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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이석기 의원 석방을 위한 공동행동'이 3일 오전 서울 서초 대법원에 진입해 농성 중이다.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이석기 의원 석방을 위한 공동행동'이 3일 오전 서울 서초 대법원에 진입해 농성 중이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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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판사 개인 비리를 덮으려고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선고 일정을 앞당기기로 계획했고, 실제 문건대로 이 전 의원의 선고가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 과정을 파악하고,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근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USB와 행정처 기획조정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이 전 의원 선고와 관련된 문건을 발견했다. 해당 문건에는 2015년 초 '명동 사채왕'으로 유명한 사채업자 최아무개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최민호 전 판사와 관련한 대응 방안이 담겨 있다. 

최 전 판사는 2억 6천여만 원의 뇌물수수 혐의로 2015년 1월 18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혐의를 자백했고, 다음날인 19일 구속됐다. 같은 날 법원행정처는 해당 문건을 작성했다.

법원행정처는 이 상황을 '메가톤급 후폭풍'이라고 판단했다. 문건에는 "청와대가 사법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된 상황이라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상된다"라며 "법원(서울고등법원)이 2014년 9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신청한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반면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말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을 내려서 '비교되는 상황'"이라고 정리돼 있다.

"선고를 앞당겨 언론 및 사회 일반 관심 유도한다"

법원행정처는 청와대와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적당한 방법을 모색했다. 그중 하나로 선택된 건 내란음모·내란선동·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전 의원 선고였다. 법원행정처는 "판결 선고를 1월 22일로 앞당겨 언론 및 사회 일반의 관심을 유도한다"라고 계획했다.

실제 선고는 22일 이뤄졌다. 당시 대법원은 1월 19일 이 전 의원에 대한 선고 일정을 밝혔고, 전원합의체는 22일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법원행정처는 다른 문건에 "22일 이 전 의원 선고가 있어 최 전 판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적었다.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 전 의원 선고를 앞당길 수 있었던 건 당시 행정처가 전원합의체 심리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당시 대법원 선고가 2월 중순께 선고된다는 전망이 많았으나 실제 선고 기일은 행정처 문건대로 한 달 가까이 앞당겨졌다.

적어도 행정처는 이 무렵 전원합의체가 이 전 의원 판결에 대한 심리를 끝마쳤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의 환심을 사려' 했다는 점에서, 이 의원의 유죄를 결정한 심의 내용까지 파악했을 가능성도 있다. 당시 박근혜 청와대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판결을 앞당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은 행정처가 판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법원행정처의 작성 문건대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선고 기일이 잡히고, 그 의도대로 재판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그 동안 법원의 해명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앞서 법원은 지난 2일 "일개 심의관이 작성한 문건에 따라 대법관이 그대로 재판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양승태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불법 개입' 등 혐의에 관여한 전·현직 판사들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한편 3일 오전 대법원 정문 앞에서는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이석기 의원 석방을 위한 공동행동'이 '재판악용 여론조작 양승태 구속 촉구 및 사법농단 3적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대법원 정문을 통과해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후 이들은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을 요구하면서 농성을 이어갔다. 김 대법원장이 다음 주 중에 이들과 면담하기로 약속하고 농성은 해제됐다. (관련 기사: '이석기 석방 공동행동' 대법원 진입 농성... 김명수 면담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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