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새벽 5시(이하 한국 시각)부로 메이저리그의 2018 시즌 논 웨이버 트레이드 시장이 폐장했다. 8월에도 선수들의 이적은 가능하지만, 트레이드 당사자 팀들만의 협상이 아닌 웨이버 공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소 복잡해진다. 9월에도 선수 이적은 가능하지만 9월에 이적하는 선수들은 포스트 시즌에 출전할 수 없다.

올 시즌 중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에서도 팀을 옮긴 선수들은 있었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시즌을 시작했던 최지만은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하다가 탬파베이 레이스로 팀을 옮긴 뒤 조금씩 팀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시즌을 시작했던 오승환은 최근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며 가치가 상승하더니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팀 사정 때문에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다는 언급은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아직 부상자 명단에서 재활 중에 있고, 추신수는 아직 계약기간과 연봉이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팀에 잔류하게 됐다.

최지만은 새 팀 적응중, 맞교환된 밀러는 방출

최지만은 6월 11일에 브래드 밀러와 맞트레이드되어 레이스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다만 최지만은 브루어스 산하 트리플A 콜로라도 스프링스 로스터에 있었고, 밀러 역시 레이스에서 양도 지명 조치(Designed for Assignment)된 상태로 40인 로스터에서 빠져 있었던 상황이라 레이스로 이적한 뒤 바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가진 못하고 1달 정도 트리플A 대기를 거쳤다.

일단 최지만의 역할은 백업 1루수 또는 지명타자다. C.J. 크론과 제이크 바우어스가 1루수와 지명타자를 나눠 맡는 상황이었다가 바우어스의 외야수 겸업 차원에서 역할 분배를 위해 최지만이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최지만은 매일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브루어스에 있었을 때보다 보다 많은 기회를 얻는 것은 사실이며, 최지만으로서는 주어지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향후 자신의 입지 및 진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레이스는 8월 1일까지 54승 53패로 승패 마진 +1을 기록하고 있다. 보통 승률이 5할 이상이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어떻게든 포스트 시즌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열어두고 셀러가 되는 팀은 별로 없다. 하지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역대급 경쟁으로 인해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승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레이스도 현실적으로 포스트 시즌은 어려워 보인다.

결국 레이스는 승률 5할임에도 불구하고 셀러가 되기로 결정했다. 2018년 시즌이 끝나고도 3년 2750만 달러의 계약이 더 남아있던 선발투수 크리스 아처를 과감히 트레이드한 것이다. 아처의 새로운 팀은 56승 52패로 포스트 시즌 가능성은 조금 더 높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다.

한편 최지만과 맞교환되어 브루어스로 갔던 밀러는 결국 새 팀에 적응하지 못했다. 63승 47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는 브루어스는 와일드 카드 1위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중부지구 선두 자리도 내심 노리고 있었다. 브루어스는 전력 보강을 위해 마이크 무스타커스를 영입했는데, 그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DFA 과정을 거쳐 밀러를 완전히 방출했다.

산동네에 연착륙한 오승환, NL 서부지구 경쟁 점입가경

레이스가 승률 5할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셀러가 된 상황에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일찍 결단을 내리고 가치 높은 선수들을 하나둘 팔고 있다. 블루제이스는 최근 호투로 가치가 상승한 오승환을 로키스에 내줬고, 여자친구 폭행으로 징계 중인 마무리투수 로베르토 오수나 역시 디펜딩 챔피언인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보냈다. 또한 베테랑 구원투수 존 액스포드까지 다저스로 떠났다.

로키스는 8월 1일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승리했고, 오승환은 이 날 경기에서도 맷 카펜터와 야디어 몰리나를 아웃으로 잡아내며 0.2이닝 무실점 피칭을 기록했다. 다만 카펜터의 희생 플라이 때 3루 주자의 득점은 저지하지 못했는데, 이는 오승환이 아닌 선발투수 존 그레이의 실점으로 기록됐다.

이 날 승리로 로키스는 58승 4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올라섰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하 디백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에 승리했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브루어스에게 패하면서 서부지구 순위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이 됐다. 다저스는 최근 10경기에서 2연승-2연패-3연승-3연패를 기록,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가 결국 지구 선두를 뺏겼다.

현재 내셔널리그의 각 지구 선두권 순위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동부지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59승 48패)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57승 47패)의 반 경기 차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내셔널스(53승 53패)가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브라이스 하퍼 등을 지켰다. 중부지구는 시카고 컵스(61승 45패)와 브루어스(63승 47패)가 승차 없이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파이어리츠(56승 52패)가 아처를 영입하며 아직 그들의 뒤를 쫓고 있다.

