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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저녁 창원에서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를 열기에 앞서 서울에서 가지고 온 영정을 무대에 설치하고 있다.
 7월 26일 저녁 창원에서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를 열기에 앞서 서울에서 가지고 온 영정을 무대에 설치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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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진혼무를 선보이고 있다.
 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진혼무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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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이가 70 중반입니다. 학교 다닐 때 정말 친했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이가 되니까 이 세상을 보는 눈이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납니다. 노회찬 의원의 비보를 들었던 그날 오후, 무주 사는 친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이 친구는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광주항쟁 때 인민군 600명 내려왔다고 굳게 믿고 있는 친구입니다. 이 친구가 전화를 해서 놀라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만아. 노회찬이가. 왜 그런 사람이 죽어. 국회에 도둑놈들, 죽을 놈들 많은데. 너거 동네 의원이니까 니가 마음이 아프겠구나'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가 26일 저녁 창원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조사(弔詞)를 하면서 한 말이다.

김 대표는 "노 의원이 이런 나이든 꼰대들한테도 사랑을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 친구가 그런 생각을 할 줄을 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신이 남기고 간 향기, 힘 없는 사람들의 위로가 될 것"

그는 "조사를 준비해 왔는데 앞에서 많은 분들이 좋은 말을 많이 했기에, 준비한 조사에서 마지막 부분만 읽겠습니다"라며 "썩은 냄새가 가득한 이 세상에, 당신이 남기고 간 향기는 이 세상 곳곳에서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위로가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나이 많은 꼰대한데도 위로가 되고, 그 누구도 당신만큼은 할 수 없어도,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못 다 이룬 꿈을 이어갈 것입니다. 이제 편히 쉬십시오"라고 인사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석영철 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 안혜린 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하원오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 허성무 창원시장을 비롯해 시민 500여 명이 참석했다.

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윤소하 국회의원 등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윤소하 국회의원 등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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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조사에서 "노 의원님. 왜 술잔만 받고 웃고만 계십니까. 꽃 속에 파묻혀 왜 웃고만 계십니까. 사진 앞에 촛불은 무엇이며 분향이 무슨 말입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 창원에서 했던 술 한잔이 이별의 잔이 될 줄 몰랐다. 술 기운을 빌어 '의원님 괜찮으신거죠'라고 했는데, 그때 왜 속내를 털어놓지 않으셨지요. 그 높은 곳에서 무섭지는 않으셨는지요"라며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지고 어찌 높은 곳을 올라가셨습니까"라고 했다.

또 그는 "거대한 삼성에 맞섰던 의원님, 의원님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정의로운 양심이셨습니다. 물은 모든 것을 다 품는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 모인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하지만 배를 엎어버리기도 한다고 하셨습니다"라며 "그러면서 저한테는 물같이 세상을 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낮은 곳만 찾아서 다녔습니까"라고 말했다.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정리해고 중단' 구호를 내걸고 이날까지 22일째 단식농성하고 있는 강기성 금속노조 성동조선지회장의 조사도 있었다. 그는 "단식 10일째 되던 지난 14일, 고인께서는 저를 찾아 오셨습니다"라며 "고인의 정신이 헛되지 않게, 투쟁해서 승리하고 현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윤소하 "노회찬 의원을 늘 마음 속으로 만날 것입니다"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은 조사에서 "상주의 한 사람으로, 병원에서 지금까지 지내면서 시민들 맞이하면서, 저도 모르게 뭐가 뭔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지난 월요일 아침부터 이 순간까지 비몽사몽입니다. 그것이 제 솔직한 마음입니다"라고 털어놨다.

윤 의원은 "고인께서는 모든 허물은 당신한테 있으니까 벌하여 주라고 했는데, 장례식장에는 벌 대신에 국민들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고, 이 순간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라며 "국민들은 국민 곁을 떠나신 노회찬 그 분을 그렇게 벌하고 계십니다. 노회찬 의원을 늘 마음 속으로 만날 것입니다. 제대로 된 세상, 노회찬 의원이 개인에게 엄격한 사회가 아니라, 노회찬 의원이 만들고자 했던 그런 엄격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노 의원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도 "노회찬 의원님은 노동자들에게 너무나 큰 언덕이었고 너무나 큰 희망이었습니다"라며 "고인께서는 마지막으로 성동조선 노동자들을 위해, 정리해고 당하지 않도록 정부를 상대로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제 억압과 탄압이 없는 사회를 위해 살아있는 우리가 잘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박종훈 교육감 역시 무대에 올라 추모사를 했고, 이어 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유철 시인과 오인태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했고, 톱 연주가 진효근씨가 추모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고인의 친구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노회찬 의원이 사망한 지난 23일 오후부터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추모곡 연주를 하고 있다.
 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추모곡 연주를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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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김유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김유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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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톱연주가 진효근씨가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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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윤소하 국회의원 등이 참가했다.
 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윤소하 국회의원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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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허성무 창원시장 등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7월 26일 저녁 창원 한서병원 앞 문화광장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허성무 창원시장 등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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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노회찬, #박종훈, #윤소하, #허성무, #김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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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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