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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23일 오전 0시 10분께 인천시 남동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장수IC로부터 일산 방면으로 1㎞ 떨어진 지점을 주행하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2018.7.23 [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연합뉴스) 23일 오전 0시 10분께 인천시 남동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장수IC로부터 일산 방면으로 1㎞ 떨어진 지점을 주행하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2018.7.23 [인천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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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수입차 브랜드인 베엠베(BMW) 코리아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차량 화재로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시정조치)을 발표하면서도, 소비자에 대한 사과의 말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이를 두고 소비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여전하다.

26일 BMW는 '고객 신뢰 제고를 위한 자발적 리콜 및 후속 조치 방안 발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520d를 비롯한 42개 차종 10만 6000대를 대상으로 한 리콜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제작결함으로 인해 일어난 화재 사고와 늑장 대응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이로 인해 주행 때마다 불안에 떨었을 운전자들에 대한 배려도 없었다.

BMW의 자료는 오로지 리콜에 대한 정보뿐이었다. 화재 관련 조사 결과 및 원인, 리콜 대상차량 확인 방법과 개선 방법, 리콜 일시 등에 대한 안내가 담겨있었다. 그러나 주행 중 화재라는 큰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한 입장은 단 한 글자도 쓰여져 있지 않았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자료 뒷 부분에서 "BMW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통해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으며, 자발적 리콜의 신속한 시행과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통해 고객이 진정으로 안심하고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질 예정이다"라고 밝혔지만, 이 또한 사과는 아니었다.

'상생'과 '소비자 소통' 외치던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의 침묵

이에 대해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화재 사건이 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제작결함이라는) 팩트를 부인했다가 인정하는 시기가 도래했음에도 사과 않는 태도는 국내 소비자를 지나치게 차별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BMW 쪽은 이달 중반까지만 해도 화재의 원인을 차체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관리 소홀 탓으로 돌렸었다. 지난 13일 회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화재가 난 차량 대부분에서 외부 정비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외부 업체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 배선을 전부 들어내다 보니 문제 생기는 것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무총장은 BMW 쪽의 화재 차량에 대한 보상 방법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을 차별적으로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험사를 통해 보상을 받았든 아니든 제품상의 문제로 발생한 것은 (제작사에서 보상) 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부가적인 부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서 본질은 비껴가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BMW의 이 같은 태도가 제도적인 한계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를 보호하는 법적인 장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정 사무총장은 "화재 사고에 대한 사과로 먼저 시작해야 하는 게 예의이고 시작인데, 법적으로 미흡하다 보니 기업에서 뻣뻣한 태도 유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화재 사건을 계기로 집단 소송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MW의 한국 소비자 역차별 논란...손해배상 청구소송 문의도 이어져

하종선 변호사 역시 BMW의 리콜 방안은 전체 차량 운전자를 고려하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긴급 안전진단이라는 것은 내시경장비로 냉각수 누수 상태를 점검해 결함이 확인된 차량의 부품만 바꿔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지금은 문제가 없지만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참여 의사를 밝혀오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화재 차량 보상에 대해서는 보험사 측에서 구상금 청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하 변호 쪽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BMW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리콜 조사 및 실시까지 2달이 걸리는데, 이번에 대처를 신속하게 했다"면서 "전담 고객센터도 운영하고, 긴급 안전진단도 실시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태그:#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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