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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3일 로저버 비트코인닷컴 CEO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3일 로저버 비트코인닷컴 CEO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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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있어봐. 이거 김영란법에 안 걸리죠? 비트코인을 하면서 김영란법을 걱정해야 하다니(웃음)"

한국 공직자가 외국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캐시를 개인 지갑으로 10만원어치 받으면 김영란법에 저촉될까? 법대 시험문제에 나올법한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일 오전 삼성동에서 열린 '후오비 카니발'에서 축사를 마치고 비트코인닷컴 CEO인 로저 버와 만나 환담을 나눴다.

원 도지사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제주도를 블록체인 허브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인물이다. 그는 이날 축사에서도 "블록체인은 대한민국이 인터넷 플랫폼 영역을 선도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라며 "제주도 내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활성화하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기업활동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환담은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였다. 원 도지사가 한국 정치권에서 암호화폐에 가장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인물 중 하나이기 때문. 로저 버는 이날 환담에서 원 도지사와 악수하는 포즈를 취하며 한국어로 "비트코인 캐시 가자"고 말하기도 했다. (원희룡 지사와 로저버 비트코인닷컴 CEO 환담 영상)

문제의 장면은 그 다음에 생겼다. 로저 버가 원 도지사 주변 인물들에게 10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 캐시를 에어드랍(air-drop)려고 한 것. 에어드랍이란 암호화폐 제작자들이 자신이 만든 화폐 사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암호화폐를 그냥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비트코인캐시는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4위인 유력 암호화폐 중 하나다. 원 도지사와 보좌관들은 현장에서 이 에어드랍을 받는 것이 김영란법에 저촉되는지 아닌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런 광경을 보고 있던 로저 버는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자 "문제가 된다면 지금 바로 기부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결국 원 도지사는 "당신을 10만원 보다 비싼 저녁식사에 초대하겠다"며 "이 비트코인 캐시는 식사값을 먼저 받은 것"이라고 말하며 상황을 매듭지었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상품권 등 현금과 유사한 성격의 유가증권을 선물로 받을 수 없다. 한국에서 암호화폐는 아직 법적인 성격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지만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재산으로서 인정한 바 있다. 원 도지사는 김영란법을 위반했을까 아닐까. 아래는 해당 상황의 대화 전문이다.

(로저 버가 비트코인 캐시를 주려고 하자)
보좌관 : 그건 김영란법이라는 법적 문제가 있다.
로저 버 : 무슨 법적인 문제가 있는 건가?
보좌관 : 김영란 법이라고...
원희룡 : (공직자에게 돈을 주는 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이 되어서) 우선순위를 가진 법이 있다. 내가 공무원신분이기 때문에 이게 부적절할 수 있다.(의역)
로저 버 : 이게 문제가 되면 원희룡 지사가 다른데에 기부하세요. 그럼 문제가 안되지 않을까?
원희룡 : 농담이다.(하하하)
(주변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을 보내는 중)
로저 버 : '받기' 눌러 '받기'.
로저 버 : 일본 데이터망을 로밍해서 쓰다보니 한국 인터넷보다 속도가 느리다.
원희룡 : (갑자기 생각난듯) 그런데 지금 나한테 10만원 보낸거지? 그러니까 김영란법에 문제가 된다니까(웃음). (로저 버에게) 너무 큰돈이다.
로저 버 : 그럼 지금 바로 기부해리는 건 어떤가.
원희룡 : 그럼 내가 당신을 10만원 보다 비싼 저녁식사에 초대하겠다. (웃음) 이거 식사값 먼저 받은거에요. 여러분들이 증인입니다.

덧붙이는 글 | 김동환 기자는 아시아경제TV 디지털뉴스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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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kg. '밥값'하는 기자가 되기위해 오늘도 몸무게를 잽니다. 살찌지 않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