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LG 트윈스의 후반기가 버겁다. 후반기 15경기에서 5승 10패 승률 0.333으로 10개 구단 중 넥센 히어로즈와 함께 승률 최하위다.

LG는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고척 넥센전 싹쓸이 승리 이후에는 무려 2승 10패 승률 0.167로 더욱 좋지 않다. 같은 기간 두산과 만난 3연전 두 번에서 전패해 올 시즌 두산전 11전 전패,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가면 1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올시즌 타율 0.297 OPS 0.798로 예년에 비해 부진한 LG 박용택

올시즌 타율 0.297 OPS 0.798로 예년에 비해 부진한 LG 박용택 ⓒ LG 트윈스


현 시점에서 주목해 볼 것은 주장 박용택의 부진이다. 그는 시즌 타율 0.297 10홈런 57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98을 기록 중이다. 3할 타율과 OPS 0.8이 모두 무너졌다. 병살타는 18개로 KBO리그에서 가장 많다. 후반기로 좁히면 박용택은 더욱 부진하다. 15경기에서 타율 0.226 2홈런 8타점 OPS 0.601로 저조하다.

그럼에도 박용택은 3번 혹은 5번 타자로서 변함없이 선발 출전하고 있다. 그가 3번 타자로 나섰던 8월 1일 잠실 두산전 LG가 8-14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에서 초구에 3루수 파울 플라이로, 2일 잠실 두산전 LG가 3-5로 뒤진 6회초 1사 1, 2루에서 4-6-3 병살타로 물러났다. 두산과의 3연전 내내 중심 타선에 배치되었던 박용택은 12타수 2안타 타율 0.167 1홈런 3타점에 그쳤다. 공격 흐름이 박용택의 타석에서 번번이 끊어졌다.

▲ LG 박용택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LG 박용택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박용택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박용택이 예년같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지표는 두 가지다.

첫째, 볼넷과 삼진의 비율, 소위 '볼삼비'다. 지난해 그는 72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88개의 삼진을 당해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82였다. 하지만 올 시즌 그는 40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83개의 삼진을 당해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48로 뚜렷이 저하되었다. 후반기에는 1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무려 11개의 삼진을 당해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09로 크게 나빠졌다. 선구안이 완전히 흔들린 상태다.

둘째, 상황에 따른 타율이다. 그는 지난해 주자가 없을 때 타율 0.349, 득점권 타율 0.364로 득점권에서 강한 '클러치 히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올해 그는 주자가 없을 때 타율 0.287, 득점권 타율 0.270으로 득점권에서 취약하다.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LG 류중일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부진할 경우 선발 출전을 통해 돌파하는 스타일이다. 주전 포수 유강남이 5월 월간 타율 0.171 OPS 0.410의 극도의 부진에 빠졌지만 1군에 두고 꾸준히 선발 출전시켰다. 유강남은 7월 월간 타율 0.348 OPS 1.053으로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용택의 중심 타선 기용을 고집하고 있는 LG 류중일 감독

박용택의 중심 타선 기용을 고집하고 있는 LG 류중일 감독 ⓒ LG 트윈스


하지만 박용택을 유강남과 동일선상에 두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유강남은 만 26세의 젊은 선수로 체력적인 측면이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박용택은 만 39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유강남은 주전 포수로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다. 반면 박용택은 전문 지명타자라 다른 야수들이 매 경기 쉴 새 없이 수비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과거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 추장은 가뭄이 들면 비가 내릴 때까지 무한정 기우제를 지냈다. 따라서 "추장의 기우제는 결국 통했다"는 논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박용택의 타격 컨디션이 좋아질  때까지 무작정 중심 타선에 배치해 선발 출전시키는 '인디언 기우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3일 현재 LG는 3위 한화 이글스에 6경기차로 뒤졌지만 5위 삼성 라이온즈에 3경기차로 앞서고 있다. 3위보다 5위가 더욱 가깝다는 점에서 LG는 올시즌 최대 위기에 몰렸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격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향후 박용택 기용 방식에 대한 류중일 감독의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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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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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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