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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급식 조리원들이 급식실에서 일하고 있는 장면이다.
 학교 급식 조리원들이 급식실에서 일하고 있는 장면이다.
ⓒ 교육공무직세종충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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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의 정치인들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등 학생 복지와 관련된 공약을 쏟아 냈다. 하지만 무상급식 공약에서 정작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문제는 제외됐다. 학교 급식 노동자들은 언제나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지난 23일 학교 급식 노동자들은 충남교육청 앞에서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폭염 대책을 마련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관련기사 : '40도' 고온 견디며 일하는 학교급식 노동자들 "폭염 대책 마련하라") 하지만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순간 "누가 당신들 보고 그 일을 하라고 강요했나"라는 식의 폭언이 쏟아졌다.

급식 노동자들의 하소연을 반기지 않은 것은 오히려 또 다른 이름의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그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가 많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우리 사회의 근로 조건이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하고 있는지, 또 그런 기조가 만연하는지에 대해 알기 위해 필요하다. 충남의 학교 급식 노동자들은 교육청과 계약을 맺고 일한다. 그러나 이들의 근무 조건은 일반 회사의 여느 비정규직 근로자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한 학교 급식 노동자는 "나도 어머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나름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의 식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 급식 노동자는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어린 아이(자녀)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다"며 "그나마 밤샘이나 야근이 없고, 저녁에 아이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일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이 대부분인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는 생각보다 세다. 급식 노동자들은 보통 오전 8시까지 출근해 오후 5시까지 일한다. 물론 검수를 해야 할 때는 평소보다 30분 정도 더 일찍 나간다. 조리실에는 위생을 이유로 정수기도 놓지 않는다. 중간에 물을 마시러 밖으로 나가거나 화장실에 갈 시간도 부족하다. 급식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쉴 틈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급식 노동자들의 이직률도 꽤 높다. 급식 노동자들에 따르면 10명 중 5명의 신입 직원이 6개월도 안 되어 퇴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4일, 충남 아산시에서 3명의 학교급식 노동자를 만났다. 홍씨, 김씨, 이씨 세명은 모두 30, 40대 여성, 조리원 신분이다. 직업의 특성상 이름과 근무지는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보다 더 힘든일이 있을까" 생각할 정도

- 이전에 했던 일에 비해 '학교 급식실 조리원'의 노동강도는 어떤가?
: "그전에 했던 일도 물론 힘들었다. 하지만 학교 급식 일은 이보다 더 힘든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렵다. 대우나 처우 또한 열악하다. 그나마 요즘은 이전에 비해 조금은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

: "처음 일할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다지 개선된 것 같지가 않다. 아파도 조퇴를 할 수가 없다. 당연히 지각도 허용되지 않는다.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 "일반 직장에서는 내가 보고서를 쓰지 못할 경우, 다른 사람이 대신 써줄 수도 있다. 현장을 나갈 일이 있으면 동료가 내 현장을 대신 뛰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학교 급식의 경우 당장 출근을 안 하면 급식이 펑크가 날 수도 있다. 단 5분도 쉬지 못한다. 화장실도 다녀오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노동 강도는 높지만 급여는 최저시급 수준이다."

: "그나마 방학 동안에는 급여를 받지 못한다. 그렇다고 방학 동안 다른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없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걸리면 잘린다. 투잡을 하게 되면 학교장에게 보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 보고를 한다고 해도 그것을 허용할 학교장이 있을까 싶다. 일반 아르바이트는 투잡이 허용된다. 하지만 우리는 비정규직인데도 투잡이 허용되지 않는다."

: "방학이면 생활이 어려워진다.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다. 근로 계약서에서 투잡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타인의 명의를 빌리고, 타인의 통장으로 급여를 받으며 투잡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 "여름방학은 짧아서 그렇다고 쳐도 겨울 방학은 거의 두 달을 비급여 상태로 쉬어야 한다. 비급여로 아이들과 두 달 동안 사는 것은 만만치가 않은 일이다."

 지난 24일 충남 아산시의 한 카페에서 3명의 학교급식 조리원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지난 24일 충남 아산시의 한 카페에서 3명의 학교급식 조리원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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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무 시에 입는 복장 자체도 상당히 더워 보인다. 근무 환경은 괜찮나?
: "장화와 마스크, 앞치마, 그리고 두 개의 장갑이 기본이다. 속 장갑과 겉 장갑 따로 껴야 한다. 뜨거운 것을 많이 만지다 보니 화상을 입을 위험도 크다. 그래서 장갑을 두 개 이상 껴야 하는 것이다."

: "튀김하는 사람의 경우, 주변은 60도가 넘는다."

: "학교 급식 노동자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급식실 바닥은 항상 미끄럽고, 주변에는 불도 있다."

겨울에는 물청소와 빙판으로 고생, 여름에는 더워서 고생

- 급식 노동자들에게 사계절 중 가장 힘든 계절은 언제인가, 요즘 같은 여름인가?

: "여름뿐 아니라 겨울을 나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겨울에 야채나 고기 등 급식 재료를 들어 올리는 시간이 특히 힘들다."

