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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발발한 예멘 내전은 3년이 지난 올해까지 끝나지 않고 있다. 1918년 1차 대전 직후 영국에 의해 남북으로 분리된 예멘은 1979년 남북 간 전쟁을 치렀다. 2013년에는 오랜 이슬람 종파 갈등이 폭발하면서 시아파 반군이 정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2015년 결국 전면적 내전이 벌어졌고 현재는 극단주의 테러 세력인 알카에다와 IS까지 얽히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전쟁을 피해 해외로 떠나는 예멘 난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유럽 국가들은 치열한 공방을 펼친 바 있다. 특히 최근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주를 택하는 '경제적 난민'과 이들을 악용한 '난민 브로커' 문제가 불거지면서 난민 문제가 세계 최대의 이슈가 됐다.

이제 우리도 예외가 아니게 됐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30일 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한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에 예멘인이 체류하며 난민 신청을 하였기 때문이다. 5월 30일까지 예멘인 519명이 신청하여 심사가 진행되자, 우리 사회에는 난민문제를 둘러싼 찬반 여론이 팽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주의 범죄 우려와 일자리 부족을 앞세운 '난민법 폐지 및 난민 수용 반대' 청원이 제기되어 71만 명이 서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유엔 난민협약에도 가입했고, 난민법이 존재하는 한국이 난민 수용을 무조건 거부한다는 것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난민 문제는 본질적으로 인권 보호라는 가치와 직결되어있다.

제주 난민 문제는 우리 사회의 포용성과 성숙도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난민 문제를 보도하는 언론이 '무조건 감정적으로 반대한다'는 식의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그대로 전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반대로 "무조건 받아들여야한다"는 당위론만 펼치는 것도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

그동안 남의 나라 일로만 여겼던 난민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전해야 하고, 우리가 그들을 맞아들일 현실적 준비가 되었는지 점검했어야 한다. 부족한 것이 많고 우려되는 상황도 많으니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언론이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은 인권 국가를 표방한 나라라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은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무조건적인 차별을 방치해서는 안되며, 그들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이 작업은 언론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정부가 나서야하지만, 대한민국이 국제적 위상에 걸 맞는 인권의식, 세계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언론이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방송 보도 대부분이 '찬반 나열', '정부 대책 단순전달'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6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의 '제주도 예멘 난민' 관련 보도를 살펴봤다. 약 50일 간 7개 방송사의 보도를 모니터 한 결과, 보도량은 44건, 방송사당 평균 5건 남짓한 정도였다. '난민 수용 반대 청와대 청원'에 무려 50만 명이 동의한 이슈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은 보도량이었다.

 ‘제주 예멘 난민’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6/1~7/20) * ‘난민’이 언급된 보도는 모두 집계
 ‘제주 예멘 난민’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6/1~7/20) * ‘난민’이 언급된 보도는 모두 집계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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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내용별로 구분해보면 전체 보도의 33%에 이르는 14.5건이 단순한 '찬반 나열'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정부 대책 단순 전달'이 9건(20.5%)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해외 상황', 즉 '해외에서는 난민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를 보여준 보도가 6건(13.6%)이었다.

난민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우려가 있는 '난민 브로커' 관련 보도는 3건이었다. 한편 '난민'과 같이 첨예하고도 중대한 이슈를 다룰 때 꼭 필요한 '팩트 체크' 보도도 2건, 난민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 역시 2건에 머물렀다. 방송사들이 사실관계를 파악하거나 '가짜뉴스'를 솎아내는 역할, 스스로 세운 관점을 바탕으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도에 매우 게을렀음을 알 수 있다.

