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40℃의 화염지옥에 몸부림치는 주거 빈곤층! 정부는 즉각 폭염 특별재난지구를 선포하라!"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27일 11시, 펄펄 끓는 가마솥더위 속에서 절절한 구호가 울려 퍼진다. 인권운동연대, 장애인 지역공동체 등으로 구성된 '反 빈곤 네트워크'와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 경북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행동하는 의사회 대구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즉각적인 폭염 대응을 촉구했다.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실제 쪽방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폭염으로 인한 쪽방 생활의 고충을 토로했다.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쪽방 사는 분들 여름나기 정말 열악하다. 서울시장은 한 달간 옥탑방에서 산다고 하던데 대구시장도 쪽방에서 일주일만 한번 살아보시라. 뭐가 진짜 필요한지. 시에서 와서 둘러보고 사진만 찍고 가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았으면 한다"

주거권 실현 대구연합 최병우 국장은 '재난'에 준하는 폭염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재밌는 에피소드 하나 소개하겠다. 대구 사람이 다른 지역보다 더위에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지금 기자회견이 열리는 이 장소에 대프리카 조형물들이 보일 거다. 최근 중구청에 민원이 들어왔다고 한다. 조형물이 답답하고 통행에도 불편하다고. 그래서 (백화점에) 철거를 요청한 상태라 한다. (타 지역에 비해) 더위에 강한 대구 사람도 더 이상 이 폭염이 웃으며 넘길 수 없는 상황인 거다. 일반적으로 재난이 선포되면 피신을 시킨다. 임시 거주시설을 마련하고 일정 기간 생계비도 지원한다. 폭염도 재난과 다름없다. 적극적이고 입체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한편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월 말, 대구 쪽방 상담소 함께 에너지시민연대가 주관하는 에너지 빈곤층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 지역 쪽방 48가구를 분석한 결과, 평균 1.63평의 좁은 주거공간에서 선풍기 하나로 버티는 가구가 대부분이었다. 31가구가 단창, 5가구는 창문조차 없다. 1970년대 또는 그 이전에 지어진 노후주택들이라 단열에 취약했고 실내외 온도와 습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에너지 취약계층은 폭염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평균연령은 65.3세, 그중 노인세대 26가구의 평균연령 72.7세로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현재 10여 개가 넘는 다양한 에너지복지 제도가 있지만, 연료비 지원 등 혹한기 난방 부분에 집중되어 있는 문제점을 짚으면서 실질적인 혹서기 대책 마련과 지원책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폭염은 인권의 문제이자 생존권의 문제'라는 것을 강조하며 중앙 정부 차원의 '주거 빈곤층 폭염 대책 수립, 한시적 임시거주시설 제공, 주거 빈곤층 주거실태 및 건강권 실태조사, 정기적인 소독과 방역, 이동 목욕서비스  제공' 등을 요구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폭염은 더 넓게 퍼지고, 더 오래 지속하고, 더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예견된 일이었으나 대비책은 여전히 미비하다. 사상 최악의 기록적 폭염 앞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것'이 최선일 리 없다.

'지구 온난화'나 '기후 변화', '기상 이변' 같은 말을 너무 오랫동안 들어와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일까? 연일 40도를 웃도는 수은주가 어쩌면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른다.

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 앞에 온 국민이 그로기 상태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가는 국민을 위해 가드를 올리고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카운터 펀치 한 방은 수많은 잽 다음에 오는 법. 폭염을 단번에 해결할 수 없다. 에너지 취약 계층의 생활 속에서 현 대책의 한계와 보완점 찾는 것부터 폭염의 원인인 온실가스를 꾸준히 줄여나가는 국가계획을 제대로 세우는 일까지. 정부와 지자체가 날릴 잽은 무수히 많다.



태그:#모이, #지구온난화, #폭염불평등, #폭염재난, #대책마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왼쪽 손바닥을 펴보세요. 사람의 손금엔 '시'라고 쓰여 있어요.

이 기자의 최신기사[만평] 출구전략 없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