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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홍성 청양 주민들이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 백지화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예산 홍성 청양 주민들이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 백지화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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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서부내륙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서를 지난 2일 반려했다. 지난 1월에 이어 서부내륙고속도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가 또다시 반려된 것이다.

이에 대해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주변에 살고 있는 예산·홍성 주민들은 환경부가 주민들의 민원을 적극 반영했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환경부는 고속도로 노선 주변의 주민피해와 생태계 파괴 문제 등을 이유로 서부내륙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보완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내륙고속도로는 민가가 밀집된 예산군 오가면 구릉지를 무차별 통과하고, 예당저수지가 있는 대흥면 슬로시티를 관통하도록 설계되었다. 게다가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의 경우 과거 무연탄 광산이 있던 천태산의 수직갱도를 그대로 통과해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기도 했다. 주민들은 공사 과정에서 갱도가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서부내륙고속도로의 노선은 주민의 안전이나 생활환경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설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가 태생도 전에 '민원유발 고속도로'라는 오명을 쓴 것도 그 때문이다.

서부내륙고속도로가 예정된 노선 주변에 살고 있는 충남 예산·홍성·청양주민들은 환경부의 환경영평가서 반려조치를 환영하고 나섰다. 피해 당사자인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환경영향평가서 반려 조치가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예산·홍성 주민들은 "피해가 뻔히 예상되는 서부내륙고속도로의 노선을 이해할 수 없다"며 수년째 반대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주민들은 16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서 반려 조치를 적극 환영 한다"며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 8월 2일 서부내륙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반려 처분이 내려졌다"며 "우리 주민들은 환경부의 이 같은 조치를 적극 환영 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또 "환경부의 반려 조치로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이 명분이 없는 사업이라는 것이 입증이 되었다"며 "서부내륙고속도로는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민자 유치의 개발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상식을 벗어난 최악의 노선으로 개발독재와 토건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국토부와 포스코건설 측에 명분 없는 개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윤중섭 씨는 "서부내륙고속도로가 그대로 추진될 경우 오가면 신석리는 교통섬이 발생 한다"며 "이곳은 그렇지 않아도 장항선과 대전 당진간 고속도로가 지나간다. 주민들에 대한 이주 대책까지 요구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된다고 교통정체 풀릴까?

한편, 서부내륙고속도로의 경우 도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진행됐다. 민의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이 추진된 배경 중 하나는 서해대교 부근의 상습적인 정체현상 때문이다. 주말이나 명절이면 서해대교 부근에 교통량이 폭증해 추가 도로가 필요하다는 논리에 따라 고속도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부내륙고속도로가 건설될 경우 5만대 가량의 차량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명절이나 휴가철에 수십 만 대가 한꺼번에 서해안 고속도로로 몰리는 현상을 감안하면 분산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08년에 착공해 2013년에 완공한 평택시흥간고속도로(별칭 제2서해안고속도로)의 경우에도 서해안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됐다. 하지만 해당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에도 서해안고속도로는 명절이나 주말, 휴가 기간 등 차량 통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여전히 상습적인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현실을 개선하지 않은 상태로 고속도로를 건설할 경우 교통량 감소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어느 정도 입증된 것이다. 게다가 서부내륙고속도로 또한 평택시흥간고속도로와 마찬가지로 민자고속도로다.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민간 자본의 개발 논리에 의해 무분별하게 고속도로를 건설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주변에 살고 있는 권혁종(예산·오가) 주민대책위원장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민자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그:#서부내륙고속도로 , #민원 유발 , #예산홍성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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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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