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후반기가 버겁다. 11일 현재 54승 1무 57패 승률 0.486로 5위다. 6위 삼성 라이온즈에 1경기차로 쫓겨 5위 수성도 위태롭다. 전반기 종료 시점에서 3위 SK 와이번스를 2경기차로 추격하는 4위로 상위권을 넘보던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다. 

후반기들어 LG는 6승 16패 승률 0.273으로 리그 최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시즌 내내 LG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약점인 불펜은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7.12로 리그 최하위다.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친 피OPS 역시 0.913으로 최하위다.

힘겨운 LG 불펜에서 새로운 버팀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투수는 고졸 2년차 고우석이다. 올 시즌 그는 이미 43경기에 출전해 2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5.24를 기록 중이다.

고우석은 전반기까지는 주로 롱릴리프 등 추격조로 활용되었으나 후반기 김지용의 부진과 이탈로 인해 역할이 셋업맨으로 격상되었다. 상황에 따라서는 마무리 정찬헌 바로 앞에서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나서기도 한다. 150km/h 전후의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투 피치 투수였으나 최근에는 커브와 서클 체인지업도 가미하며 실전에서 구사하는 구종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후반기 들어 고우석의 등판이 지나치게 잦다는 점이다. 그는 후반기 13경기에 등판해 강윤구(NC)에 이어 최다 등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팀 사정이 다급하다고는 하지만 뒤지는 상황에서의 등판도 흔하다. 등판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마구잡이 투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LG 고우석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불펜 투수에게는 부담스런 1.1이닝 이상의 멀티 이닝 소화도 다반사다. 올 시즌 43경기 중 절반에 육박하는 20경기가 멀티 이닝이었다. 후반기로만 국한하면 13경기 등판 중 6경기가 멀티 이닝 소화였다. 후반기 고우석은 14.2이닝을 던져 같은 기간 KBO리그 불펜 투수 중 최다 이닝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다 이닝 1위는 15.1이닝을 소화한 한화 송은범).

연투도 잦다. 고우석은 올 시즌 7번의 이틀 연투를 경험하고 있는데 그 중 4번이 후반기다. 후반기 시작 이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고우석의 혹사가 최근에 집중되고 있음이 드러난다.
 
고졸 신인이었던 지난해 고우석은 26이닝을 던졌는데 2년차인 올해 55이닝을 던져 지난해보다 이미 29이닝을 던졌다. 순위 싸움에 다급한 LG는 32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고우석의 소화 이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만 20세로 골격이 완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그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우석은 부담이 덜한 롱 릴리프보다 최근 필승조에서 투구 내용이 외려 향상된 모습이다. 등판 직후 첫 타자 승부에서 고전하는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인상적인 투구도 종종 보이고 있다.

'차세대 마무리감'으로 꼽히는 고우석이 기량을 만개하기 위해서는 LG 코칭스태프의 세심한 관리가 절실하다. 꽃을 활짝 피우기도 전에 싹을 지게 만드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주의해야 한다. LG 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른 고우석이 향후 적절한 관리를 통해 확실한 필승조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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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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