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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석 달, 북미 정상 간 6.12 싱가포르 합의 이후 두 달이 지났습니다. 아직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체제 수립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는 시작되지 않았으나 남북 교류가 확대됐고 북미 양국도 계속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 간에는 스포츠 단일팀, 남북 농구대회 등 민간 교류는 물론, 휴전선 상호 군축을 위한 군사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등 진전이 있었습니다. 9월 제 3차 남북정상회담도 예정되어 종전 선언 및 북미 협상 조율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불신과 불만을 표출하는 언론도 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가 대표적입니다. 꾸준히 군사적 압박 및 대북 제재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한 이들 방송사가 개선 중인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특수한 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수준 미달의 '북한 가십 보도'로 근거 없는 불신과 공포를 조장하는 겁니다. 지난 7월 한 달간(7/3~8/7) '김정은 파파라치', '북한 근황', '종북 몰이' 등 TV조선‧채널A의 다양한 '북한 가십 보도' 양태를 살펴봤습니다.

북한 관련 가십성 보도 가장 많이 한 곳은 TV조선

 △ 7/3~8/7 프로그램별 전체 방송시간 대비 북한 관련 가십성 보도 시간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 7/3~8/7 프로그램별 전체 방송시간 대비 북한 관련 가십성 보도 시간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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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은 7월 3일부터 8월 7일까지 총 36일 간 TV조선‧채널A‧MBN의 주요 보도‧시사프로그램(MBN <뉴스와이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정치데스크>‧<뉴스TOP10>)의 북한 가십 보도 및 대담을 모니터했습니다. 해당 기간 내 북한 관련 이슈들 가운데 △북미회담 이후 추가 접촉 및 회담 △북한 내부의 정치 상황 △한반도 안보 관련 사안(훈련, 무기 배치 등) △남북간 교류 사업 △대북제재 관련 내용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논란은 가십성 이슈가 아니라고 판단해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분석에 포함된 보도 및 대담은 △ '김정은 파파라치 방송', 즉 김정은 위원장 행보를 시시콜콜 보도하는 사례 △한반도 정세와 관련 없는 북한 사회의 여러 평범한 일상을 담은 '근황 보도' 사례, △남측 일부 시민의 일탈에 기반한 '종북몰이 보도'입니다. 이외 영화 '공작'을 모티브로 '스파이 흑금성'을 조명한 방송,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김정은과 친구 되고파" 발언을 집중 보도한 TV조선 사례는 '기타'로 분류했습니다.

MBN은 북한 관련 가십성 이슈를 전혀 방송하지 않았습니다. MBN이 북한 관련 보도를 최소화했고, 해당 내용 역시 주요 이슈에 국한했기 때문입니다. MBN <뉴스와이드>가 다룬 북한 관련 이슈는 '남북 통일 농구 교류대회', '폼페이오의 3차 방북', '북미 정상 기싸움',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논란', '민화협 통일 관련 사업 소개' 뿐이었습니다.

반면 TV조선과 채널A는 북한 가십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정치다>의 경우 '북한 가십 보도'의 전체 방송 시간 대비 비중이 11.8%에 이릅니다. 통상적으로 방송 시간이 매회 1시간 정도임을 감안하면, 매회 10분 이상을 '북한 가십'에 썼다는 의미입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는 4.2%로 비교적 적었으나 채널A <뉴스TOP10>은 9.1%로 TV조선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김정은 행보'에서는 TV조선 <이것이정치다>가 총 108분(5.5%)로 가장 두드러졌고 '북한 근황'은 채널A <뉴스TOP10>이 152분(6.9%)로 가장 많았습니다. 방송사별로 특징이 달랐던 겁니다. '종북몰이'의 경우 채널A는 아예 사례가 없었고 TV조선만 총 41분(2.1%) 방송했습니다. '종북몰이'까지 방송한 TV조선이 '북한 가십'에 가장 충실한 방송사라 할 수 있습니다.

TV조선‧채널A는 김정은 선전매체? 
 △ 7/3~8/7 ‘김정은 행보’ 관련 보도 대담 제목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 7/3~8/7 ‘김정은 행보’ 관련 보도 대담 제목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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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살펴볼 TV조선‧채널A의 '북한 가십'은 '김정은 파파라치 보도'입니다. TV조선은 7월 한 달 간 마치 극성팬이라도 되는 양, 김정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시콜콜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 회담 이후 남북미 간 교류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북한 각지를 시찰하며 민심을 살폈는데요.

