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경기 15승 10패 승률 0.600. 현재 넥센 히어로즈의 후반기 성적이다. 지금으로선 이들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 경기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창단 후 최다 연승 기록까지 갈아치웠고, 이 기록은 아직 진행 중이다.

넥센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를 3-2 승리로 장식하며 삼성을 제치고 후반기 승률 1위에 올라섰다. 후반기 팀 타율 0.334(1위), 팀 평균자책점 5.18(4위)로 투-타 밸런스도 꽤 안정적인 모습이다.

11연승 전까지 후반기 넥센의 성적은 14경기 4승 10패로, 5위 수성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여기에 롯데, 삼성 등 중하위권 팀들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5위 경쟁은 혼전 양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넥센이 연승을 달리면서 5위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LG의 4위 자리까지 탈환했다.

더 무서워진 타선, 주축 타자들을 중심으로 깨어났다

박병호 '안타다!'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넥센 박병호가 안타를 쳐내고 있다. 2018.6.19

▲ 박병호 '안타다!'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넥센 박병호가 안타를 쳐내고 있다. 2018.6.19 ⓒ 연합뉴스


지금과 같은 호성적에 있어서 타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은 사실이다. 주축 타자들의 활약을 중심으로 타자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최상의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던 시즌 초반과 달리 부상에서 돌아온 서건창이 팀에 가세하면서 타선이 완전체에 가까워졌다.

그 중심이 된 것은 후반기에만 14개의 홈런을 몰아친 박병호다. 부상으로 한 달간 경기에 나설 수 없었으나 복귀 이후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후반기 들어 절정에 달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타석 당 홈런 0.088개로 리그 1위다. 힘, 기술도 대단하지만 실투를 절대 놓치지 않는 타자 중 한 명이 박병호다.

박병호와 함께 연승에 앞장선 또 한 명의 타자, 이정후다. 이정후는 팀이 11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55타수 30안타 타율 0.545로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특히 실투가 아니더라도 기술적인 타격으로 많은 안타를 생산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한동안 타율 선두를 달리던 양의지(두산)를 끌어내리고 타율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덩달아 다른 타자들까지 살아났다. 11연승 기간만 놓고 보면, 주효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타자들이 0.300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송성문, 김재현, 김혜성 등 대부분의 타자들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넥센에서 볼 수 없었던 '뉴페이스'다. 팀의 미래를 봤을 때도 이러한 현상은 매우 긍정적이다.

단기전 경험이 적다는 게 포스트시즌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일단 팀의 미래를 이끌 야수들을 찾은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선두' 두산의 화수분 야구도 하루이틀 만에 가능했던 게 아니다. 한 시즌 성적 그 이상으로 의미있는 성과다.

악재 속에서도 버티는 마운드의 힘... 3위 탈환도 가능해

넥센 최원태의 힘찬 역투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넥센 선발 최원태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8.6.12

▲ 넥센 최원태의 힘찬 역투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넥센 선발 최원태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8.6.12 ⓒ 연합뉴스


리그에서 선발 야구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가 넥센이다. 외국인 투수 브리검과 로저스에 이어 내국인 투수 최원태-한현희-신재영까지 비교적 쉽게 5선발이 완성됐다. 일각에서는 넥센을 올 시즌 다크호스로 꼽기도 했다. 그만큼 시즌 전부터 넥센 마운드에 대한 기대가 컸다.

기대와 달리 넥센 마운드는 여러 악재를 맞이해야만 했다. 마무리 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일로 전력에서 완전히 이탈했고, 로저스는 부상으로 시즌을 끝까지 소화할 수 없었다. 지난주에는 조상우의 자리를 메우던 김상수마저 내전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럼에도 잘 버텼다. 선발진에서는 득점 지원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브리검은 등판할 때마다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고, '에이스' 최원태는 벌써 13승을 달성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해커도 최근 3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해 우려를 불식시켰다.

불펜에서는 김성민, 이승호, 오주원 등 좌완 투수들의 호투가 빛났다. 이보근, 하영민, 김동준 등 우완 투수들이 조금만 분발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이 약하다면 불펜이 떠 안아야 하는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넥센의 상황을 본다면 그런 걱정까진 안 해도 된다.

넥센은 3위 한화와 3경기 차까지 간격을 좁혔다. 투-타 모두 후반기 들어 한화의 흐름이 주춤하기 때문에 넥센의 잔여 경기가 적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3위 탈환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2017년 후반기 돌풍의 중심에 롯데 자이언츠가 있었다면 2018년 후반기 현재 돌풍의 중심에 서 있는 팀, 바로 넥센 히어로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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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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