'예멘 난민 보도'인데 왜 '예멘 내전'이 없나

또 한 가지 지적해야 할 부분은 방송 보도 대부분이 예멘 내전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난민이 이슈가 되고 보도가 나온 배경에는 '예멘 난민'들이 있지만 방송사들은 그들이 어째서 조국에서 도망쳐야 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SBS <제주 예멘 난민, 이르면 2주 뒤 결정…심사 어떻게 될까>(7/8 김민정 기자)가 "국제기구들이 예멘 내전을 '최악의 전쟁 상황'이라고 규정"했다고 짧게 언급한 것이 전부이다. 이외에 보도는 '내전'에 대한 설명을 찾아볼 수 없다. 어떤 문제를 다룰 때 문제 상황과 그 원인, 배경 등을 설명하는 것이 기본이다. 예멘인들이 오랜 내전으로 인해 징집을 피하기 위해 제주에 도착했으니 이제 예멘의 상황은 단순히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TV조선은 50일이라는 보도 기간에도 불구하고 고작 4.5건으로 가장 적은 보도량을 보였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건이 '찬반 나열'식 보도였다. 이 중 TV조선 <따져보니/난민 논란 사회 갈등 번지나?>(6/29 강동원 기자 )는 여론을 나열했다고 보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심지어 이 보도는 <따져보니>라는 코너로서 일종의 팩트 체크 역할을 하는 보도이지만, 논란이 되는 내용에 대한 팩트 체크가 없었다. 이 때문에 보도 분류상에도 '찬반 나열'로 구분했다. 보도는 전반적으로 가장 기초적인 상황을 전하며 찬반양론을 수박 겉핥기 수준으로 말했을 뿐, 난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 제공은 없었다.

특히 TV조선은 난민과 관련한 여론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갈등 양상으로 치닫는 이 문제의 근본적 문제점이 무엇인지 전혀 다루지 않았다. 앵커는 찬반 양측의 입장을 언급하기도 전에 '갈등'을 전제한 채 질문을 두 차례나 던졌고 이에 기자는 코너 제목과는 달리 따져보지도 않고 "맞습니다"라고 답하며 찬반 양측의 입장을 나열했다. 국내외에서 난민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갈등이 있다는 것 그 차제만 강조하는 보도는 인권의 문제를 편을 나누는 싸움으로 인식시킬 위험이 크다.

엉성한 추정에 '난민 부작용' 강조한 TV조선 앵커

맞는 설명과 해석일까?  신동욱 앵커는 이 사진을 보여주며 “긴 치마를 입은 여자가 서 있습니다. 시위대가 아니라 일회용 컵을 들고 구걸하는 집시입니다. 하필 거기 와서 손을 벌리는 바람에 시위대가 머쓱했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TV조선 <앵커의시선/난민 딜레마>(7/2 신동욱 앵커)
▲ 맞는 설명과 해석일까? 신동욱 앵커는 이 사진을 보여주며 “긴 치마를 입은 여자가 서 있습니다. 시위대가 아니라 일회용 컵을 들고 구걸하는 집시입니다. 하필 거기 와서 손을 벌리는 바람에 시위대가 머쓱했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TV조선 <앵커의시선/난민 딜레마>(7/2 신동욱 앵커)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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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의 시각을 알 수 있는 '앵커 논평'은 TV조선과 MBN에서만 각 1건씩 나왔는데 두 보도 모두 난민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찬 논평이었다.

TV조선 <앵커의시선/난민 딜레마>(7/2 신동욱 앵커)는 첫 문단부터 다소 기이했다. 신동욱 앵커는 2016년 7월 스웨덴의 '이주민 수용 촉구 집회'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런데 곁에 긴 치마를 입은 여자가 서 있습니다. 시위대가 아니라 일회용 컵을 들고 구걸하는 집시입니다. 하필 거기 와서 손을 벌리는 바람에 시위대가 머쓱했을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단 보도에서 제시한 사진만 봐서는 이 여성이 실제 구걸을 하는 것인지 집회를 구경하는 것인지 분명히 않고, 집회 시민들이 그 여성을 보며 '머쓱'해한다는 것도 파악할 수 없다. 그런데도 신 앵커는 자신의 추측으로 이 사진을 해석하더니 "스웨덴 사람들이 이주민을 보는 두 가지 시선, 관용과 반감이 엇갈리는 장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신 앵커는 제주도 난민에 대한 찬반 여론을 간단히 언급한 후, "(스웨덴은) 난민들이 세계 최고의 복지혜택을 받으려고 브로커를 통해 밀려들면서 갖가지 사회문제가 잇따랐다", "난민 천사로 불리는 독일 메르켈 총리마저 그제, 다른 EU국가에서 난민 신청을 한 이주자의 독일 입국을 막기로 했다" 등 유럽의 '난민 부작용 사례'들만 나열했다. 정치·종교 등의 박해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난민 모두를 복지 편의만 쫓는 사람들인 것처럼 묘사한 셈이다. 더구나 '제주 난민 찬반 여론'을 설명한 후 갑자기 언급한 이런 '해외 부작용 사례'에 대해 그 어떤 배경 설명도 없었다. 시청자로서는 '유럽도 난민으로 골치가 아프다'는 부정적인 인상만 받게 될 보도였다.