대담 및 보도의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TV조선‧채널A는 김 위원장 행보에 불필요한 집착을 보였고 이는 조선중앙TV를 방불케 했습니다. 시청자로서는 김 위원장의 행보를 보도한다는 기본적인 언론의 역할을 넘어, 북한을 조롱하거나 또는 김 위원장을 선전한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TV조선‧채널A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찰한 신의주화학섬유공장, 신의주화장품공장, 삼지연 감자밭, 어랑촌 수력발전소, 황금평 경제특구를 모두 조명하며 무의미한 보도 및 대담을 남발했습니다.

 김정은 엉덩이에 흙먼지 묻은 상황까지 전달하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3)
 김정은 엉덩이에 흙먼지 묻은 상황까지 전달하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3)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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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이 보도하고자 하는 게 도대체 뭘까

이러한 '김정은 행보 보도'의 비중이 과도하기는 하지만 TV조선‧채널A가 객관적 시각과 한반도 정세라는 본질적 관점을 유지했다면 그나마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두 방송사가 철저히 '김정은 가십'에 몰두했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3)의 <애민(愛民)인가, 쇼인가>입니다.

TV조선은 7월 2일 김 위원장의 신의주화학섬유공장 시찰을 보도하면서 '바지에 흙먼지가 묻었다'는 부분에 상당히 집착했습니다.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은 "저 장면은 충분히 편집이 된 뒤에 나간 장면인 만큼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된 장면", "해당 공장에서 의자를 제공해 줬음에도 김 위원장이 흙바닥에 앉았다"고 지작했습니다.

화면에는 흙바닥에 앉는 김 위원장의 영상이 반복 노출됐습니다. 윤정호 앵커 역시 "지난번에 남북정상회담 할 때, 판문점에서 소독한 펜 같은 것도 안 쓰고 김여정이 갖다 준 거 썼거든요. 그렇게 굉장히 깔끔하게 몇 번을 경호원들이 가서 하고 그랬다는데. 저렇게 앉는 거 보니까 이상하네요"라고 맞장구쳤습니다.

'김정은 행보'를 지나치게 많이 보도하는 TV조선의 의도가 무조건적인 '김정은 비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김정은의 흙묻은 바지'와 그 장면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다보니 이것이 비난인지, 선전인지 구별이 어려운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

진행자의 '숙청 카더라'를 패널이 말렸다

놀랍게도 황당한 대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윤정호 앵커는 "지난번에 자라 공장 시찰 이후에 핵심 간부가 숙청이 됐다. 그런 걸 태영호 공사도 증언하고 그랬었는데 이번도 비슷하지 않을까요?"라며 이번엔 김 위원장의 북한의 자라 공장 시찰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이에 오히려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이 "태영호 공사도 들었던 이야기라고 이야기했고. 어쨌든 자라 공장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고 저렇게 질책을 했고 본인이 질책하는 장면도 있지만 그것을 처형했다는 것까지는 확인 안 된 이야기입니다"라고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도 했습니다. TV조선 진행자가 확인되지도 않은 '자라 공장 숙청'을 근거로 '화학섬유공장 숙청'까지 나아가려 하자 패널이 제지한 우스꽝스러운 장면입니다.

광고에 가까운 '북한 근황' 보도

 △ 7/3~8/7 북한 근황 관련 보도 대담 제목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 7/3~8/7 북한 근황 관련 보도 대담 제목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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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파파라치 보도' 못지않게 많이 방송된 '북한 가십'은 '북한 근황', 즉 '북한의 평범한 일상'을 대단한 일인 것처럼 부풀려 보도한 사례입니다. TV조선‧채널A에서는 주로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이나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이 패널로 나와 이런 대담을 이끌어 갑니다.

남북이 상호간 교류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교류의 차원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는데요. 그러나 단순히 공식적인 교류를 통해 보도되는 내용과는 달리 TV조선과 채널A는 '북한의 길거리 캐스팅', '북한 중매결혼 유행', '북한 생수', '북한 뷰티 열풍' 등 가십으로 점철했습니다. 특히 채널A의 <뉴스TOP10>이 이 내용을 가장 많이 전달했는데요. <뉴스TOP10>은 36일의 모니터 기간 가운데 15일 동안 이런 내용을 다뤘습니다.

