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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민선7기 시장·군수 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협치 약속 서명란에서 서명하고 있다.
 24일 오전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민선7기 시장·군수 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협치 약속 서명란에서 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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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초의 시장 출신 도지사다. 이인제, 임창열,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역대 민선 도지사는 전부 국회의원이나 고위 관료 출신이었다. 그동안 경기도정이 일선 시군과 잦은 마찰을 빚어온 데에는 이런 배경 탓도 있다. '정치'를 하려는 도지사와 '행정'을 하려는 시장, 군수 간 괴리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8년간 성남시장을 지낸 이재명 지사는 시군 행정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적어도 시군이 도에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실제 성남시장 재임 시절 남경필 전 도지사와 여러 차례 충돌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남경필 전 지사가 강행한 버스 준공영제다.

이재명 지사는 당시 '경기도 버스 준공영제 4자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경기도가 강행하는 버스 준공영제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준공영제가 자칫 잘못하면 재정은 지원하면서 공적 책임은 못 묻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될 경우 경기도보다 시군이 받게 될 재정적 압박을 우려한 것이다.

정책협력위원회 설치... 도와 시군 협력관계 제도화

시장 출신 이재명 지사는 이제 경기도정 책임자가 됐다. 이재명 지사가 시군 행정을 꿰뚫고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성남시와 다른 시군은 규모나 여건 등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 출범한 민선 7기 시장 군수 31명 중 29명이 같은 당(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재명 지사와 시장을 함께 지냈던 재선·3선 시장도 다수다.

이재명 지사로서는 기존의 도, 시군 간의 관계를 개선해 새로운 협력 관계로 발전시켜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그 첫걸음이 (가칭) 정책협력위원회다. 이재명 지사와 도내 시장·군수는 24일 민선 7기 첫 시장·군수간담회를 열고 '정책협력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협치 결의문을 채택했다. 정책협력위원회는 이재명 지사의 대표 협치 공약 중 하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오전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민선7기 시장·군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오전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민선7기 시장·군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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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협력위원회는 도지사와 31명의 시장‧군수로 구성되며, 도지사와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게 된다. 주요 기능으로는 ▲주요 정책의 수립·집행에 대한 도와 시군 간 상호 협의 ▲도와 시군, 시군 간 갈등 해결방안 모색 ▲중앙행정기관 또는 도에 법, 제도 개선 건의 등이다.

도와 전 시군이 참여하는 상설 정책협의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는 정책협력위원회를 통해 이재명 지사가 추진하는 무상복지 정책 등 주요 정책의 효과적 실행과 시군별 갈등 해결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번 정책협력위원회가 상생 협력 수준에 그쳤던 기존의 도와 시군 협력관계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친목 모임이 아니라 실제 정책 수립과 시행을 논의하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상설협의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는 전체가 아니더라도 필요할 경우 수시로 도지사와 시장·군수 간 현안협의를 진행하고, 합의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한 시군에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재명 "시군 평가가 좋으면 도지사 평가도 좋아"

이재명 지사는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31개 시군이 각자 갖고 있는 특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곳이 새로운 경기도"라며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모든 시군이 상호존중하고 실질적인 협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또 "공여지 개발이나 경기 북동부지역의 규제 완화 등 여러 시군이 갖고 있는 공통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면 도에서도 팀을 만들어 대응하겠다"면서 "정부와 협의하고, 건의하는 것은 도에서 하겠다. 시군 평가가 좋으면 도지사 평가도 좋을 것이기 때문에 각 시군이 하는 일을 도지사가 할 일이라 생각하고 챙기겠다"고 밝혔다.
24일 오전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민선7기 시장·군수 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도내 시장, 군수들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24일 오전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민선7기 시장·군수 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도내 시장, 군수들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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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 앞서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전반기 협의회장으로 선출된 염태영 수원시장은 "경기도는 모든 부분에서 가장 앞선 광역지자체다. 대한민국이 바뀌려면 경기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특히 자치분권국가를 향한 우리의 노력이 멈춰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태영 시장은 또 "이재명 지사가 시군과의 협치를 위해 만든 것이 정책협력위원회라고 본다"면서 "앞으로 도와 긴밀히 협력하고 지원을 받았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협치 결의문을 발표한 차정숙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은 "전국 최고의 삶의 질이 보장되는 경기도 실현을 위해 도지사와 시장·군수가 협치를 통해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는 결의를 다지기 위해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난 2일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도내 시·군 단체장을 초대해 SNS 소통도 병행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 대화방에서는 텔레그램에 가입하지 않은 2명을 제외한 29명의 시장, 군수가 활동하고 있다. 대화방을 만든 첫날 이재명 지사와 시장, 군수들은 태풍 쁘라삐룬 북상에 따른 지역별 재난 대책 등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았다.

24일 오전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경기도 민선7기 시장·군수 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도내 시장, 군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4일 오전 굿모닝하우스에서 열린 경기도 민선7기 시장·군수 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도내 시장, 군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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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경기도지사, #염태영수원시장, #정책협력위원회,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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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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