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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하는 노회찬 의원 부인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고인의 부인 김지선씨가 오열하고 있다.
▲ 오열하는 노회찬 의원 부인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고인의 부인 김지선씨가 오열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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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스북 친구가 남긴 말처럼, 슬픈 게 아니라 아프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24일, 고인의 조문을 다녀왔다. 눈이 퉁퉁 부은 사람들, 긴 줄에 서서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는 사람들.몇 명의 지인들과 눈을 마주쳤지만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아프고 믿기지 않을 뿐이다.

노회찬이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던 두 가지

국회에서 열린 특수활동비 폐지 토론회 국회 특활비 공개 소송을 주도한 참여연대 박근용 집행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수하지 않은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인가? 개혁인가?'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국회에서 열린 특수활동비 폐지 토론회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수하지 않은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인가? 개혁인가?' 토론회. 노회찬 의원도 공동주최자에 이름을 올렸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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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회찬 의원은 마지막까지 그가 2004년 총선 때 얘기했던 '정치 판갈이'를 위해 노력했다. 50년 동안 썩은 정치판을 갈기 위해 그가 붙잡고 있었던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특권 없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정당 득표율대로 국회의석이 배분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었다. 그는 온갖 고뇌에 빠져있었을 최근에도 이 두 가지를 위해 노력했다. 필자도 7월에만 노회찬 의원실이 공동주최로 참여했던 두 개의 토론회에 참석했다.

하나는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에 관한 토론회였고, 다른 하나는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토론회였다. 토론회만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원내교섭단체의 원내대표로서 받은 국회 특수활동비를 사상 최초로 반납하겠다고 밝혔고, 마지막까지 기회만 있으면 선거제도 개혁을 얘기했다. (관련기사 : 노회찬, 특활비 반납 양심선언 "도저히 못받겠다" )

국회의원 연봉을 절반으로 줄이자고 했던 노회찬

고 노회찬 의원은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만이 아니라, 특권 없는 국회를 만들 것을 역설해 왔다.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어렵게 국회에 복귀했던 2016년 7월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그는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독일의 약 절반인데 국회의원 연봉은 독일과 거의 같다"고 지적하고 "국회의원 연봉을 절반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 노회찬 "국회의원 세비 절반으로 줄이자").

그의 말대로 수당 성격의 돈까지 합치면 국회의원 연봉은 올해 1억5천만 원에 달한다.국회의원 연봉을 절반으로 낮춰도 대한민국 노동자 평균연봉(2016년 기준 3387만 원)의 두 배가 넘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직설적으로 지적할 수 있었던 정치인이 노회찬이었다.

그는 국회의원 특권이라는 현상의 배후에 있는 근본 원인을 뜯어고치는 데에도 매달렸다.대한민국의 국회가 이렇게 특권화된 이유는 바로 선거제도에 있었다.지역구에서 1등을 해야 당선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는 거대정당의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자들에게만 국회의사당의 문을 열어 주었다. 그래서 국회의원 평균재산 40억 원, 당선자 평균연령 55.5세, 남성 비율 83%의 국회가 만들어졌다.

선거제도 개혁이 공정한 사회의 출발이라 믿어

노회찬 원내대표가 미국 투표용지 들고나온 까닭 6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미국 대통령선거의 투표용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유권자 10퍼센트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로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미국법률에 의해 한글로 인쇄된 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투표용지"라며 "어떤 분은 지방선거 때 개헌국민투표를 하면 모두 8번 기표해야하기 때문에 고령자들이 힘들어서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미국의 유권자는 26번 기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미국 유권자와 한국 유권자가 갖는 권력의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노 원내대표는 "집중된 권력의 분산은 지방에게 그리고 국민에게 권력 되돌려주기로 이어져야 한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노회찬 원내대표가 미국 투표용지 들고나온 까닭 지난 2018년 2월 6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미국 대통령선거의 투표용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집중된 권력의 분산은 지방에게 그리고 국민에게 권력 되돌려주기로 이어져야 한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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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뜯어고치기 위해 고 노회찬 의원은 선거제도 개혁에 매달려 왔다. 그는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해서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올해 2월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그는 "국민의 지지가 국회 의석에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제도, 즉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이야말로 공정한 정치를 만드는 시작입니다. 그 토대 위에서 공정한 사회도 가능합니다"라고 역설했다(관련 기사 : 노회찬이 한국당에 던진 '진지한' 물음 두 가지).

그의 지적대로,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는 승자독식의 사회를 만들었다.국회는 힘 있고 돈 있는 자들로 채워졌고, 그들은 시민들 위에 군림하는 특권 국회를 만들었다. 그런 국회가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약자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입법과 예산에 반영할 리 없다. 이것이 노회찬이 그렇게 갈아치우고 싶었던 '50년 동안 썩은 정치판'을 만든 근본원인이었다.

'판갈이'는 이제 남은 자들의 숙제

고인이 마지막까지 매달렸던 두 가지는 지금 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되어 있다. 올해 하반기에 국회에서는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 문제가 결정될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문제도 국회에 구성될 정치개혁특위에서 다뤄질 것이다.상황은 낙관하기 어렵다. 기득권을 가진 집단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경우는 역사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노회찬의 빈 자리가 더욱 크다. 그러나 이제는 그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가 꿈꿨던 '정치 판갈이'를 이뤄내는 것은 남은 우리들의 숙제다.

노회찬 빈소에 올려진 구두 한 켤레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 조문객이 구두 한 켤레를 올렸다.
▲ 노회찬 빈소에 올려진 구두 한 켤레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 조문객이 구두 한 켤레를 올렸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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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그대로' 선거제도(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산감시 전문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여연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