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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김종철 KT 블록체인센터 팀장이 블록체인 화폐인 K토큰을 시연하고 있다.
 24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김종철 KT 블록체인센터 팀장이 블록체인 화폐인 K토큰을 시연하고 있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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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KT가 24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공개했다. 2022년까지 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블록체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

KT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을 상용 네트워크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기존 KT망을 활용해 블록체인을 구현했다는 것.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테스크포스(TF)장은 "KT 블록체인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꾼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성과 잠재력을 들여다보면 이런 말도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블록체인의 특징은 뛰어난 보안성이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서 거래 참여자들이 데이터를 검증·암호화해 블록 단위의 분산된 원장에 보관한다.

쉽게 말해, 거래 장부의 모든 기록을 거래 당사자들이 암호화한 데이터로 보유하고 있는 것. 만약 거래 내역을 조작하려면, 거래 당사자들의 컴퓨터를 전부 해킹해야 한다. 거래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물리적인 해킹 시도 자체가 쉽지 않다.

블록체인은 참여자(플랫폼) 확보가 필수적인데, KT는 기존 망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KT는 이를 통해 초당 2500건의 거래 처리 능력을 확보했고, 내년에는 초당 10만 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거래 처리 능력이 증가하면, 보안성도 그만큼 향상된다.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거래자와 거래자간 직거래를 하는 방식도 블록체인의 특징이다. 블록체인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지, KT 관계자들이 언급한 여러 시나리오를 통해 살펴본다.

[시나리오 ①] 병원 진료를 받으면, 돈을 받는다?

A라는 가상의 인물이 있다. 감기 기운이 있어, 오전에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오후에는 백화점에서 5만 원 어치 쇼핑을 했다. 별 다를 바 없는 일상생활이다. 그런데 A씨의 이런 행위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면 돈을 받을 수 있다.

왜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제약회사와 백화점에 '정보'를 판 것이다. 제약회사는 블록체인에 기록된 A의 진료 기록을 수집한다.

이런 방식으로 수천, 수만 명의 감기환자 정보를 모아 제약회사는 신약 개발에 착수한다. 제약회사는 관련된 정보 이용료를 내야 하고, 이는 A씨 등 블록체인에서 정보를 제공한 사람에게 배분된다.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백화점은 A씨와 비슷한 성향을 갖는 사람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마케팅, 판매 전략을 수립한다. 물론 백화점도 이 정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한다.

김형욱 KT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개인 진료기록이나 생활기록 등 프라이버시(사생활)를 노출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얻은 결과 값에 대해 자동적으로 보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나리오 ②] 지역화폐, 더 싸고 안전하게

최근 서울시와 성남시 등 지자체들은 '지역화폐' 개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블록체인은 지역화폐의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미 김포시와 KT엠하우스가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종이 화폐 대신 '블록체인' 기반 화폐의 장점은 비용절감과 편리성이다.

종이 화폐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손이 많이 간다. 화폐 생산자, 화폐 관리자, 화폐 배송자 등 여러 참여자가 개입하면서 비용이 늘어난다. 위조 지폐 등을 막기 위한 관리자도 있어야 한다. 종이 지역화폐를 활용시 1건당 100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추산도 있다.

블록체인 화폐를 도입하면 이런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만 설치하면 된다. 식당이나 가게는 블록체인을 활용할 모듈만 갖추면 된다. 거래가 이뤄지면, 양쪽 모두 실시간으로 거래 내역이 입력된다.

실제로 이날 KT 전시관에 마련된 'K-토큰'을 체험해봤다. 내 지역화폐 정보를 키오스크에 입력하고, 원하는 커피를 주문해봤다. 'QR'코드가 입력된 영수증이 나오는데, 이 영수증을 카페 주인에게 제시하면, QR코드를 찍는 것(태그)으로 거래는 끝난다.

겉으로 보기는 기존 카드, 현금 거래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거래 정보가 중개인을 따로 거치지 않고, 양쪽 거래 당사자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된다는 점이 큰 차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용이 절감되는 것.

KT 관계자는 "종이 화폐를 사용할 경우 관리 비용 등이 발생하고, 물리적인 운송 시간도 고려해야 해,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K 토큰을 활용할 경우, 수수료만 부담하면 되고, 보안성이나 관리도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나리오 ③] "검침왔어요", 검침원도 사라진다

현재 태양광 발전소 전력거래는 검침이 필요하다. 한국전력은 월 1회 검침을 통해, 발전량 정보를 얻고, 전력대금을 청구한다. 검침에 드는 인력비용이 만만치 않고, 사용자도 검침에 따른 번거로움이 있다.

블록체인은 '검침'을 없앨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태양광 발전량을 실시간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전송되는 발전량을 수집해 청구하기만 하면 된다.

에너지 거래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에너지 감축 용량, 매도 조건 등을 미리 설정해, 해당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수요관리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에게는 더 효율적이다.

사전에 에너지 매도 매수 조건을 설정하고, 공장 운영이 일시 중단되거나 할 경우, 그날 감축된 전력분을 판매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거래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스마트 계약은 부동산이나 금융 거래에도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전기차 충전 등 다양한 스마트 에너지 상용서비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태그:#블록체인, #지역화폐, #스마트컨트렉트,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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