하지만 서부지구의 경쟁은 다른 지구보다 더 임팩트가 강하다. 디백스가 60승 49패로 간신히 지구 선두에 오른 가운데, 로키스(58승 48패)와 다저스(59승 49패)가 반 경기 차이를 보이며 서로 물고 물리는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55승 54패)도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아서 무려 4팀이 맞물리고 있다.

오승환의 역할은 마무리투수 웨이드 데이비스에 앞서 등판하는 구원투수로 선발투수에서 마무리투수까지 넘어가는 과정이 다소 불안한 로키스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맡게 됐다. 이적 후 아직까지 오승환은 실점 없이 깔끔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경우 로키스에서 내년 팀 옵션까지 행사할 가능성도 높다(블루제이스와의 계약 당시 팀 옵션도 계약 이관됨).

레인저스에 남은 추신수, 남은 계약 기간 및 연봉 문제로 잔류

52경기 연속 출루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가치가 크게 상승했던 추신수는 레인저스에 남게 됐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베테랑 3루수 애드리안 벨트레 역시 일단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까지 레인저스에 남았다.

사실 추신수가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상황이었다면 포스트 시즌을 노리고 단기간 전력 보강 자원으로 추신수를 노리는 팀들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추신수에게는 올 시즌이 끝나고도 앞으로 2년의 계약이 더 남아 있으며, 현재 2000만 달러인 연봉도 내년부터 2100만 달러로 상승한다.

이 때문에 추신수를 데려가려는 팀이 넉넉한 재정을 보유한 대도시 연고 팀이거나, 레인저스에서 연봉의 상당수를 보조해줘야 할 판이었다. 레인저스는 2005년 여름 1년 3개월의 계약이 남아있던 박찬호의 트레이드에서도 상당한 연봉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보조해줬던 적이 있다.

물론 레인저스는 2015년에도 계약 기간이 상당히 남아있던 콜 해멀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하여 올 여름까지 에이스로 활용했던 바는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을 포기한 상황에서 해멀스는 결국 다르빗슈 유가 있는 시카고 컵스로 보냈다. 해멀스는 아직까지 필리스와의 계약이 적용되고 있는데, 2019년 2000만 달러의 팀 옵션이나 2400만 달러의 베스팅 옵션 그리고 600만 달러의 바이아웃이 걸려 있다.

다만 레인저스의 행보는 주축 선수들을 거의 대부분 처분하는 리빌딩 수준까지는 아니고 올 겨울 FA로 풀리는 선수들 위주로 처분하면서 내년 시즌을 기약하는 단계다. 하지만 올 겨울 FA로 풀리는 벨트레의 경우 30대 후반의 나이 문제로 인하여 처분이 어려웠고, 결국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까지 레인저스에 남게 됐다(벨트레 올해 연봉 1800만 달러).

구원투수 및 야수 영입한 다저스, 류현진은 재활 등판 준비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류현진도 한때는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언급된 적은 있었다. 다만 원인은 다저스 선수단의 총 연봉 문제 때문이었는데,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치 높은 선수들을 영입할 때 연봉 총액을 사치세 한도 이내로 맞추기 위해 연봉이 높은 다른 선수를 트레이드할 수도 있다는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남아도는 선발투수 자원이 아닌 다른 쪽의 보강이 더 시급한 상황이었다. 주전 유격수 코리 시거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게 되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상황에서 다저스는 크리스 테일러 등 유틸리티 야수 돌려막기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2루수 로건 포사이드도 수비에 비해 공격력이 약해서 경쟁력이 밀리고 있었다.

게다가 다저스는 최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경쟁에서도 그 힘이 지쳐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가을야구를 목표로 보다 확실한 즉시전력감이 필요했고, 결국 수많은 유망주들을 희생하면서 과감하게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선 수비 취약점으로 꼽히던 키스톤 콤비를 모두 보강했다. 7월 1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로부터 유격수 매니 마차도를 데려온 데 이어 8월 1일 미네소타 트윈스로부터 한때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와 한솥밥을 먹었던 2루수 브라이언 도저까지 보강을 마쳤다.

마차도 영입을 위해 다저스가 희생한 유망주는 외야수 유스니엘 디아즈, 오른손 투수 딘 크레머와 재크 팝, 내야수 라이런 배넌과 브레이빅 발레라까지 모두 5명이나 됐다. 도저를 데려오면서 다저스는 2루수 포사이드와 함께 마이너리그 유망주 2명을 트윈스로 보냈다.

