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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킹 댓글 관련 진상조사를 위한 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서 첫번째 공식 브리핑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드루킹 댓글 관련 진상조사를 위한 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서 첫번째 공식 브리핑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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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의 본질적인 목표는 노회찬 의원이 아니었다. 파생된 건데 그렇기 때문에 흔히 '별건 수사 아닌가' 할 정도로 특검의 방향이 옳았는가 의문이다. 도 변호사와의 정치권 커넥션이 문제가 됐던 것은 노회찬 의원과는 관계가 없었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24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발언한 내용 중 일부다. 요컨대, '드루킹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검'의 수사 방향이 적절했는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갑작스런 비보에 특검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검의 수사방향에 대한 본질적 의문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원래 이번 특검 수사의 '본류'는 드루킹 측이 저지른 불법 여론 조작과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의심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였다. 김 지사가 대선을 전후로 드루킹 측의 댓글 조작에 관여했는지의 여부,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금전적 거래가 이루어졌는지의 여부 등 관련자들의 불법행위를 밝혀내는 것이 수사의 본질이었다.

그러나 특검은 드루킹의 불법 여론 조작과 김 지사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는 것보다 오히려 노 원내대표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 수사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특검이 수사에 난항을 겪자 노 원내대표의 정치자금 수수로 수사 방향을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로 어느 순간부터 특검 수사는 노 원내대표의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파고드는 모양새였다. 특검의 브리핑 역시 노 원내대표의 혐의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었고, 이 과정에서 피의사실이 무분별하게 공표되기도 했다.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곁가지 수사에 매달렸다'며 특검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진 배경이다.

"본류에서 벗어났다" 특검을 향한 의구심

물론 특검으로서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검법상 수사대상에는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드루킹 측의 자금 흐름을 수사하던 중 노 원내대표의 정치자금 수수 정황이 드러난 이상 특검이 이를 좌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특검이 수사의 본류를 벗어났다'는 지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검 수사에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의 하나로 특검이 노 원내대표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한 것이라면, 같은 논리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매크로 댓글 조작 의혹 역시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주장은 특검이 출범하기 전부터 더불어민주당과 범시민사회로부터 강하게 제기돼 온 터였다.

이에 대해 허익범 변호사는 특별검사로 임명된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그는 특검법을 개정해 한나라당·새누리당의 댓글조작 의혹을 함께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치권에서 결정할 일이지 제가 무엇이라 할 얘기는 아니다"며 한발 비켜갔다. 특검법상 인지 수사 조항을 근거로 수사가 가능하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그것은 법조문을 보시면 잘 알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새누리당의 매크로 여론조작 의혹은 지난달 초 <한겨레>가 단독으로 집중 보도하면서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한겨레>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한나라당 모 의원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인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2007년 대선 당시 당 차원의 조직적인 매크로 여론조작이 자행돼 왔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2012년 대선 무렵 새누리당 선대위 디지털종합상황실장을 지냈던 박철완 씨 역시 지난달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매크로를 사용해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했던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불법적인 온라인 선거운동을 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BH 홍보수석실로 흘러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나라당·새누리당의 매트로 여론 조작 의혹은 중앙당 차원의 불법행위였다는 점에서 드루킹 사건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드루킹 사건에 벌떼처럼 달려들며 온갖 기사를 쏟아내던 모습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특검 수사에 세간의 의구심이 확산돼 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나라당·새누리당의 매크로 여론조작과 드루킹 사건을 하나로 범주로 묶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특검 수사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하더라도 특검의 수사 방향이 유독 노 원내대표와 정의당을 향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검이 허위사실 유포" 강하게 반발한 정의당

노회찬 빈소에서 정의당 대변인 브리핑 23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에 차려진 노회찬 의원 빈소 앞에서 정의당 최석 대변인이 정의당 대표단 긴급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노회찬 빈소에서 정의당 대변인 브리핑 23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에 차려진 노회찬 의원 빈소 앞에서 정의당 최석 대변인이 정의당 대표단 긴급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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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25일에도 한 차례 진땀을 흘렸다. 특검팀의 박상륭 특별검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드루킹 트위터에 올라온 협박성 추정 내용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장례식 기간이라 관련자를 소환하기 어려운 만큼 먼저 드루킹과 경제적공진화모임 핵심 회원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드루킹이 대선 직후인 지난해 5월 16일 트위터에 "야 정의당 심상정 패거리들... 너희들 민주노총 움직여서 문재인 정부 길들일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가 미리 경고한다.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 못 믿겠다면 까불어보든지"라고 적은 내용을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다.

특검의 발표는 정의당 측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박 특검보가 "정의당 관계자들에게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검토하겠다"며 "이 부분은 수사에 포함된다"고 발언한 부분이 심상정·김종대 의원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다.

정의당은 최석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트위터 상에 무분별하게 떠도는 허위정보를 근거로 공당의 정치인을 음해하려는 것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또 최 대변인은 기자들 앞에서 "저희가 의혹이 있는 게 아닌데 소환하겠다니까 화가 난다. (특검이) 피의사실을 유포하는 게 아니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특검보는 소환이 아닌 협조 요청이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특검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시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던 정치인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패닉에 빠져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특검은 노 원내대표의 비극적 죽음과 사회적 혼란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검의 목적을 냉정히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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