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지난 7월 29일(이하 한국시각) 2018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에서 리버풀에게 1-4로 완패를 당한 후 "나라면 이런 팀을 보기 위해 돈 안 쓸 것이다"며 강한 독설을 날렸다. 구단에 요구한 5명의 영입리스트 가운데 아무도 영입하지 못했다며 구단을 향해 날린 불만이었다. 아무리 독설로 유명한 무리뉴 감독이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본인이 속한 팀을 비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중하위권 구단의 입장에서 보면 폴 포그바, 로멜로 루카쿠, 마루안 펠라이니, 알렉시스 산체스, 후안 마타, 다비드 데헤아 등 스타 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팀 감독의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EPL 역대 최다 우승에 빛나는 명가 맨유의 목표는 언제나 프리미어리그 우승이고 챔피언스리그나 FA컵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 감독 입장에서는 강하고 두꺼운 선수층을 확보해 시즌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통산 최다 우승팀은 유벤투스FC다. 세리에A에서 통산 34번의 우승을 차지한 유벤투스는 2011-2012 시즌부터 7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AC밀란이나 AS로마, 인터밀란 같은 도전자들이 우승 탈환을 위해 '폭풍영입'을 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여름이적시장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며 안 그래도 강한 선수 구성을 더욱 알차게 만들고 있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유벤투스다.

'칼치오폴리' 극복하고 세리에A 7회 연속 리그 우승 달성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잔루이지 부폰과 이별했다.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잔루이지 부폰과 이별했다. ⓒ 유벤투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유벤투스는 2000년대 초반까지 호나우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갤럭시),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파벨 네드베드, 파비오 칸나바로, 잔루이지 부폰(파리 생제르맹)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며 세리에A의 명문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2006년 유벤투스의 영광을 한 번에 앗아간 대형사건이 터졌다. 바로 이탈리아 축구를 강타한 '칼치오폴리'로 불리는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이었다.

유벤투스의 전 단장 루치아노 모지는 당시 축구계 및 언론계 주요 인사들과 모의해 심판배정압력, 불리한 판정을 한 심판을 향한 언론플레이, 이적 협상 불법개입 등 여러 부정부패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유벤투스는 세리에B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고 즐라탄, 파트리크 비에이라, 칸나바로, 릴리앙 튀랑 등 유벤투스를 이끌던 핵심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2006-2007 시즌 세리에B 우승을 차지하며 한 시즌 만에 세리에A로 승격된 유벤투스는 2007-2008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2009-2010 시즌 치로 페라라 감독이 부임한 유벤투스는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탈락, 유로파리그16강 탈락, 리그 7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유벤투스는 대대적인 팀 개편을 선언한 2010-2011 시즌에도 리그 7위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탈락으로 마감하며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2011년 현역 시절부터 탁월한 리더십과 강한 투지를 자랑하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영입했고 콘테 감독은 유벤투스를 2011-2012 시즌 무패 우승과 2013-2014 시즌 역대 최다승점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1년 AC밀란에서 입지가 좁아진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를 영입한 것도 '신의 한 수' 였다. 유벤투스는 2014년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로 감독이 바뀐 후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이탈리아 최강팀의 자존심을 이어갔다.

세리에A 우승이 당연해진 유벤투스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유벤투스는 2014-2015 시즌과 2016-2017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로써 유벤투스는 1995-1996 시즌 우승 이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만 5연속 패배하는 나쁜 전통을 만들고 말았다. 역대 챔피언스리그에서 7번이나 준우승에 머문 클럽은 유벤투스가 유일하다.

유럽 제패 위해 '축구의 신' 호날두 등 공격적인 전력보강 단행한 유벤투스

 영국과 스페인 무대를 정복한 호날두는 만33세의 나이에 이탈리아 무대 도전에 나섰다.

영국과 스페인 무대를 정복한 호날두는 만33세의 나이에 이탈리아 무대 도전에 나섰다. ⓒ 유벤투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2017-2018 시즌에 끝나고 팀의 상징과도 같은 부폰 골키퍼와의 이별을 선택한 유벤투스는 2018-2019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단행했다. 지난 6월 8일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브라질 출신의 윙어 더글라스 코스타를 완전 이적시킨 것이 그 시작이었다. 2017-2018 시즌 유벤투스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한 코스타는 경이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며 47경기에서 6골14도움을 기록, 4000만 유로에 유벤투스로 완전 이적했다.

부폰의 이적으로 다소 허전해진 골키퍼 자리에는 제노아CFC로부터 마티아 페린을 영입했다. 이미 이탈리아 A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페린은 1999년생 유망주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와 함께 '포스트 부폰'에 가장 가까운 선수로 꼽힌다. 페린은 이번 시즌 아스날과 AS로마에서 활약했던 폴란드 출신의 보이치에흐 슈쳉스니 골키퍼와 주전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 유벤투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함께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영입이었다. 월드컵 전부터 호날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유벤투스는 호날두의 월드컵 일정이 끝난 7월 11일 이적료 1억 유로에 옵션 1200만 유로를 지불하며 호날두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만 33세의 호날두는 지난 7월25일 유벤투스 구단이 실시한 메디컬 테스트에서 신체나이가 20대 초반으로 측정됐다.

유벤투스에는 AC밀란으로 이적이 매우 유력한 곤살로 이과인을 제외해도 파울로 디발라, 마리오 만주키치 같은 월드클래스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의 선수 호날두가 유벤투스의 조직력을 어지럽히지 않고 팀에 잘 녹아든다면 유벤투스의 공격력은 세리에A는 물론 유럽 전체에서도 최고 수준이 될 수 있다.

SSC나폴리나 인터밀란, AS로마, AC밀란 같은 세리에A의 다른 강팀들이 이렇다 할 빅네임을 영입하지 못한 가운데 유벤투스의 시선은 UEFA 챔피언스리그로 향해 있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 시절이었던 1995-1996 시즌 이후 준우승만 5회에 머물렀던  유벤투스는 호날두, 코스타, 만주키치, 사미 케디라,조르조 키엘리니, 디발라, 블레즈 마튀이디, 후안 콰드라도 등 호화 멤버를 보유한 2018-2019 시즌 통산 3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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