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대에서 활약 중인 웨인 루니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미국 무대에서 활약 중인 웨인 루니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 BBC 공식 홈페이지


최근 미국 리그로 이적한 잉글랜드 선수 웨인 루니가 데뷔 골을 터뜨렸다. MLS DC유나이티드 이적 후 네 번째 경기 만에 성공한 득점이었다.

이날 루니는 경기 종료 직전 코를 다쳐 피투성이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를 소화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미국 리그 데뷔전 터뜨린 루니, 부상으로 '코뼈 부러지고 5바늘 꿰매'

"내 나이대 선수들은 중국이나 카타르에서 뛰는데."

'1985년생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최근 유벤투스 입단식에서 적잖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럽 빅 리그에서 활약하는 자신과 비주류리그에서 뛰는 동년배 선수들을 비교하며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냈다. 다소 건방져 보일 수 있는 발언이었지만 만 33세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호날두이기에 반박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호날두의 말대로 어느덧 축구계에서 노장 급으로 통하는 1980년대 생 선수 중 중국, 카타르처럼 변방리그로 취급되는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적잖다. 올여름 일본 J리그로 이적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와 페르난도 토레스(사간도스),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활약 중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갤럭시)가 대표적이다.

2000년대 중후반 '동갑내기' 호날두와 함께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화려한 영광을 맛봤던 웨인 루니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에버튼(잉글랜드)에서 뛰다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미국 MLS 소속 DC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하지만 축구를 하는 데 있어서 '어디서 뛰느냐'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어떻게 하느냐'다. 적잖은 노장선수들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시아, 북미 등 비주류리그에서 축구인생을 이어가고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펼치는 노장들의 고군분투기는 팬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팬들로부터 '한물갔다'던 소리를 들은 루니가 바로 그렇다.

루니는 30일(한국 시각) 미국 무대 진출 후 치른 네 번째 경기이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콜로라도 래피즈와의 리그 경기에서 데뷔 골을 터트렸다.

전성기 시절 황소를 연상케 하는 드리블과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루니는 이날 '리즈 시절'로 돌아간 듯한 활약으로 2만여 명의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루니는 전반 33분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따돌리는 민첩한 개인기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땅볼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볼을 주기만을 기다리는 여타 노장선수들과는 달리 수시로 2선까지 내려와 동료 선수들에게 볼 배급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선수들의 위치까지 적절히 잡아주는 등 리더 역할까지 수행했다. 드리블 돌파 후 태클에 쓰러진 이후 파울이 선언되지 않자 두 손을 땅으로 내리치며 심판에게 소리를 치는 모습에선 특유의 열정과 악동기질이 느껴졌다.

루니는 이날 경기 종료 직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부상을 당했다. 상대 수비수와 치열한 볼 경합을 벌이다 코 부위를 다친 것이다. 하지만 루니는 교체되지 않고 헤어밴드를 머리에 차고 휴지로 두 콧구멍을 막은 후 곧바로 그라운드에 투입돼 끝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영국 BBC는 웨인 루니의 소식을 간만에 톱뉴스로 전하면서 루니의 활약에 대해 "모든 면에서 환상적이었다(Fantastic in every aspect)"고 말한 벤 올슨 DC유나이티드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한편, 이날 루니는 경기 종료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코뼈가 부러졌고, 5바늘을 꿰맸다"는 소식을 전했다. DC 유나이티드 구단은 "아픔 없이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라는 명언을 트위터에 남기며 루니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웨인 루니 축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