MBN 앵커도 '불안한 일자리‧범죄 우려' 강조

MBN <김주하의 뉴스 초점/막는 게 다가 아니다>(6/20, 김주하 앵커)도 TV조선의 앵커 논평과 비슷하다. 김주하 앵커는 보도를 시작하자마자 다짜고짜 "난민의 밀입국을 막아라"라고 말하더니 "2015년 유럽은 중동과 아프리카의 군사적 위기로 난민 유입이 급증하자 특단의 조치를 내렸습니다"라더니 이른바 '소피아 작전'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소피아 작전은 EU가 2015년 6월부터 시작한 해군 연합작전으로, 지중해를 통한 유럽으로의 밀입국 및 인신매매를 단속하기 위한 것이었다. 김주하 앵커는 "인신매매를 당해 팔려오는 사람을 막고, 배를 타고 오다가 난파돼 수천 명이 목숨을 잃는 걸 방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작 화면에는 큼지막하게 "난민 밀입국 조직 퇴치 '소피아 작전'", "난민에 문 닫는 유럽"이라는 자막이 떴다. '소피아 작전'으로 유럽이 난민에 '문을 닫았다'는 묘사인데 이는 사실과도 다르며 심지어 김주하 앵커 본인의 설명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어 MBN은 제주 난민 심사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EU의 난민심사센터 설립 추진을 언급했고 "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걸러낼지, 또 어떻게 끌어안아야 할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국민이 불안한 일자리와 범죄 노출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말입니다"라고 논평을 마무리했다. 언뜻 제도의 부실함을 지적한 것 같지만 결국엔 '난민이 일자리 불안과 범죄 두려움을 일으킨다'는 편견을 강조한 측면이 크다.

'가짜 난민' 표현으로 보도 도배한 채널A 

무작정 '가짜 난민'을 언급하며 당장의 공포를 조성하는 보도들도 많았다. 난민 관련 보도량이 전반적으로 많지 않은 가운데 '가짜 난민'을 언급한 보도가 상당하다. 채널A는 총 보도 7건 중 무려 5건에서 '가짜난민'을 언급했고 기자나 앵커의 언급 횟수 및 자막 처리 횟수도 도합 24회나 된다.

다른 방송사도 '가짜난민'이 1~2건씩 거론됐지만, 채널A와는 차원이 달랐다. KBS <제주로 몰려드는 예멘 난민 '논란'>(6/18 김가람 기자)는 '찬반 나열' 보도였는데, 보도 중반에 "진짜 난민인지 가짜 난민인지 구별하기 위해 많은 행정적인 소모가 발생하고 있고요"라는 인터뷰가 인용된 수준이었다. SBS‧MBC‧JTBC도 '난민 수용 반대 측의 인터뷰'를 전하는 과정에서 녹취 인용되는 수준이었다. MBN‧TV조선은 6월 27일 체포된 '난민 브로커' 일당을 전하면서 '가짜 난민'을 언급했다.

