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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마친 조명균-리선권 13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회담 마친 조명균-리선권 지난 13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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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를 명시하지 않은 '9월 평양 5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는 여러 해석을 낳았다. 남북관계 진전에 부정적인 측에서는 북측이 북한 권력수립 70주년인 9월 9일을 제시했고 남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날짜가 잡히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중략) 9.9절을 전후한 시점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으로 김정은을 찾아갈 경우 한국 대통령은 북 정권 수립 축하 사절이 된다. (생략)…" - <조선일보> 8월 14일 사설

하지만 14일 오후 기자들을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9.9절 참석 요청을 북한이 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정상회담 날짜가 잡히지 않은 것이 남북 간의 이견 때문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최우선 과제는 '북한-미국 비핵화협상 타결'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 출석한 폼페이오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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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없는 정상회담' 소식에 미국에서도 즉각 반응이 나왔다. 미국 국무부는 13일 "우리는 북한에 일치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긴밀한 접촉을 하고 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듯 남북관계의 개선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공히 밝혀온 원칙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국무부장관도 같은 날 광복절 축하 메시지에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게 미국 입장이다.

고위급회담에서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남북 협력 교류에 속도를 내라'는 뜻으로 읽히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북측의 최우선 순위도 미국과 같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 반대 급부로 종전선언 등 체제보장 조치를 얻어내는 것이다. 미국과의 협상이 잘 되면 대북제재가 풀릴 가능성이 열리고, '남측은 교류협력에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라'는 얘기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진다. 남북 교류협력의 속도도 북미협상에 달린 것이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조치와 체제보장조치를 교환하는 협상을 타결하면, 9월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또 하나의 역사적 만남'으로 열릴 수 있다. 반대로 북미협상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는 수준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확인하는 자리'에 그칠 수 있다.

'9월 남북정상회담'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남과 북이 시간을 끌지 않고 선뜻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은, 현재로서는 '잘 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징후로 읽힌다.

갈림길에 선 남북정상회담... 9·10·11월 중 가장 빠른 달에 합의

 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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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교착된 북미협상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친서를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답장을 보내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을 제안했다. 미국 국무부는 13일(현지 시각)까지도 "아직 방북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지만, 미국 언론들은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8월 말 방북설'을 보도하고 있는 등 '북미대타협'을 이루기 위한 시도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정상회담 개최 시기가 '9월 안에'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올해 가을"이다. 가을은 보통 9~11월을 말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이른 9월을 택한 것이다. 북미협상의 진전 속도가 늦다고 판단될 때는 되도록이면 회담 개최 시기를 늦추는 게 순리다. 한두 달 늦더라도 돌파구가 마련된 뒤에 남북정상이 만나는 게 정상회담의 의의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날짜 없는 합의'는 남·북·미 3자간에 어떤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돼 있지 않느냐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여전히 5차 남북정상회담의 '길일'을 정해줄 북미대타협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기에 우려 또한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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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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