: "파는 6kg, 양파와 감자 등은 20kg 내외의 무게이다. 고기는 130~180kg의 무게가 나간다. 고기의 경우 30~40kg 정도를 여러 차례 나누어 들어야 한다. 물론 그 일은 온전히 조리원들이 한다."

: "그 시간이 한 30분 정도 되는데, 엄청 길고 힘들게 느껴진다. 눈보라가 치는 날은 더욱 그렇다. 급식실 모니터링을 하러 온 엄마(학부모)들도 추위를 피해 숨을 정도이다."

: "위생 문제 때문에 겨울이라고 해서 옷을 덧입을 수도 없다. 거의 맨몸으로 칼바람을 맞아야 한다. 일이 끝나면 매일 물청소를 한다. 조리실 안은 그나마 영상이라 잘 얼지 않는다. 하지만 조리실 외부는 물청소를 하고 나면 빙판이 되곤 한다. 내 경우에는 지난해 빙판에서 넘어져 심하게 다쳤다.

물론 급식실에서 여름을 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우리 학교는 천장형 에어컨이 있어서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우리 친언니도 조리원으로 일하고 있다. 언니가 일하는 학교는 에어컨이 아예 없다. 우리 학교의 경우 천장형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는데도 온도가 치솟는데, 언니가 일하고 있는 학교는 얼마나 더울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

- 조리실에 에어컨이나 환기 시설이 설치가 되어 있을 텐데, 큰 효과가 없는 것인가?

: "아예 에어컨 설치가 안 되어 있는 곳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 "다른 학교는 냉장고 위에 설치가 되어 있다. 오븐기나 냉장고로 에어컨을 막아 버린 경우도 있다. 에어컨을 설치해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아니라 시공하는 입장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다 보니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

- 하지만 에어컨을 여러 대 설치한다고 해도 불을 다루는 조리 환경의 특성상 큰 효과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 "모르는 소리다. 그래도 에어컨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훨씬 낫다."

: "예를 들어 손을 살짝 데었다고 해도 재빨리 찬물에 담그면 통증이 덜하다. 마찬가지로 에어컨이 있으면 훨씬 더 좋다. 튀김을 만들다가도 잠깐 찬바람을 쐬면 그나마 좀 낫다. 그런 과정 없이 계속해서 뜨거운 화기 앞에 있으면 고통스럽다."

: "요즘은 온열질환 환자도 많다. 급식실에서 일하다 보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정도로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한 선생님이 "저 사람은 원래 약해서 그래"라고 말했다. 그때는 참 서러웠다."

: "우리의 일이 궁금하면 기자님도 조리실에 와서 꼭 현장을 체험해 보시기 바란다."

: "환기시설도 매우 중요하다. 환기가 잘 되지 않으면 급식 근로자들은 조리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들이마시며 일해야 한다."

- 인력 부족으로 아파도 휴가조차 낼 수 없다고 들었다. 근무 형태를 설명해 달라.
: "학생 100~120명당 조리원은 1명이다. 초등학교는 보통 150명 정도 된다. 여기서 교직원 숫자는 제외된다. 하지만 조리원들은 교직원들의 식사까지도 책임진다. 교직원은 한 학교당 80~100명 정도가 된다. 조리원들은 교직원 숫자만큼 일을 더 해야 하는 것이다.

몸이 아파서 하루 정도 일을 쉬고 싶어도 대타를 구할 수가 없다. 대타의 하루 일당은 6만 원이다. 그 정도 일당으로는 일할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하루 종일 화기 앞에서 일한 보수치고는 많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타를 구하기 어려우니 병가나 연차도 쓸 수가 없다. 결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서..."

- 폭염 속에서 물을 마시는 것조차도 제한되고 있다고 들었다.
: "조리실 안에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물을 놓을 수가 없다."

: "물을 휴게실에 놓고 먹으라고 하는데, 근무 중에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휴게실까지 가서 물을 먹으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

: "생리 때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생리대를 갈아야 하는데, 생리대를 갈러 나갈 시간조차 없다. 내 경우에는 생리량을 줄이는 약까지 먹었다. 그래야 그나마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조리실에 정수기 한 대 놓는다고 해서 위생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닐 것 같다.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학생들은 무상급식도 하고, 그만큼 처우가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급식을 만들고 있는 우리들의 처우는 최소한의 수준도 안 된다."

-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무엇보다 복지가 중요하다. 방학에는 무급이고, 여름에 휴가비도 없다. 남들은 우리보고 여름방학에 쉬어서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휴가비도 없고, 보너스도 없다. 명절에 나오는 떡값도 당연히 없다."

: "지난해에는 기본으로 30분에 1시간 추가 근무를 해도 그에 따른 수당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밥 먹는 시간도 부족하고, 쉬는 시간도 없이 일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은 없다."

: "1~2시간 정도 추가로 일하는 것과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하는 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다. 밥 먹자마자, 숟가락 내려놓기가 무섭게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 설거지부터 해야 한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도 일이 제 시간에 끝나질 않는다. 물론 추가 수당을 받아 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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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블로그 미주알고주알( http://fan73.sisain.co.kr/ ) 운영자. 필명 전설.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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