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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계엄령 문건 작성 관련 테스크포스(TF)를 이끌었던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문건 작성 당시 기무사3처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방부 특별수사단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본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 '계엄령 문건' 관련 소환 기무사 계엄령 문건 작성 관련 테스크포스(TF)를 이끌었던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문건 작성 당시 기무사3처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방부 특별수사단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본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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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국군기무사령부(아래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관련 문건의 원래 제목은 그동안 알려진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 아닌 '현 시국관련 대비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기무사는 계엄문건 작성 TF를 비밀리에 운영하기 위해 '미래 방첩 업무 발전방안' TF라는 이름으로 인사명령을 받고 별도의 예산 및 장소에서, 망이 분리된 PC를 이용하여 문건을 작성하였으며, TF 운영 이후에는 사용된 전자기기까지 포맷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 및 계엄 문건 작성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국방부 특별수사단(단장 전익수 공군 대령, 아래 특수단)이 2일 중간 수사 경과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내용들이다.

이날 특수단은 지난달 16일 수사를 개시하면서 확보한 계엄 문건 관련 USB와 계엄문건 작성에 관여한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 압수물 분석,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특수단은 USB 안에 수백 개의 파일이 저장되었다가 삭제된 흔적을 발견하고 이 중 상당수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특수단 관계자는 "복구된 일부 파일에 '게엄시행준비'에 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된 점에 주목하고, 압수물 분석자료,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단의 수사발표대로라면 계엄령 관련 문건은 비상사태를 대비한 대비 계획일 뿐이었다는 문건 작성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지난 27일 국회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과 기우진 기무사 5처장 등은 "(문건 내용 실행을 위해) 단 한 차례도 관련자들이 회의를 한 적이 없다. (실행계획이 아니어서 해당 문건을) 애초부터 비밀 문건으로 등재하지 않았다. 기밀 문건이라는 도장을 찍은 것은 실무진이 한 일"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은 인터넷과는 물리적으로 분리된 국방망(인트라넷)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무사는 이와는 다른 별도의 전용망을 쓰고 있다"면서 "자신들(기무사)의 전용망과도 연결되지 않은 PC를 사용했다는 사실은 이들의 작업이 아주 비밀리에 실행되어야 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군 법무관 출신의 김정민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계엄관련 문건을 작성한 기무요원들이 위장 명칭까지 사용하면서 극비리에 문서를 작성했다는 증거가 여럿 드러났다"면서 "'현 시국관련 대비계획'은 보고를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지금까지 드러난 문건에는 보고박스(결제란)가 없다는 점이 의아했다"면서 "기무사가 작성한 문건들 중 최종 버전의 문건이 누구에게 보고되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의혹 규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계엄관련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 요원들이 '망이 분리된 PC'를 사용했다는 것은 해킹이나 기밀 누설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면서 "여러 사람이 단계의 문서를 가지고 최종본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USB에 저장해가며 작업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기무사의 세월호 관련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특수단은 "관련자 작성 보고서와 이메일, 세월호 백서 및 업무용 PC 등 광범위한 증거를 확보·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기무사의 유가족에 대한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인 사찰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수단 관계자는 "현장 및 사이버 사찰을 통해 유가족의 성향, 정부발표에 대한 반응, 일부 유가족의 사진, 학력,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수집하여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태그:#기무사 계엄문건, #특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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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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