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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가 넘게 관측된 100년만의 폭염이라고 합니다. 점심 먹으러 갈 때는 양산 쓰고 걷는 것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점심 먹고 걷는 것은 무리라는 걸 느끼는 날씨입니다. 아마도 식후에는 열심히 소화운동 하느라 몸에 열이 많이 나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은 버스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그만큼 더위가 심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에어컨을 마음 놓고 쓰자면서 가정용 전기요금의 누진제 폐지 청원에, 정부의 폭염대책 발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기왕에 예산을 투입하여 시설투자한 하드웨어에 대한 시민들 이용을 권장하는 걸 그 대책으로 왜 홍보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시민들을 위해 곳곳에 도서관, 종합복지관 및 노인복지관, 청소년카페, 육아나눔터 등 여러 공공시설들을 잘 갖춰 냉난방을 잘 해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시민들이 이러한 시설에서 영화를 보고 책을 보며 그림전시회 등등 여러 좋은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폭염을 피하고 시원하게 지내는 것을 잘 모르고 있더라는 것이지요.

폭염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양산 쓰기를 권장하고 가까운 곳의 기왕의 이러한 시설들을 잘 이용하여 더위를 피하도록 권장하는 사소한 배려와 함께 정부의 큰 폭염대책이 함께 이루어지면 좋을 텐데, 시민들에게 이런 시설을 이용하라는 어떠한 홍보를 들어보지 못해 결과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잘 모르고 있으니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지요. 진정한 배려란 이런 사소한 것에서 나타나고 느끼지기 때문이겠지요.

오늘도 양산을 쓰며 걷는 중의 생각의 나래는, 기왕의 폭염 대책에 대한 사소하고 쉬운 홍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쉬움에서 인구문제(출산률 감소)로 펼쳐집니다. 청년들의 저출산, 결혼 회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중첩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할 수 있는 그 대안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정부는 인구(출산율 감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시행하는 사업들은 당사자 개인맞춤형에, 그것도 대부분 돈이나 물질적 지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돈이나 물질적인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고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으나, 그것만으론 인구(출산율 감소)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사소한 듯 보이지만, 음과 양이 있듯이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면이 조화로우면 훨씬 효과가 있음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껏 손주를 키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그 부모들(즉, 할아버지 할머니)의 참여에 대한 대책은 정작 소홀히 다뤄지고 있습니다. 아마 '이제껏 키우느라 고생했는데 나이 먹어서까지 손주들 키우느라 또 시간 뺏기며 고생하고 살 순 없다'는 요즘 시부모나 친정부모들 세대의 일반적인 정서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천만 애견(愛犬)의 시대라고 칭해지는 반려동물 전성시대입니다. 자신의 손주나 어린애들의 재롱이 어떻게 개(犬)보다 못할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면 출산문제의 일정부분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그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지요.

가족구성원들 모두 함께 해결하는, 즉 예전 우리의 미풍양속인 '함께 애들을 키운다'는 공동체의식을 살려내는 방안을 찾아, 정부의 인구(출산률 감소)문제 해결노력인 물질적 지원과 병행해서 추진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되었지요.

정말로 인구문제(출산률 문제)가 정말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라면, 장년의 성인 및 노인들을 대상으로 "예비할아버지할머니 교실"을 개설하여 "예비 손주의 육아 및 돌봄 교육"도 정부차원에서 시행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교육이수를 자녀들에게 자랑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50대의 예비할아버지와 예비할머니 그리고 60대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의 "예비 손주의 육아 및 돌봄 교육"을 정부 차원에서 기왕에 구축된 유관기관(언론, 교육기관 등) 간의 협력체계를 활용하여 대상자를 모집하고 교육을 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그리고 가시적인 시범사업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너무 오래전에 경험했던 장년과 노인들의 "육아 및 손주 돌봄"을 최근의 트렌드에 맞게 배우게 함으로써 옛날방식의 육아방식이어서 부모들에게 맡기기 어렵다는 등의 (자녀들인) 젊은 부모들의 불평이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비할아버지할머니 교실"은 가능하면 노년의 부부를 대상으로 하되, 육아 및 돌봄은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이들 양육 대부분을 여성들에게 일임했던 분위기에 친숙한 기성세대, 즉 50대 후반이나 60대 이상 남성분들의 참여를 주(主)목표로 하자는 것이지요.

아버지나 어머니가 손주를 돌보는 교육을 이수하는, 행동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요즘 자녀들이 듣기 싫어한다는 "결혼 안하니?" "애 안낳니?"하는 말보다 훨씬 더 감동과 임팩트를 줄 수 있는데, "결혼하라"느니 "애를 언제 낳느냐"는 말보다 젊은이들의 결혼기피 및 출산 회피에 효과가 클 걸로 기대됩니다.

"예비할아버지할머니 교실" 사업은 이제껏 키우느라 고생했는데 늙어서까지 손주들 키우느라 또 고생하며 살 수 없다'는 요즘 부모들 세대의 일반적인 정서의 분위기를 바꿔, 이제껏 해오던 젊은 당사자들이나 정부차원의 문제에서 인구문제해결을 위해 우리사회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분위기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역할 및 시간의 분담 등 여러 지혜까지 나눠주는 커리큘럼이 된다면 손주를 매개로 핵가족화 되며 소원해지고 있는 가족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효과도 줄 수 있겠지요. 커리큘럼에 요리교육, 건강교육 등도 포함한다면 노인문제도 한꺼번에 해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시범사업의 성공을 위해 교육참석 교통비 지급도 이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흔히 고기를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지혜를 얘기합니다. "예비할아버지할머니 교실" 사업은 이에 부합되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지혜로운 사업이고, 또한 조손간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사업이기에 고령화사회에 걸맞은 사업이 될 것 아니겠는가 하면서, 양산 쓰고 걷는 짧은 운동을 마쳤습니다.^^


태그:#폭염, #인구문제, #출산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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