에서 200여m 떨어진 구층암은 요사채의 울퉁불퉁한 모과나무 기둥을 그대로 받쳐 놓았다. 삼층석탑도 복원하지 않고 듬성듬성 쌓아놓았다. 연기암은 섬진강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암자로 오가는 길에 만나는 시원한 화엄사계곡에서 잠깐 발을 담그는 것도 즐겁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으로 나온 천은사도 들러볼만하다. 드라마에서 고신애 역을 맡은 김태리의 부모 위패가 모셔진 곳이 천은사의 극락보전이다. 물맞이 폭포로 널리 알려진 수락폭포는 가까운 산동면에 있다.

 지리산 천은사 극락보전 전경.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으로 나온 곳이다. 화엄사에서 가깝다.
 지리산 천은사 극락보전 전경.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으로 나온 곳이다. 화엄사에서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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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