 제주 예멘 난민’ 보도중 가짜난민 관련 보도분석(6/1~7/20)
 제주 예멘 난민’ 보도중 가짜난민 관련 보도분석(6/1~7/20)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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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설명도 없이 '가짜 난민'만 강조, 과연 적절할까

이에 비해 채널A는 대부분의 보도에서 '가짜 난민'을 언급했고, '가짜 난민 거르기'에 집중한 보도도 2건이나 있었다. 먼저 채널A <"가짜 난민 수수료 500만원">(7/11 최주현 기자)은 애초부터 '가짜 난민 실태'에 초점을 맞춘 보도다. 여인선 앵커는 "난민 신청제도를 불법 체류에 악용하는 '가짜 난민'도 많습니다"라며 보도를 시작했다. 보도는 "난민 신청을 악용한 불법 체류 방법은 공공연한 비밀"인 "서울의 한 중국인 밀집 지역", "난민법을 악용한 불법 체류 방법을 귀띔"해주는 "여행사", "난민 신청부터 소송까지 불법 체류자를 가짜 난민으로 만들어줄 사유를 찾아"주는 "변호사" 등 다양한 '가짜난민 범죄 양태'를 설명하고는 "난민 신청 제도가 불법 체류자들과 브로커의 돈벌이로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며 보도를 끝냈다.

약 3분 간 기자가 대담을 나누며 진행하는 채널A <뉴스분석/체류 심사하다 브로커?>(7/11 배혜림 기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 보도는 앞서 소개한 변호사‧여행사 등 다양한 브로커들의 범죄 방식을 재차 상기시킨다. 이후 배혜림 기자는 이러한 범죄를 막기 위한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난민심사 기준을 까다롭게 해야 한다거나 난민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보다는, 불법 체류자들이 난민법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게 필요", "불법 체류자 신분이 확인된 사람들과 관광을 목적으로 무비자 입국한 사람들은 난민 신청을 금지하는 방법"을 나열하더니 "진짜 난민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가짜 난민부터 걸러내야 한다"며 보도를 마무리했다.

채널A는 이렇게 오로지 '난민 브로커'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가 2건, '찬반 나열'이 2건으로 총 보도량 7건 중 대부분이 '난민 범죄' 아니면 '찬반 대립'에만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난민이 급증한 배경을 설명하지도 않고 '그 난민들로 인해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확성기를 울린 셈이다. 현 제도의 허점이나 난민의 인권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식의 보도만 내는 것은 난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자극할 위험이 있다. 용어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가짜난민'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야 한다'는 이분법을 전제한다. 이 용어가 '불법 체류자들의 난민 제도 악용'을 의미하는만큼 '제도 악용 사례'와 같이 더 객관적인 방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SBS, 그나마 충실한 '난민 보도' 

'난민 보도'에 있어 그나마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방송사는 SBS다. SBS는 '난민'을 다룬 보도가 8건으로 MBC와 함께 가장 많았을 뿐 아니라, 바람직한 난민 논의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특히 기타 보도로 분류된 SBS <"이란 친구 난민 인정해달라" 중학생들 청원>(7/13 백운 기자 ), SBS <"난민 인정해주세요"..거리로 나선 친구들>(7/19 백운 기자)는 타 매체에서 볼 수 없는, 사태의 당사자인 난민의 목소리를 충실히 담은 보도다. SBS가 주목한 것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눈길을 끈 '이란 출신 청소년 난민'이다. 엄격한 이슬람교 국가인 이란 국적의 소년이 한국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뒤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으나 인정받지 못해 친구들이 국민 청원 게시글을 올리고 시위에까지 나선 사례이다.

SBS <"이란 친구 난민 인정해달라" 중학생들 청원>(7/13)은 "3개월마다 받아야 하는 체류 비자가 거절될 경우 엄격한 이슬람교 국가인 이란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종교적 박해를 받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는 소년을 소개하면서 "개 취급을 하면서 지나가던 사람이 때릴 수도 있는 거고. 고문을 받거나, 갇혀서 생활을 하거나, 보호관찰을 받거나 그러거든요"라는 소년 본인의 인터뷰, "저희 반 회장이기도 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위험해지니까 도와줄 방안을 찾았어요"라는 친구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서 "한국에 온 뒤 기독교로 개종한 무슬림이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난민 인정을 받은 사례"가 있음을 강조했고, "이런 식으로 많은 무슬림이 난민 인정을 받으려 할 거란 우려도 있지만, 난민 문제 전문가들은 난민 인정 여부는 개별 심사 결과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라고 정리했다. 제주 예멘 난민 이슈를 기점으로 난민에 대한 부정적 소문이 퍼지는 가운데, 난민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보도이다.

