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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설킨 실타래처럼 한국의 교육개혁은 어려운 숙제이다. 사회개혁이 수반되지 않는 교육개혁은 사이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희연 진보교육감 시대! '혁신학교'가 곳곳에 등장했다. 그리고 상처 받은 아이들을 돌보는 '희망교실'도 등장해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이제 조희연 진보교육감 2기의 시작이다. 지난 20일 조희연 교육감은 언론을 통해 '민주교육을 향해 담대하고 치열하게 전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서울교육에 민주주의가 흘러넘치도록 하고 배우는 즐거움에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적극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명실상부한 대안창출형 교육감을 기대해 달라'고 주문까지 했다.

민주시민교육과 혁신교육을 학교현장에 뿌리내리고 민주주의가 학교현장에 흘러넘치는 민주주의 교육감으로 남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 그렇다면 이번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진행된 OO초, OO중 사태에 대해 교육감은 진보교육감으로서 용단을 내려야한다. 그 사태를 지켜보는 해당학교 절대 다수의 교사들과 학부모에겐 조희연 교육감이 진정으로 '민주주의 교육감'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시금석이 되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난 조희연 진보교육감 1기는 너무 미약했고 실망스러웠다. 토론이 있는 교직원 회의는 유명무실했다. 학교관리자들은 대체로 의지가 없어보였다. 민주주의에 대한 마인드, 나아가 민주적인 학교운영에 대한 생각, 바로 소통 능력이 빈곤하기 때문이다. 등굣길 아침 맞이 행사조차 일부 학교에선 실천하고 있지만 여전히 복장단속 위주가 대세이다.

보수교육감이든 진보교육감이든 현장의 변화가 미미했던 게 사실이다. 거기다 공문생산은 줄어들지 않았다. 교사는 여전히 잡무처리가 본업이고 공문 생산과 결재에 허덕인다. 수업연구는커녕 교과서 한 번 펼쳐 보고 교실에 들어가 보는 게 소원이다. 그런 게 소박한 꿈이 된 지 오래이다. 왜 학교가 이렇게 되었는지, 왜 한국의 교육은 변화가 없는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렇다 보니 내가 하는 게 과연 어디까지 교육이고 교육이 아닌지 회의가 들기까지 한다. 나는 교사로서 정말 교육을 하고 있는지, 나는 정녕 교육자가 맞는지 존재에 대한 의심조차 스멀스멀 고개를 드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더욱더 진보교육감을 갈급해했고 기대도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조희연 진보교육감 1기는 당찬 느낌보다 허둥대다 세월을 보낸 느낌이 크다. 학교현장에 변화가 없었거나 너무 미미했던 것이 그걸 반증한다.

현장 교사들은 대부분 안다. 학교 현장은 민주주의가 관철되지 않는다는 것을. 위계적인 상명하복의 교직문화가 지배하고 아이들 역시 그런 불평등한 문화 속에서 보고 자란다. 비민주적인 교육환경은 학교장 1인에게 권한이 집중된 탓이다.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학교문화 속에서 아이들이 민주주의를 배울 리 만무하다. 배우기는커녕 민주주의에 대한 감수성조차 억압되거나 왜곡된 채 사라진다. 민주적인 학교문화는 인격적으로 대등한 관계를 기초로 한다. 위계적인 질서 속에서 인격적인 관계는 왜곡되고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을 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학교문화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과 책임을 지닌 존재는 누구일까? 응당 인사권자인 교육감이자 학교현장에선 교사를 평가하는 학교관리자이다. 학교관리자는 단위학교 장학활동가의 위치에서 교사의 수업과 학생의 학습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도와야 한다. 다시 말해 교사와 교사, 그리고 교사와 학생, 나아가 학교관리자와 교사 간 상호 의견이 쉼 없이 오가고 소통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지시와 협조, 전달 사항만 존재하고 침묵과 복종이 따를 뿐이다. 이전 학교에서 학생화장실에 휴지를 거는 것조차 2년을 기다리고 싸웠다. 고등학교인데도 그렇다. 이게 학교이고 교육인가 싶지만 참담한 심정으로 다녔다. 교육 이전에 인권조차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서 숨을 쉬는 게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교육감은 학교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권이 있다. 학생 인권이 지켜지지 않거나 교권이 침해 당할 때 교육감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따라서 수년째 혁신교육을 꽃 피우며 정착시키려 애써 왔던 OO초, OO중학교에서 교사-학부모가 1순위로 꼽았던 평교사 출신 교장 후보를 학교장으로 임명해야 옳다. 진보교육감은 그럴 권한이 있고 인사권은 그렇게 쓰여야 마땅한다. 그 모습이 '민주주의가 흘러넘치는 학교'의 시작이자 진보교육감이 '민주주의 교육감'으로 기억되는 첫 출발이다.

이번 OO초, OO중학교 사태에서 정말로 조희연 교육감이 진보교육감이 되고자 한 진정성을 보여 달라! 왜 교육감이 되려고 했는지 참된 모습을 보여 달라! 수십 년 절망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묵묵히 아이들을 가르치며 교육의 희망을 키워온 교사들을 다시금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말아 달라!

교장이 되기 위해 점수를 쌓고 20년 넘게 점수를 관리해 온 사람이 정말로 교장 자격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임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장학사 시험을 치거나 점수를 따서 승진을 욕망하는 사람이 교장이 되는 그 과정은 민주적인 학교운영 능력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실천적 언행, 그리고 학교구성원 다수가 인정하는 존경받는 인품에서 학교장의 자격이 주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제 오랜 기다림 속에서 혁신교육을 갈망해 온 평교사와 학부모에게 조희연 교육감이 든든한 힘이 되어주시길 소망한다. 부디 서울 교육개혁의 상징적 존재이자 혁신교육의 사령탑으로서 평교사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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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원으로 가입하게 된 동기는 학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등록하였습니다. 교직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는 만큼 이 땅의 교육문제에 대해 나름의 소신과 철학이 있기에 교육분야에 대한 글을 써서 기사화함으로써 좀더 많은 독자들과 문제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등록은 2년 전에 해놓고 기사 한 번 쓰질 못했음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올해에는 꼭 좋은 기사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오-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