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시시비비>는 신문, 방송, 포털, SNS 등 다양한 매체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의 글입니다.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기자 말

제작자와 이용자들 모두 반발하는 '먹방 규제'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가 '국민 비만관리 종합 대책'을 논의하면서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을 방송하는 미디어(TV, 인터넷 방송 등)에 대해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일부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BJ 또는 크리에이터들이 폭식을 조장하는 '먹방' 콘텐츠를 제작 방송하면서 국민들의 비만 증가를 포함한 국민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먹방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하는 방송사들과 1인 방송을 제작하는 BJ(크리에이터)와 방송플랫폼 사업자, 그리고 이용자들이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보건복지부가 '먹방' 가이드라인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요즘 방송사들이 너도나도 '먹방'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하고, 1인 미디어 플랫폼인 다중채널네트워크(MCN)에서도 '먹방' 관련 콘텐츠가 가장 인기 있는 방송으로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보건복지부가 '먹방' 콘텐츠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내용을 언론사들이 정부가 '먹방' 콘텐츠를 규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자극적으로 보도하면서 '먹방' 제작자들과 이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온 측면도 있다.

'먹방'이 방송계의 핫한 콘텐츠로 떠오르게 된 계기는 지난 2012년 아프리카TV, 짱라이브 등 인터넷 개인 방송의 BJ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장면이 인기를 끌면서다. 이후 '먹방'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먹방' 초창기에는 진행자가 맛있게 먹는 장면이 방송의 주를 이루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먹방'은 나름대로 진화를 거듭해 왔다.

현재 '먹방' 콘텐츠는 음식을 먹는 장면을 넘어서 식당의 유래에 대해 살펴보고, 특정지역에 찾아가 현지에서 구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반찬 만드는 비법을 전수하기도 한다. 나아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나가 한식을 주 메뉴로 식당을 운영하고,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취지로 식당 자영업자를 돕는 포맷으로 '먹방'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또 숟가락 하나 들고 남의 집에 가서 밥 얻어먹고, 모여 앉아 고민을 상담하며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포맷으로 '먹방' 포맷은 진화하고 있다.

알고보니 '먹방 규제'라는 말은 없다

그런데, 최근 언론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논의하면서 '먹방' 콘텐츠를 규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언론들은 연일 정부가 '먹방'에 대해 과도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고 호들갑을 떨고, 이런 기사를 접한 시청자와 독자들은 '먹방' 규제를 반대하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먹방'을 규제한다는 언론의 보도는 사실일까? 복지부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는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 문서를 살펴보면, '비만관리 종합대책'에 '비만을 조장 유발하는 문화 환경 개선'이라는 문구가 있고, "폭식의 진단기준을 마련하고, 폭식조장 미디어 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발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라는 표현이 있을 뿐이다. 복지부 종합대책 문서 어디에도 '먹방 규제'라는 말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정부가 '먹방'을 규제하기로 했다며 '먹방' 규제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나아가, 제1 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이러한 언론의 '먹방' 규제 관련 과장 보도에 편승하는 듯, '국가주의'라고 주장하며 정부를 비판한다.

'먹방 규제'라는 프레임만 남긴 언론

결국, 언론사들은 시청자와 독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인기 소재인 '먹방' 규제라는 프레임을 침소봉대하는 방법을 통해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제1 야당은 이를 활용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론은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정보를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사회적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의 '먹방' 규제 관련 언론 보도 행태를 보면, 언론사가 사실관계를 왜곡 또는 과장해서 언론사의 지향점에 부합되는 프레임을 만들고, 이를 특정 정치집단을 비판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언론이 얼마나 정치 지향적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민주사회의 주권자인 시민들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회원상호 간의 단결 및 상호협력을 통해 언론민주화와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구현에 앞장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