'난민 관련 법‧제도' 검토에서도 SBS만 '두각'

SBS는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보도도 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런 보도는 SBS‧채널A‧MBN만 선보였는데 채널A와 MBN의 경우 각 1건으로 충실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SBS는 다르다. SBS <난민 신청 1만 명 시대…먼 나라 얘기 아니다>(6/20 원종진 기자)의 경우 <따져보니>라는 코너에서조차 '갈등'을 강조했던 TV조선과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김현우 앵커는 "이제 현실로 다가온 난민 문제를 풀기 위해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준비가 돼 있을지" 짚어본다고 말했고 이는 당장의 찬반 갈등보다는 '우리의 준비 상황'을 보겠다는 취지이다. TV조선과 SBS의 시각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다.

SBS 원종진 기자는 "2012년 만들어진 난민법에 따라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까지 5가지 요소를 이유로 박해받을 수 있다고 인정"된 카메룬 출신 이흑산 씨, "한국은 또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을 천명한 유엔 난민협약에도 가입"한 상황을 들어 "국내법과 국제법의 규정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난민을 거부하거나 강제송환하자는 주장은 인권 문제도 있지만 현실성도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결론에 따라 보도는 "난민 심사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에 집중했고 "전문 인력 부족과 함께 난민 발생국에 대한 정보 부족이 우선 급한 문제", "1차 심사와 재심, 이후의 재판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난민 신청 악용 사례가 늘어나고, 이를 의식한 당국이 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진정 보호받아야 할 난민들의 고통이 가중된다는 지적", "전문성을 갖춘 독립적 난민심사기구를 설립하자는 의견"을 차례로 소개했다. '난민 수용'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인정하고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대안 제시까지 나아간 보도는 타사에서 찾을 수 없다.

'난민 혐오 가짜 뉴스'에 대응한 팩트체크 단 2건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 무엇보다 난민을 향한 여론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정보가 만연한 상황에서 언론이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줄 의무가 있다. 이 같은 보도는 JTBC와 MBC에서 각 1건씩 나왔다. 50일 간의 분석 기간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쉬운 수치이다.

JTBC <팩트체크/난민에게 월 138만원 준다?>(6/19 오대영 기자)는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3가지 내용의 진위를 파악했다. 난민들은 현재 "1인 기준으로 최대 43만 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이마저도 "생계비 별도 지원 심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혔고, "2017년에는 전체 난민 신청자 중에서 4%만 지원"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웨덴에서 이슬람교 난민 수용 후 성폭행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스웨덴 법무장관의 성명을 인용하며 반박했다.

또한 "미국의 한 단체가 낸 기고문을 잘못 인용"했으며, 원문상 통계 수치의 허점을 지적하고, "독일의 한 언론이 사실인 것처럼 인용을 했고 한국에서 외신 보도라면서 또 한 번 왜곡이 됐"다며 가짜 뉴스가 전파된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가짜 뉴스 확산 과정을 밝히는 것은 수용자로 하여금 비판적인 정보 선별력을 갖는 데 일조하므로 꼭 필요한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한 보도였다.

MBC <새로고침/난민정책 실태는?>(6/21 박영회 기자)은 '난민'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는 것으로 시작했다. 난민의 정확한 정의와 난민 협약의 배경을 소개한 뒤 현재 난민 신청 수는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오히려 난민 인정 비율은 감소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불법 체류를 단속하는 출입국사무소"가 난민 심사 업무를 담당해 전문성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외국은 대부분 이민이나 귀화, 그러니까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부서에서 난민도 심사"한다는 제도 개선 방향을 언급했다. 전반적으로 난민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불필요한 반감을 감소시키는 데 주력한 보도였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6월 1일~7월 2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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