사실 도저는 이전부터 다저스가 노리고 있었다. 2016년에 42홈런까지 쳤던 2루수라 가치가 엄청 컸는데, 지난 해에 다저스가 노렸을 때는 선발투수 워커 뷸러와 내야수 코디 벨린저 등 최상위권 유망주를 트윈스가 요구하는 바람에 트레이드가 무산된 적이 있었다. 도저가 올 시즌 104경기 타율 0.224에 16홈런 OPS 0.708까지 가치가 떨어지면서 다저스가 유망주 출혈을 줄일 수 있었다.

이리하여 부상에서 복귀한 저스틴 터너를 포함하여 다저스는 내야 보강을 마쳤다. 그리고 다저스는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 앞에 등판할 구원투수를 보강하는 데 집중하며 블루제이스에서 베테랑 투수 액스포드를 데려왔다. 저니맨 투수였던 액스포드를 영입하는 데는 마이너리그 구원투수 코리 코핑 1명이면 충분했다.

다른 포지션들을 보강하면서 선발투수 자원들은 일단 기존 자원 그대로 가게 됐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옵트 아웃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올 겨울 류현진도 FA가 되고, 2019년 시즌이 끝나면 리치 힐과 알렉스 우드까지 FA 자격을 얻는 상황에서 다저스는 한때 아처 영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아처는 파이어리츠로 가게 됐다.

다저스는 부상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복귀한다면 자원 활용에 여유가 있다. 류현진이 사타구니 근육 파열 이후 8월 3일에 처음으로 싱글A 란초 쿠가몽가에서 재활 등판을 시작하며, 빠르면 8월 중순에 합류가 가능하다. 어깨 수술 이후 재활 중인 훌리오 유리아스도 9월 확장 로스터 때 합류가 가능하다. 다만 다저스는 올스타 게임에 출전했던 로스 스트리플링이 발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암초도 같이 만났다.

복귀 준비하는 강정호, 팀에서 큰 기대는 안 해

한편 취업 비자 재발급에 성공하여 메이저리그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강정호는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 싱글A 리햅을 빠르게 뛰어넘고 트리플A 경기에 출전하던 도중 강정호는 손목 부상을 당했다. 이후 부상에서 회복하여 다시 복귀를 준비하고 있지만, 예정보다 복귀가 많이 늦어질 모양새다.

8월 1일 선발투수 아처를 영입하며 포스트 시즌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파이어리츠는 일단 강정호가 건강하면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에 리그 와일드 카드 5위로 아직 포스트 시즌 가능성은 남아있는 파이어리츠다.

사실 파이어리츠가 지난 겨울 게릿 콜(휴스턴 애스트로스)과 앤드류 매커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을 다른 팀에 팔 때만 해도 올 한 해를 쉬어가는 해로 보는 분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파이어리츠는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며 나름 선전하고 있고 아처 영입은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단장의 뜻이 보인 거래였다.

사실 강정호는 파이어리츠와의 4+1년 계약 중 기본 4년 계약이 올해를 끝으로 만료된다. 내년에는 연봉 55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이 걸려 있는데, 사실 성적만 놓고 보면 강정호에게 옵션이 실행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음주운전 사고 및 재판으로 지난 해 시즌을 통째로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파이어리츠는 강정호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정호의 경기 감각을 회복시켜주기 위하여 지난 겨울 도미니카 공화국의 윈터리그 팀까지 알아봐주며 그의 재활을 도왔을 정도다. 강정호의 공격력이 그 만큼 파이어리츠 전력에 필요하다는 뜻으로 내년 옵션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옵션을 100% 실행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물론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강정호는 규정 상 늦어도 9월이면 로스터 합류가 가능하다. 8월에 재활 경기를 순조롭게 치를 경우 로스터에 금방 합류할 수 있겠지만, 파이어리츠가 포스트 시즌 도전을 이어가느냐 포기하느냐에 따라 강정호의 복귀 일정이 바뀔 수도 있다. 막판 스퍼트를 한다면 강정호가 공격력 보강 차원에서 합류하겠지만, 내년을 기약하게 된다면 아예 이번 여름에 영입한 아처와 함께 길게 내년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이번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최지만과 오승환은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새 팀에 적응하고 있고, 추신수는 자신의 입지를 그대로 지켰다. 류현진은 다른 선수 영입으로 인해 자신의 입지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었으나 일단 선발투수 영입이 없었기에 예정대로 재활 일정을 진행하게 됐다. 강정호는 당장 트레이드 시장의 상황보다는 팀의 계획에 따라 복귀 일정이 바뀔 수도 있다.

물론 이적 시장이 아직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웨이버 공시를 통한 이적이 있기 때문에 절차는 복잡하지만 1~2개월 잠시 활용할 즉시전력감 선수가 있다면 얼마든지 다른 선수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은 최지만이나 오승환, 소속 팀에 잔류한 추신수와 류현진 그리고 강정호가 남은 시즌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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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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