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최하위 NC 다이노스와 거리가 좁혀졌던 KT 위즈가 힘을 내기 시작했다. KT는 7월 20경기 동안 11승 1무 8패 승률 0.579로 10개 구단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승률을 나타낸다. 그 중심에는 최근 리그에서 가장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있다.

로하스는 7월 타율 0.434(83타수 35안타) 9홈런 22타점 OPS 1.307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시즌 초반 부진하다가 5월(타율 0.347 6홈런 19타점)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6월 들어 또 다시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교체설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로하스는 끝까지 기다려준 김진욱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지난 주말 LG와의 3연전에서도 12타수 8안타(3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위닝시리즈에 앞장섰다.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서도 3경기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했다. 안타 3개 중 홈런이 2개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주춤했던 로하스의 부활, 다른 외국인 타자가 부럽지 않다

사이클링 히트 달성한 kt 로하스 kt wiz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KBO리그 역대 25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로하스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경기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홈런과 3루타를 단번에 쳐낸 뒤 5회초 단타, 7회초 2루타를 묶어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2018.5.29

kt wiz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 kt위즈/연합뉴스


지난해 조니 모넬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합류한 로하스는 83경기 타율 0.301 18홈런 56타점 5도루로 최하위 KT의 위안거리가 됐다. 윤석민, 박경수, 유한준, 이해창 등 기존에 있던 타자들이 버텨줬지만 공-수에서 그만큼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타자는 없었다.

지난 겨울 KT와 재계약 도장을 찍고 KBO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올해, 출발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시즌 개막 이후 4월까지 타율 0.250(128타수 32안타) 9홈런 24타점으로, 장타 능력에 비해 타율이 떨어졌다. 6월에도 한 달간 타율 0.239(88타수 21안타) 4홈런 11타점을 기록해 기복이 심했다.

그랬던 로하스가 7월에는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리그 월간 MVP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장타 능력과 함께 출루 능력까지 보였다는 점이 반가웠다. 7월 21경기에서 출루율이 무려 0.500에 달했고, 종종 발목을 잡았던 삼진 개수(6월 24개->7월 17개)도 감소했다.

올 시즌 29개의 홈런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로맥(SK 와이번스, 35개), 김재환(두산 베어스, 32개), 최정(SK 와이번스, 31개)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최정이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최정을 제치고 홈런왕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로맥을 비롯해 호잉(한화 이글스)나 러프(삼성 라이온즈) 등보다 기대치는 낮았지만, 더 이상 이들이 부럽지 않다. 득점 공동 4위, 최다안타 6위, 도루 8위, OPS 공동 8위, 타점 10위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큰 부상 없이 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말 그대로 '효자 외국인 선수'다.

'다른 타자들까지 분전한다면...' KT의 행보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

올스타 휴식기가 끝난 이후 KT는 15경기 8승 7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9위까지 처지기는 했으나 8위 롯데와 1.5경기 차, 7위 KIA와 3경기 차에 불과하다. 최하위로 내려갈 수 있는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오히려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후반기 KT의 팀 타율은 0.265로 NC(0.259) 다음으로 두 번째로 낮고 팀 평균자책점은 5.45로 LG(6.48), 넥센(6.36), 두산(6.00)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특히 2할대에 머무르는 타선에서 로하스, 유한준, 장성우를 제외한 타자들의 부진이 아쉽게 느껴진다.

눈에 띄는 것은 홈런이다. 후반기 15경기 동안 기록한 홈런 개수는 29개(1위)로, 경기당 2개에 가까운 홈런을 생산했다. 반면 출루율은 0.336(8위)에 그친다. 홈런이 많아진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SK 못지않게 홈런 의존도가 커졌다. 주중 3연전에서도 6개의 홈런을 기록했음에도 11득점을 뽑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이기는 경기도 많아졌다.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만큼 로하스 이외의 타자들이 분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로하스의 기운을 받아 KT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 이제 KT에게 남은 경기 수는 42경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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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로하스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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