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립경주박물관 정문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정문 모습
ⓒ 한정환

관련사진보기


국립경주박물관 정문 왼쪽, 신라미술관 건물 뒤편에 목이 잘린 부처가 전시되어 있다. 그것도 처참한 모습으로 줄지어 세워 놓은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더한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뒷편에 전시된 목 잘린 부처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뒷편에 전시된 목 잘린 부처
ⓒ 한정환

관련사진보기


모든 사람이 우리나라 고대 불상을 보고 세계 제1의 아름다운 미소와 얼굴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참수의 그 순간만큼은 눈을 감았으리라 생각되지만, 모든 중생에게 자비를 베풀던 부처님은 아름다운 미소를 끝까지 잃지 않았다. 그것은 목 잘린 부처 주위로 주변 정비를 하다 보면 고대 불상 특유의 아름다운 미소는 땅에 묻혀 있어도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뒷편에 전시된 목 잘린 부처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뒷편에 전시된 목 잘린 부처들
ⓒ 한정환

관련사진보기


목 잘린 부처를 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불교가 국교로 공인되게 하는데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던 이차돈의 순교가 떠 오른다. 경주시 동천동 소금강산에 있는 백률사는 불교를 국법으로 허용해 줄 것을 주장하다 순교한 이차돈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절이다. 이차돈의 목을 베었을 때 머리가 떨어진 자리에 '자추사'라는 이름의 절을 세웠는데, 그 자추사가 지금의 백률사이다.

경주 백률사 경내에 있는 범종각, 이차돈 순교 장면
 경주 백률사 경내에 있는 범종각, 이차돈 순교 장면
ⓒ 한정환

관련사진보기


백률사 경내에 있는 범종각에는 이차돈이 목이 잘리고 구름 사이로 떠다니는 가운데 신도들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 넣었다. 부조된 바로 옆에는 "이차돈성사봉찬범종"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파란눈을 가진 외국인이 참수의 순간이 신기한 듯 카메라에 초점을 맞추고 촬영하는 모습도 보았다.

경주 백률사 경내에 있는 범종각, 이차돈과 관련된 부조 모습
 경주 백률사 경내에 있는 범종각, 이차돈과 관련된 부조 모습
ⓒ 한정환

관련사진보기


목이 잘린 부처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태국 여행 갔을 때 보리수 나무 사이에 박혀 있는 목 잘린 부처도 보았다. 그리고 태국 방콕에서 조금 떨어진 아유타야에는 종교전쟁으로 사원 경내에 부처란 부처는 전부 목이 잘려져 있는 모습을 보았고,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도 천상계단에 올라가면 목 잘린 부처들을 볼 수 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천상계단에 있는 목 잘린 부처 모습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천상계단에 있는 목 잘린 부처 모습
ⓒ 한정환

관련사진보기


일제강점기에는 온전한 형태의 불상도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 출토와 동시에 일본으로 건너가 우리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산이 일본인 개인 소장가들의 손에 넘어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가졌다는 7세기 추정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이 일본에서 찾아져 뜻 있는 단체에서 환수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도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뒤편에 있는 석불들은 하나같이 머리가 잘린 것들이다. 경주지역에 있는 다른 석불들도 목이 잘린 것이 많다. 왜일까?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유교를 국가이념으로 삼았던 조선 시대에는 일부러 불상을 훼손한 적도 있었다. 간혹 불상에서 땀을 흘린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있지만 이런 일이 있고 나면 유생들은 세상을 현혹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불상을 파괴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경주 분황사 발굴조사 시 우물 안에서 머리가 잘린 불상들이 많이 나왔는데 파괴 후 우물 속에 던진 것으로 생각된다. 경주 굴불사지에 가면 일제강점기 때는 머리만 도려내어 불상을 훼손한 흔적도 그대로 남아 있다.

얼마 전 경주지진으로 이제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란 걸 알았지만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하여 파괴된 것도 있었을 것이라 추정된다.

덧붙이는 글 | 네이버 폴라 트레블러로 활동하면서 올린 기사중 역사적인 기술 부분에서는 일부 중복된 기사도 있습니다.



태그:#모이,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경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발길 닿은 곳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을 가슴에 담아 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