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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노무사, 전직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된 경기도 교육청 시민 감사관이 사립유치원 불법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2017 시민감사관 활동 보고서'를 지난 1일께 발간했다.

시민감사관 보고서는 총 100여 쪽 중에서 절반 가량을 사립 유치원 감사 내용으로 할애했다. 대부분 유치원 급식비와 운영비 등의 부정 사용을 지적한 내용이다.

시민감사관은 보고서 첫머리에 "특정감사가 이루어진 유치원 대부분에서 공통으로 문제 되었던 사안"이라고 적시했다. 특정 유치원이 아닌 많은 유치원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운영경비 등의 부정 사용은 주로 급식비, 해외 연수비, 각종 회비, 교사 식대 등의 항목에서 일어났다.

부정 사용 사례는 다양했다. 원아들 급식을 위해 써야 할 급식지원금으로 원장(또는 설립자)의 가정용 식품과 잡화를 산 경우도 있고, 원장 가족 외식비를 '교직원 식비'로 낸 경우도 있다.

또 교직원 수가 10명인데도 급식일지에는 11명으로 기재하여, 누군가에게 4년 동안 무상 점심을 제공한 유치원도 있다. 컵라면, 소주 등 원아 급식으로는 적절치 않은 식품을 급식비로 구매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운영위원회 자문을 구하지 않은 해외 연수는 유치원 교비로 사용할 수 없음에도, 원장 등의 해외 연수비용을 교비로 천만 원 넘게 지출한 경우도 있다. 해외연수 일정은 직무와 관련 없는 관광 일정이 많았다.

원장 대학원 등록금을 교비로 낸 경우도 있었는데, 이유를 묻자 "왜 등록금을 교비로 지급하면 안 되냐"고 항의하는 이도 있었다. 또 유치원 연합회는 법정 단체가 아니어서 의무가입 대상이 아님에도 대부분 사립유치원이 매년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교비로 회비를 내고 있었다.

"사과 한 알을 12쪽으로, 수박 한 통으로 100명 먹여"


  사립유치원 파업에 학부모들 반발
 사립유치원 파업에 학부모들 반발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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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립 유치원, 집회
 사립 유치원, 집회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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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학습비도 부적절하게 사용됐다. 농장으로 현장 체험을 하러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원장이나 설립자, 또는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인 경우가 많았다. 그 농장 밭갈이 트랙터 비용, 비룟값, 보일러 석유 구매비, 전기세 등의 농장 관리비를 교수학습비로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큰 문제였다. 심지어 교비로 산 냉장고, 김치 냉장고 등 비품을 농장에 비치한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교비가 줄줄 새다 보니 정작 아이들에게 실제 제공되는 식사는 부실하다 못해 안쓰러울 지경이라는 게 시민감사관 의견이다.

"닭 한 마리가 30명 식단이고, 소고기 국거리는 1인당 5g, 수박 한 통으로 100명이 먹거나 사과 한 알을 12~15쪽으로 나누거나, 귤 2쪽이 간식이었다." -보고서 내용 중-

시민감사관은 이 때문에 학부모의 관심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학부모는 식단표가 아니라 아이들이 실제로 먹는 식판을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민 감사관은 "급식비에서 식품비와 인건비, 운영비를 분리하도록 학교급식법에 명시해서 식품비가 다른 곳으로 새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는 구체적인 개선책도 제시했다.

시민감사관은, 한 원장 겸 설립자가 "유치원에 들어온 돈은 모두 내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 한 것을 근거로, 운영경비 등이 부정하게 사용된 근본 원인이 '공사 구분 미흡에 있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2017년 12월까지 경기도 사립유치원 총 1081개 중 93개에 대한 특정감사를 벌였다. 그중 73개 유치원에 대해 '지원 예산 회수, 학부모에게 환급' 등을 요구하는 조처를 했다. 식품위생법 위반, 이중지출, 감사 거부 및 방해, 급여 이중지급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유치원도 18개나 된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로 갖가지 비리 행위가 적발되자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지난 2017년 감사 중단을 요구하며 교육청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집단 휴원(파업)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경기교육희망포럼, 참교육학부모회경기지부 등의 진보 교육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명분 없는 집단 휴원(파업)을 즉각 중지하라, 정정당당하게 감사를 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영향 때문인지 당시 집단 휴원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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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공동체부, 경기도 담당. 교육에세이 <날아라 꿈의학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