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멈추지 않는다(Documentary - Right to Fight)'라는 캐치 프라이즈를 내건 EBS국제다큐영화제(아래 EIDF2018)는 올해 15주년을 맞는다. 과연 EIDF2018는 캐치 프레이즈처럼 다큐멘터리 전문 영화제로서 새로운 변화와 외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까.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며 더 나은 미래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EIDF2018 기자회견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홍대 인근 메리골드호텔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이은정 집행위원장, 형건 사무국장, 김혜민 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영화제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올해 프로그램 경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영화 상영작 줄어든 아쉬움, '글로벌 피칭 아카데미'로 개선할까

 지난 6일 서울 메리골드호텔에서 진행된 제15회 EBS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 현장 사진

지난 6일 서울 메리골드호텔에서 진행된 제15회 EBS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 현장 사진 ⓒ EBS국제다큐영화제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TV와 극장에서 동시에 열리는 다큐멘터리 영화제 EIDF2018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올해 신설된 '글로벌 피칭 아카데미'다. 다큐멘터리 제작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피칭 아카데미'는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신진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지원자 중 선발된 인원들을 대상으로 7월 26일부터 8월 21일까지 약 한 달에 걸쳐 국내외 프로듀서 8인의 교육과 멘토링, 프로젝트 개발 및 피칭 훈련을 진행한다.

8월 24일 '글로벌 피칭 아카데미'를 이수한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개 피칭 프로그램 '영 피치'를 통해 선정된 팀들에게는 세계 3대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꼽히는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IDFA) 피칭 포럼 견학 기회 및 제작 지원금이 제공된다. 또한 최우수 한 팀은 IDFA에서 열리는 코리아 피칭 데이에 참여할 예정이다.

EIDF가 올해 들어 유독 글로벌을 강조하고 피칭 아카데미로 영역을 확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과 훈련을 거쳐 해외 피칭, 마켓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획력과 넓은 시야를 가진 창의적 다큐멘터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도 있겠지만, EIDF 정체성과 미래와도 결부된 문제다.

올해 33개국 72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EIDF2018은 전년도와 비슷한 상영 규모를 보이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서 한국영화 상영작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EIDF2018 경쟁부문격인 페스티벌 초이스 상영작 <구르는 돌처럼>(2018)은 이미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한국작품경쟁 작품상을 받은 영화다. 또한 한국 다큐멘터리 파노라마에서 상영하는 < B급 며느리 >(2017)는 올해 초 극장 개봉으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흥행까지 성공한 화제작이다. 한국영화 상영작이 유독 적은 것을 두고 형건 사무국장은 "TV 방영과 극장 상영을 동시 진행하는 EIDF 성격상, 저작권 문제로 인해 많은 한국영화를 상영할 수 없다"라고 답한 바 있다.

저작권 문제로 많은 한국 영화를 상영할 수 없다고 한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적 규모의 다큐영화제에 최근 한국다큐멘터리 경향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소개되지 않는 것은 EIDF 측에서도 두고두고 아쉬운 과제일 듯하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피칭 아카데미'는 신진 다큐멘터리 영화인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EIDF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한국영화 부족 현상을 개선하고자 하는 EIDF의 장기적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15회 EBS국제다큐영화제 공식 포스터. 그간 영화제에 참여했던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들을 조합하여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제15회 EBS국제다큐영화제 공식 포스터. 그간 영화제에 참여했던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들을 조합하여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 EBS국제다큐영화제


시민 참여 가능한 행사, 페미니즘 관련 섹션 추가

개막 전날인 18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EBS 스페이스홀에서 진행되는 15주년 기념행사 '쿨 섬머 나이트'와 영화제 기간 중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진행되는 야외 상영 등이 진행됐다. 이와 같은 행사들처럼 고양시민과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마련한 것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 6월 EBS 일산 신사옥 개관에 맞춰 시민 및 관객 참여형 다큐멘터리 축제로 거듭나겠다는 EIDF의 포부다.

페미니즘 이슈 부상에 발맞춰 여성을 소재로 한 영화 상영 확대 및 페미니즘 관련 섹션을 추가한 것도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올해 EIDF2018 개막작은 영국 패션계의 대모이자 펑크 스타일의 아이콘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다룬 <비비안 웨스트우드:펑크, 아이콘, 액티비스트>(2018)이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패션 디자이너로서 친숙한 인물이지만, 환경운동가, 액티비스트로서도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다양한 면모를 담은 영화는 영국에서 주목받는 신예 여성 감독 로나 터커가 연출을 맡았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섹션인 '허스토리:세상과 맞서다'에서는 여성의 권리 확대 및 난민 문제에 발벗고 나선 페미니스트들의 활약상을 담은 세 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TV와 극장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EIDF2018 상영작들은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EBS 1TV 및,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고양 호수공원(야외상영)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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