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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정규수업 끝나면 집에가서 밥 하고 싶어요."
설득력이 하나도 없는 기이한 이유, 담임 선생님은 그러라고 했다.
다음날부터 제규는 본격적으로 밥을 했다. (p247)


요리를 못하는 엄마. 남편이 해주는 밥을 먹다가 어느 날부터 아들이 해주는 밥을 먹는다.
(부럽다. 나도 요리 못하는데, 밥 해주는 남편도 설거지 해주는 아들도 없다. 대신 우리집 남자들은 주는 대로 먹는다. 반찬투정 하지 않고 반찬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투정없는 건 좋지만, 반찬 고민은 언제나 내 몫이다.)

 배지영 <소년의 레시피>
 배지영 <소년의 레시피>
ⓒ 웨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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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 대신 집밥을 준비하는 저자의 아들 이야기다. 제규는 고등학생으로 테이블 서너 개짜리 식당을 차리는 게 꿈이다. 아들이 요리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상, 요리, 가족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있다. 보너스로 소년의 레시피도 들어있다.

꿈이 있는 사람은 멋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뭔가를 위해 매진하는 모습은 언제나 보기좋다. 자신이 뭘 할 때 행복한지, 뭘 하고 싶은지, 끊임없이 하고 싶은 뭔가를 찾는 사람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아름답다.

최근에 두 번 연달아 본 <리틀 포레스트>, 영화 중 몇몇 대사가 떠오른다.

"그렇게 바쁘게 산다고 문제가 해결이 돼?"
"다른 사람이 결정하는 인생은 살고 싶지 않아."



꿈을 찾아야 하는 청소년은 물론이고 다 큰 어른이 돼서도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저 밥벌이 하며 그냥저냥 산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 키우면서 그냥 바쁘게 산다. 대부분의 사람이 결정하고 선택한 인생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보다, 남들처럼 사는게 잘 사는 거라 생각한다. 튀지 않는 무난한 삶.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그 이유가 사회적인 '성공'은 당연히 아닐 테다. 자신이 좋아하는 뭔가가 그 사람이 태어난 목적이 아닐까. 자신이 좋아하는 뭔가를 찾는 일, 바쁘게 살면서 눈 가리는 일은 해결방법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 걷는 길을 이탈하면 사람은 불안하다. 대다수 사람이 생각하는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밥벌이는 취직이다. 이왕이면 큰 기업에 들어가려고 애쓴다. 미래는 모두에게 불안하다. 불안한 미래에 많은 사람이 가는 '취업'의 길을 가지 않다니, 어쩌려고? 주변 사람들의 만류도 큰 몫을 한다.

제규가 가는 길에는 크고 잘생긴 나무 그늘이 없다. 목을 축일 물도 스스로 챙겨서 다녀야 한다. 나는 옹달샘이라도 되어주고 싶다.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대학입시 말고도 다양한 길이 열릴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때에는, 학교 공부 바깥에서 꿈을 키우던 제규 이야기는 시시해질거다. (p254)


먼저 앞서 간 발자국이 없어 나무 그늘도 없고, 길도 평탄하지 않다. 우리 세대, 우리 이전의 세대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위해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 전쟁의 후유증을 추슬러야 했고, 밑바닥의 경제를 끌어올려야 했으니까.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일정한 궤도에 오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이었다.

앞으로 미래를 짊어질 세대에게는 같은 길을 걸으라고 강요할 필요는 없다. 기성세대가 배운대로, 살아온대로의 구닥다리 지침을 억지로 주입시킬 필요는 없다.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우리를 먹여 살렸던 대부분의 직업은 로봇이 대신 하는 시대다. 우리가 선망했던 직업군까지도 기계가 대체할 날이 머지 않은 미래에 그려진다. 우리 세대에 없던 새로운 직업을 아이들은 새롭게 찾아야 한다. 그것이 그 아이들의 숙명이고, 큰 숙제다.

우리가 배웠던 지식은 더 이상 지혜로운 조언이 되지 못하는 사회를, 우리의 아이들은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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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을 꿈꾸지만, 매번 바른생활의 삶.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고 싶다. 하고 싶은게 뭔가는 아직도 찾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