이제는 '북한 생수' 홍보하는 방송까지 봐야 하나

'북한 근황' 방송의 대표적 사례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9)의 <北 '부의 상징'?> 대담입니다. TV조선은 '북한에서 생수가 일종의 부의 상징'이라는 프레임을 내걸고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마신다는 '신덕생수'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윤정호 앵커는 "신덕샘물, 김정은도 마시는 물이고. 북한의 대표적인 생수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송월 앞에 그 생수가 놓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외신기자들에게 제공된 적이 있었는데요"라고 운을 띄웠고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이 "저게 원래 평안남도 용광군에 있는 신덕산에서 나오는 샘물인데, 저게 어떻게 발견됐는가 하면 만수무강연구소라는 데서 다니다가 한 골짜기에 들어갔는데 나이 80, 90, 100살 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골짜기가 있으니까. 이거를 다시 한 번 보니까 거기 물이 좋아서 그 물을 이제 김일성 주석부터 마시기 시작을 했는데. 80년도 초반에 와서 이 물을 마셔보고 김일성 주석이 이 말을 합니다. 에비앙보다 더 좋다. 이 물을 팔아라. 그래서 김일성 주석이 물도 파느냐? 팔 수 있다 이렇게 말을 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고"라며 열심히 신덕샘물을 홍보했습니다.

 △ 북한의 신덕샘물을 광고하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3)
 △ 북한의 신덕샘물을 광고하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3)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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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윤정호 앵커는 "지금 용학산 샘물 공장에서 나오는 그 물도 있다고 합니다. 이게 신덕샘물과는 또 다른 종류 같은데요"라고 되물었고, 고영환씨는 "금강샘물도 있고 용학 샘물도 있고 강서샘물도 있고 많거든요. 그런데 제일 좋은 건 어쨌든 북한에서 인정하는 건 신덕샘물이고. 나머지는 여러 곳에서 나오는 것처럼 골짜기의 물을 하는 거니깐 아마  산수가 좋아서 물은 좋을 겁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가히 '북한 생수의 역사'를 풀어준 엄청난 보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송이 이어지면서 당연히 북한산이기는 하나 '신덕샘물'이라는 상품명이 반복적으로 등장했고 심지어 이와 비교하기 위해 국내 시판 중인 '에비앙'이라는 상품명도 노출됐습니다. 이는 방송심의규정 제46조(광고효과)에 위배됩니다.

'통일운동 하는 사람은 적화통일 막은 걸 반대한다'? TV조선의 궤변

 △ 7/3~8/7 프로그램별 북한 관련 대담 중 ‘기타’ 분류 제목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 7/3~8/7 프로그램별 북한 관련 대담 중 ‘기타’ 분류 제목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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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살펴볼 TV조선‧채널A의 '북한 가십' 방송 사례는 가장 악의적인 축에 속합니다. 바로 '종북몰이'의 의도가 보이는 보도 및 대담입니다. 이는 TV조선에서만 총 4회 방송했으며 모두 일부 시민의 일탈적 행동을 과잉 해석하여 진보 진영 전체를 '종북'으로 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27)가 <맥아더 동상 화형식>이란 제목으로 진행한 대담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7월 27일 평화협정운동본부 공동대표 이 씨를 포함한 3명이 인천 중구 자유공원 내 맥아더 동상에 불을 지른 사건을 설명한 것인데요. TV조선은 이를 전하면서 '통일운동 하는 사람들은 적화통일에 찬동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전개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는 이미 과거에도 맥아더 동상이 철거 논란이 있었다고 강조했고 윤정호 앵커는 "그런데 6.25때 인천상륙작전을 통해서 북한군을 몰아냈던 그거 아닙니까? 그러면 저 분이 없었으면 아마 인천상륙작전이 없었을 것이고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저기에 대해서 그렇게 불만이 많은 이유가 뭡니까? 도대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자 송국건 씨가 맞장구치며 "인천상륙작전이 없었으면 전황이 그때 뒤집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아마 통일이 됐겠죠. 적화통일이 됐겠죠. 그럴 가능성이 높아졌겠죠. 결국은 이 통일 운동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통일을 방해한, 통일을 막은 것이라 생각을 하는 것이죠"라고 답변했습니다.

맥아더 동상 논란을 단순히 '인천상륙작전의 영웅'으로만 치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맥아더 동상 반대 운동을 비판하다 보니 '통일운동 하는 사람들은 적화통일을 막은 사람을 반대한다'는 논리가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맥아더 동상의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천상륙작전이 아니라, 한반도 분단에 맥아더 장군 등 당시 미군 측의 책임이 크다는 측면에서 동상을 비판하는 겁니다. TV조선은 이런 맥락을 제거한 채 '저 사람들은 통일 운동하는 사람, 그러므로 맥아더 장군을 통일을 막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단순한 결론에 도달했죠.

사실관계를 따지자면 통일운동을 하는 시민들 중 일부는 '맥아더 장군이 분단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는 겁니다. 공공 기물인 동상을 파손한 일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하지만 사실관계를 제멋대로 재단해 '통일운동하는 사람들은 적화통일을 동조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선동해서는 안 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7월 3일(화) ~ 8월 7일 (화) 채널A <정치데스크>, <뉴스TOP10>,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MBN <뉴스와이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 (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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