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시(한국시각) 영국 사우스햄튼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튼과의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경기에서 해리 케인의 득점에 토트넘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토트넘의 손흥민, 무사 시소코, 해리 케인 선수.

지난 1월 22일 오전 1시(한국시각) 영국 사우스햄튼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튼과의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경기에서 해리 케인의 득점에 토트넘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토트넘의 손흥민, 무사 시소코, 해리 케인 선수. ⓒ EPA/연합뉴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행보에 불안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입단한 2015-16시즌부터 3년 연속 3위 이내의 성적을 거두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강호로 급부상했다. 특히 해리 케인-델레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손흥민 등으로 이어지는 젊고 역동적인 공격진은 토트넘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번번이 중요한 경기에서 고배를 마시며 우승 트로피와는 거리가 있었다.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코앞에 둔 현 시점에서 토트넘이 올시즌에도 정상권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빅4 수성도 쉽지 않으리라는 비관적인 평가도 나온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구단 중 여름 이적시장에서 현재까지 유일하게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던 팀이다. 손흥민-에릭 라멜라 등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빈센트 얀센, 케빈 은쿠두, 조슈아 오노마 등 임대를 나갔던 선수들이 복귀했지만 새로운 선수 영입은 지금까지 전무하다.

토트넘보다 전력이 우수하고 선수층이 두터운 상위권 팀들도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과 대조된다. 지난 시즌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는 리야드 마레즈를 영입하며 공격진을 강화했다.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 리버풀은 알리송, 파비뉴, 제르단 샤키리 등을 데려오며 사실상 이번 이적시장의 최대 승자로 꼽히고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전력보강이 부족하다며 불평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조차 프레드와 디오고 달롯을 영입했다.

주전-후보의 실력차 크고 선수층 얇았던 토트넘, 아직 영입 없어

그동안 토트넘의 고질적인 약점은 주전과 백업의 실력차가 크고 선수층이 얇다는 점이었다. 해리 케인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이나 슬럼프에 시달릴 경우 이들을 대체할 대안이 부족했다. 토트넘이 지난 몇 년간 성적 상승으로 유럽클럽대항전을 병행하며 한정된 선수단으로 로테이션까지 병행해야 하다 보니 시즌 후반기 중요한 고비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최근 2~3년간 이적시장에서 영입했던 선수들의 활약상도 손흥민 등 일부를 제외하면 기존 주전들을 대체할 만한 신뢰를 주기에는 전반적으로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다.

설상가상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토비 알더베이럴트, 대니 로즈, 무사 뎀벨레 등의 이름이 이적시장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세 선수 모두 토트넘이 상위권으로 올라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자원들이다. 이미 토트넘과의 재계약 협상에 실패하며 맨유행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알더베이럴트는 사실상 잡을 수 없다고 해도 이 선수들이 모두 이적하게 되면 토트넘의 급격한 전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토트넘은 그동안 엄격한 주급 체계로 인하여 선수 영입에 제약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는 주급 체계를 개선하며 포체티노 감독과 케인, 손흥민 등 팀 내 핵심 자원들을 지키는데는 성공했지만 외부 영입까지 눈을 돌리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까지 유력하게 토트넘과 연결되던 애스턴 빌라 미드필더 잭 그릴리시위 영입도 이적료에 대한 의견 차이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알더베이럴트 같은 선수들의 이적이 성사될 경우, 이들의 몸값(이적료)로 넉넉한 '실탄'을 거머쥘 여지는 있지만 여름 이적시장은 9일에 마감한다. 시즌 개막이 코앞에 다가오며 각 구단들의 전력보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제 와서 토트넘이 원하는 대체자를 당장 영입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월드컵 후유증에 손흥민 아시안게임 차출, 토트넘 올 시즌 괜찮을까

토트넘의 올시즌 또 다른 불안요소는 바로 '국가대표 후유증'이다. 토트넘의 주축 선수들 다수가 자국의 국가대표로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다. 특히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에릭 다이어-대니 로즈(이상 잉글랜드), 알데르베이럴트-뎀벨레-얀 베르통언(벨기에), 위고 요리스(프랑스) 등은 자국대표팀이 모두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했던 만큼 피로가 누적됐다.

공교롭게도 프리미어리그 전체 구단을 통틀어 토트넘 소속 선수들의 월드컵 출전시간 합산이 가장 길었을 정도다. 이로 인하여 토트넘은 사실상 프리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많은 선수들이 지쳐있는 만큼 시즌 초반까지도 어느 정도 회복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월드컵] 드리블하는 손흥민 (카잔=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독일 요나스 헥토어를 피해 드리블 하고 있다.

▲ 드리블하는 손흥민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독일 요나스 헥토어를 피해 드리블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한 손흥민은 올시즌 개막 이후에도 소속팀에서 자리를 비우는 기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은 8월 열리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하기로 토트넘과 협상을 끝낸 상황이다. 내년 1월에는 UAE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안컵도 기다리고 있다. 지난 시즌 케인에 이은 팀 내 득점 2위로 쏠쏠한 활약을 펼쳐줬던 손흥민이 시즌 중 두 번이나 장기간 팀을 비워야 하는 상황은 토트넘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면에서 올시즌은 포체티노 감독 부임이후 토트넘에게 가장 어려운 도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시즌이다. 경쟁팀들의 전력보강, 주축 선수들의 잦은 국가대표 차출이라는 불안요소 속에서도 투자 없는 이적시장을 보낸 토트넘의 행보는 다음 시즌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토트넘 손흥민 이적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