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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전 의원이 고 노회찬 의원을 기리는 '추모의 글'을 <오마이뉴스>에 보내와 싣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집자말]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 고 노회찬 의원 빈소 찾은 강기갑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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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대표님!
왜 이러셨습니까?

모든 정국과 시국의 쟁점과 논쟁 앞에 명쾌한 해답과 시원한 해법의 화두를 던지시던 분께서 당신 자신의 일에는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단 말입니까?

2004년 총선 현장에서 만남이 시작되면서부터 이라크 파병반대와 쌀 재협상촉구 단식으로부터 국보법 철폐 법안 발의와 집단단식 농성, 비정규직 악화법안 저지 등 숱한 원내 투쟁을 겪으면서 함께 몸부림치던 때가 주마등처럼 흐릅니다.

당내에서는 정파적 논쟁이 점화되곤 하였지만 원내 10명의 의원들은 노동자·농민·서민의 애환을 끌어안고 열정을 불태우던 그 때가 차라리 그립습니다.

소수정당의 설움과 한계가 사무치던 와중에 들이닥친 분열된 진보의 아픔을 처절히 절감하며 새롭게 탄생시킨 통합진보당의 재분열 속에서도 진보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돌비정 암석의 험한 산 일구듯 진보정당의 농토를 일구어 그 존재와 가치를 안간힘으로 키워내신 노회찬 의원님! 노회찬 대표님!

2010년 2월 당시 경찰의 민주노동당 서버 압수수색과 관련, 당시 문래동 당사에서 정치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농성장을 찾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0년 2월 당시 경찰의 민주노동당 서버 압수수색과 관련, 당시 문래동 당사에서 정치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농성장을 찾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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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동지들과 함께 걸었던 어깨와 손을 이렇게 쉽게 풀고 놓아버리셨습니까?

평생을 곁에서 언제나 동지였고 당원이셨고 벗이셨던 대표님의 반려자 김지선님께서 저의 손을 잡고 한순간의 표정도, 기미도, 한마디의 언질도 없이 가버리신 노회찬 대표님의 무심무정함에 "나는 누구였던가?" 하시며 눈물과 소리 없는 통곡을 쏟으셨습니다.

저는 노회찬 대표님의 비보를 접하고 확인한 후 쏟아지는 불타는 햇빛을 그냥 맞으며 이일저일 정신없이 하여도 황당함을 떨칠 길 없어 부리나케 서울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빈소의 영정사진은 널찍하고 훤한 이마가 곡식 심을 농토 같고 물질하고픈 바다의 어장 같았습니다.

노회찬 대표님! 이젠 모든 것 내려놓고 고이 가시어 평안하소서!

님께서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시어 그 숱한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재기하신 진보정당 진보정치 진보의 삶 앞에 전국의 당원들이 행렬 짓고 있습니다.

오직 당만을 생각하고 당만을 위한 마음으로 결행하신 바보 같은 결심, 바보 같은 인생 종착역으로 진보·보수의 벽이 없어지고 여야의 벽이 무너지는 추모의 행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진보정당, 진보정치의 영원한 동지요 벗이며 님이십니다. 당신은 노동자, 농민, 서민의 동반자이십니다.

님이 가시는 새로운 세상길에
평화와 안식의 축원을 드립니다.

2018년 7월 25일

강기갑 드림

24일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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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노회찬, #강기갑, #민주노동당, #노회찬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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